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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악수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월 30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악수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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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2일,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 참석한다. 문 대통령은 당초 유엔총회 불참을 검토했지만, 결국 유엔총회 기조연설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기로 했다.

대통령이 전면에 나서 외교전을 펼친다면, 물밑에서 분위기를 만들며 우리나라의 이익과 비전, 정책을 설득하는 활동도 있다. 공공외교다. '한반도 평화'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뿐 아니라 워싱턴 정가의 분위기가 중요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행보에 비판적인 이들을 설득하고, 한반도 평화의 가치를 강조해야 한다.

사실 워싱턴 정가에 한반도 평화의 의미가 처음 새겨진 건 지난 7월이다. 미국 민주당 로 칸나 연방하원의원과 아시아태평양소위원장 브래드 셔먼 연방하원의원은 '2020년 국방예산승인법(NDAA) 수정안'을 공동 발의했다.

여기에는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를 달성하고 69년간 지속된 한국전쟁을 끝내기 위해 지속적이고 신뢰할 만한 외교적 노력을 추구해야 한다'라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한반도에 무관심하거나 편견이 많은 미 의회가 종전과 관련된 문구를 입법화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수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전화기를 붙잡고 각자의 지역구 의원들을 설득한 이들이 있었다. 시민 공공외교다. 평화단체인 '위민크로스 DMZ(Women Cross DMZ)', '여성평화운동네트워크' 등은 물밑 외교라 할 수 있는 시민 공공외교를 주도적으로 이끌었다.

북미의 비핵화 시계가 다시 돌아가기 시작한 지금, 공공외교는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워싱턴 정가에 우리의 목소리가 전해지게 하려면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  

위민크로스 DMZ 활동가 이현정씨과 조영미 여성평화운동네트워크 집행위원장과 이메일과 전화통화 인터뷰를 통해 시민 공공외교의 역할과 전략을 들었다. 이들은 경기도가 19일부터 이틀동안 '평양공동선언' 1주년을 맞이해 개최한 '2019 DMZ 포럼'의 'DMZ와 여성평화운동' 포럼에 참석하기도 했다.

"버니 샌더스 의원 만나기 전 예행연습까지"
 
버니 샌더스와 이현정씨 샌더스 상원의원은 이현정씨(맨 오른쪽)와 조영미(오른쪽에서 다섯번째) 함께한 한국의 대표단(문정인 대통령통일외교안보특보, 이재정·권미혁·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만나고 난 후 ‘한국의 평화로 가는 길’이라는 영상을 만들어 한반도 평화에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 6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이현정씨(맨 오른쪽). 조영미(오른쪽에서 다섯번째)씨와 함께한 한국의 대표단(문정인 특보, 이재정·권미혁·제윤경 민주당 의원)을 만나고 난 후 ‘한국의 평화로 가는 길’이라는 영상을 만들어 한반도 평화에 관심을 드러냈다.
ⓒ 여성평화운동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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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 만에 처음, 미국 의회에서 한국전 종식을 촉구하는 내용이 의결된 건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여기에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투여됐다. 이현정씨는 재미교포와 한국 전문가들의 함께 공공외교전을 폈다고 전했다.

지난 6월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워싱턴 DC를 방문해 로 칸나 캘리포니아주 하원의원, 하원 외교위원회 아시아태평양소위원회 의장인 브래드 셔먼 의원과 만난 게 대표적이다. 특히 문 특보는 로칸나 브랜드·셔먼 의원의 보좌관까지 만나며 한반도의 평화가 얼마나 절실한지 설명했다.

미국 전역에 있는 재미 교포들의 노력도 한몫했다. 이들은 자신의 지역구 의원에게 일일이 전화해 NDAA 수정안을 지지할 것을 호소했다.

이현정씨와 조영미 집행위원장이 펼치는 공공외교의 큰 주제는 '한반도 평화'다. 이들은 지난 3월에도 미국 내 진보의 아이콘이자 민주당 대선 주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만나 '한반도 평화'를 설득했다. 샌더스 의원을 만날 때 전략적으로 각자의 역할을 나눠 예행연습까지 했다.

"누가 어떤 말을 할지 사전에 원고를 쓰며 준비했다. 미국에서 시민권을 획득한 북한이탈주민과 제윤경·이재정 의원(더불어민주당), 전 세계적으로 지뢰제거운동을 펼쳐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조디 윌리엄스 등이 각 2분씩 '토킹 포인트(요점)'를 정했다.

