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2020 KOVO(대학배구연맹) 남자 신인선수 드래프트가 16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 호텔에서 열렸다. 올해 드래프트에서 눈에 띈 것은 지명률이다. 11명의 얼리 드래프트 신청자를 포함한 43명의 선수 중 30명의 선수(69.7%)가 프로 진출에 성공했다. 이는 지난 2013-2014 시즌(80%)에 이어 역대 2번째로 높은 지명률이다.
 
 2019-2020 KOVO?남자배구 신인 드래프트 결과

2019-2020 KOVO?남자배구 신인 드래프트 결과 ⓒ 청춘스포츠


가장 많은 선수를 호명한 구단은 삼성화재(6명)다. 3라운드를 제외한 모든 라운드에서 선수를 지명했고, 수련선수를 3명이나 선발했다. 특히 가장 마지막에 호명된 명지대 김재남의 경우 사회자가 클로징 멘트를 하는 도중에 신진식 감독이 "잠깐!"을 외치며 추가로 지명을 해 극적으로 프로에 진출했다. 

다음으로 한국전력과 현대캐피탈이 각각 5명, KB손해보험과 OK저축은행이 4명, 우리카드와 대한항공이 3명의 선수를 뽑았다. 드래프트가 끝난 뒤 감독들은 '최대한 많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었다'며 입을 모았다.
  
 지명을 기다리는 43명의 선수들

지명을 기다리는 43명의 선수들 ⓒ 청춘스포츠

 
환호와 축하가 넘치는 단상 옆 한편에는 아쉬움이 가득 묻어났다. 사회자의 클로징 멘트가 끝나자 지명받지 못한 선수들이 하니 둘 겉옷을 챙겨 입고 문을 나섰다. 부모님들은 선수들을 찾아와 함께 아쉬움을 나누고 격려를 보냈다. 얼마나 간절하고 노력했을지 알기에 선뜻 말을 잇지 못하는 모습도 보였다.

드래프트는 43명의 선수들과 가족들에게 간절한 무대다. 경희대 구본승은 드래프트가 지금까지의 노력을 평가받는 '수능'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호명된 명지대 김재남은 극적으로 지명되기 직전 클로징 멘트 당시 부모님께 어떻게 말해야 할지 막막한 마음이 가장 먼저 들었다고 했다.

얼리 드래프트 신청자인 고등학생, 대학교 2, 3학년생과 달리 졸업반 학생들은 지명을 받지 못하면 실업팀으로 가거나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 모두들 이런 사정을 알기에 구단이 지명을 포기할 때마다 관중석에서는 탄식이 흘러나왔고, 감독이 주저하다가 지명하러 단상에 나오면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하지만 이번 드래프트가 인생의 성공과 실패를 결정짓는 것은 아니다. 평생을 해온 배구를 놓아야 한다는 현실은 잔인하지만 그럼에도 길은 있다. 본인의 재능을 살려서, 또는 새로운 재능을 찾아서 힘겹지만 의미 있는 한 발을 내디뎌야 한다. 아직 청춘이고, 기회는 많다. 43명의 선수 모두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의 출발선 앞에 서있다. 그들이 보여준 뜨거운 열정과 노력이 각자의 위치에서 빛날 수 있기를 바란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덧붙이는 글 청춘스포츠 9기 신인주
V리그 KOVO 신인 드래프트
댓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