북한 이탈주민이 대북제재가 북한에 미친 영향을 설명했다면, 평양공동선언 이후 지뢰와 폭발물이 제거된 강원도 철원 화살머리고지 일대를 직접 방문한 조디 윌리엄스가 '평화가 가져온 변화'를 말하며 미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조영미 위원장은 샌더스 의원의 반응이 상당했다고 전했다. 분 단위로 스케줄이 있는 샌더스 의원이 남북관계에 관심을 표하면서, 애초 약속된 20분의 대화는 30여 분으로 이어졌다. 샌더스 의원은 이날 만남을 중심으로 '한국이 평화로 가는 길'이라는 4분 영상을 만들어 자신의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https://twitter.com/sensanders/status/1118929685726015489?s=21)

버니 샌더스 의원에게 그랬던 것처럼 공공외교에서 '전략'은 주요한 무기다. 조 위원장은 '창의적이고 세밀한 전략'을 강조했다. 대북 강경정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은 미국 연방의회를 설득하려면 의원 개개인의 스토리까지 파악해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은 개인적인 히스토리로 접점을 만들어 신뢰를 얻으며 관계를 구축하는 문화다. 그래서 의원 개개인의 스토리를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한국전쟁에 참전한 군인을 아버지로 둔 미국 의원이 있다는 말을 듣고 한국전쟁에 참여한 아버지가 있는 한국 의원을 연결해 접점을 마련한 적이 있을 정도였다"라고 말했다.

이현정씨가 활동하는 위민 크로스 DMZ는 미국 내 NGO 단체들과 협력을 꾸준히 이어가며 미국 의원들을 설득하고 있다. '평화'를 중심으로 여러 단체와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식이다.

이씨는 "평화를 지지하는 퇴역군인 단체들과 협력하며 미국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퇴역군인이라는 상징성도 있기 때문에 이들과 함께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를 위해 공식적으로 종전이 필요하다고 워싱턴(미 의회)을 설득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정은과 트럼프를 향한 비호감, 바꾸려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30일 오후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6월 30일 오후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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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 비호감이다. 그래서 본능적으로 (북한 이슈와 북미 정상이 나오는 뉴스를)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중요한 건 두 지도자의 개인적 특성이 아니다. 평화협정이 한반도에서 살고 있는 8000만 명의 한국인과 2만 8500명의 미군, 북한에 남아있는 가족과 재회하기 위해 70년을 기다려온 수천 명의 재미교포의 운명이 달린 문제라는 사실을 (미국 의회에) 설득해야 한다."


물론 워싱턴 정가의 반응이 모두 즉각적인 건 아니다. 북한이나 한반도 이슈에 호감을 표하는 것도 아니다. 대부분은 무관심하다. 이현정씨는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해서 미국 사람들에게 직접적인 위협을 가하지 않는 한 워싱턴에 있는 사람 대부분은 무관심하다"라며 "의원들이 (북한을) 신경을 쓰게 하는 게 우리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조 위원장은 박근혜·이명박 정부의 대북 강경책이 아직도 워싱턴 정가에 영향을 미친다고 꼬집었다.

"10년 동안 보수정권은 공공외교라는 미명하에 한반도 평화에 반하는 목소리를 끊임없이 워싱턴에 주입시켰다. 워싱턴에서 만난 의원들은 한반도 평화를 원하는 건 일부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한다. 이런 의원들에게 4.27 남북 정상회담 후 한국에서 얼마나 평화의 목소리가 높아졌는지 여론조사 자료 등을 통해 데이터로 설득하고 있다."

"더 많은 비용으로 더 세심하게"
 
이현정씨 이현정씨(왼쪽 세번째)와 조영미 집행위원장(왼쪽 네번째)가 문정인 특보와 워싱턴 DC에서 공공외교전을 펼쳤다.
 이현정씨와 조영미 집행위원장(왼쪽 세번째와 네번째)가 문정인 특보와 워싱턴 DC에서 공공외교전을 펼쳤다.
ⓒ 여성평화운동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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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정가의 사고방식은 하루아침에 변하지 않는다. 공공외교는 '시간'이나 '연대'뿐만이 아니라 '돈'이 필요하다. 조 집행위원장은 대표적인 예로 일본의 활동을 꼽았다. 그는 "일본이 공공외교에 들이는 물적·인적 비용이 놀라울 정도"라고 설명했다.

"일본은 자신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줄 미국의 유명한 연구소에 막대한 펀드를 지원한다고 알고 있다. 일본은 전략적으로 공공외교에 돈과 사람을 쓴다.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 후 미국이 '우려와 실망'을 표한 것도 일본의 공공외교 영향이라고 볼 수 있다."

그는 또 미국 의원이 언제든 참고할만한 '영문 자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조 위원장은 "의원들이 한국의 분위기를 읽으려면 많은 자료가 필요하다. 언제든 연구소 등의 홈페이지에 가서 이슈 브리핑이나 자료를 읽을 수 있어야 하는데, 대부분 한글 자료뿐이다. 세심한 부분에 공을 들일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시민공공외교는 미국 대선의 분위기도 바꿀 수 있을까. 이현정씨는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선거를 앞두고 외교정책 승리를 선언하기 위해 김 위원장과의 대화에서 성과를 보이길 원한다"면서 "2020년 미국 대선에 한반도 문제를 이슈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현정씨가 활동하는 위민 크로스 DMZ는 현재 미국의 평화와 관련한 로비 단체들과 연대해 미 대선을 위한 선거운동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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