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대표팀 성공적인 세대교체로 순항 중인 잉글랜드가 유로 2020 예선에서 복병 코소보를 5-3으로 제압했다.

▲ 잉글랜드 대표팀 성공적인 세대교체로 순항 중인 잉글랜드가 유로 2020 예선에서 복병 코소보를 5-3으로 제압했다. ⓒ 잉글랜드축구협회 캡쳐

  
잉글랜드가 '복병' 코소보의 상승세마저 제압하며, 유로 2020 예선 4연승을 내달렸다. 중심에는 세대교체의 선두주자인 라힘 스털링(맨체스터 시티), 제이든 산초(도르트문트) 콤비가 있었다.

잉글랜드는 11일 오전 3시 45분(한국시간) 영국 사우샘프턴 세인트 매리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로 2020 예선 A조 5차전에서 코소보에 5-3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4전 전승(승점 12점)을 기록한 잉글랜드는 A조 선두 자리를 굳건히 했다.

전반 5골 폭발시킨 잉글랜드… 코소보 돌풍 잠재운 스털링-산초 콤비

시작전부터 큰 관심을 모은 경기였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고 보기엔 코소보의 상승세가 만만치 않았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120위에 불과한 코소보는 앞선 15경기에서 무패(10승 5무)를 기록 중이었다. 지난해 네이션스리그 D그룹에서 약팀들에게 거둔 승리가 다수 포함됐지만, 이후 덴마크와의 평가전에서 2-2로 비기며 우연이 아님을 입증했다.

상승세는 유로 2020 예선까지 이어졌다.  잉글랜드(4위), 체코(43위), 몬테네그로(55위), 불가리아(60위)와 함께 속한 A조 최하위가 유력했지만 앞선 4경기에서 2승 2무를 기록하며 선전을 펼치고 있다.

잉글랜드는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스털링-해리 케인-산초 스리톱이 전방에 포진했고, 중원은 로스 바클리, 데클란 라이스, 조던 헨더슨이 배치됐다. 포백은 벤 칠월, 해리 매과이어, 마이클 킨, 트렌트 알렉산더 아놀드가 구축했으며, 골문은 조던 픽포드가 지켰다.

잉글랜드는 경기 시작한 지 1분도 채 되지 않아 실수를 범했다. 후방에서 킨의 패스미스를 가로챈 베다트 무리키가 패스를 공급했고, 코소보의 발론 베리샤가 가볍게 마무리 지었다.

그러나 잉글랜드는 흔들리지 않고, 전열을 재정비했다. 동점골은 빠른 시간에 터졌다. 전반 8분 바클리가 올린 코너킥을 킨이 헤더로 패스했고, 골문 앞에서 스털링이 프리 헤더로 연결하며 골망을 흔들었다.

몸이 제대로 풀린 스털링은 본격적으로 원맨쇼 활약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전반 19분 하프라인에서 상대의 압박을 벗겨낸 뒤 단독 돌파를 시도하며 왼쪽에 위치한 케인에게 패스했다. 케인은 수비수 한 명을 앞에 두고 왼발 슈팅으로 역전골을 터뜨렸다.
 
 2019년 9월 11일(한국시간), 잉글랜드와 코소보의 유로2020 A조 예선 경기. 잉글랜드의 제이든 산초(왼쪽)가 득점 후 팀 동료 해리 케인(가운데), 라힘 스털링(오른쪽)과 세리머니하고 있다.

2019년 9월 11일(한국시간), 잉글랜드와 코소보의 유로2020 A조 예선 경기. 잉글랜드의 제이든 산초(왼쪽)가 득점 후 팀 동료 해리 케인(가운데), 라힘 스털링(오른쪽)과 세리머니하고 있다. ⓒ EPA/연합뉴스

 
잉글랜드의 골 폭풍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전반 38분 산초가 오른쪽 측면에서 낮고 빠르게 크로스한 공이 코소보 수비수 메르긴 보이보다의 발에 맞고 골문으로 들어갔다.

3-1로 앞선 잉글랜드는 다소 안정적으로 경기를 풀어나갔다. 산초, 스털링이 깊게 내려오면서 미드필드와 포백 라인의 간격을 좁혔고, 수비시에는 4-5-1 형태를 보였다.

전반 44분에는 잉글랜드의 완성도 높은 카운터 어택을 구현했다. 중심은 스털링이었다. 수비 상황에서 공을 가로챘고, 직접 공을 운반한 스털링이 쇄도하던 산초에게 환상적인 대각선 패스를 찔러줬다. 산초는 골키퍼와의 일대일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추가골을 터뜨렸다. 산초의 A매치 데뷔골이었다.

전반 추가시간에도 스털링이 왼쪽에서 수비수 한 명을 순식간에 벗겨내면서 산초가 발만 갖다댈 수 있도록 왼발로 패스를 넣어줬다. 이 경기서 산초는 2골과 1개의 자책골을 유도했고, 스털링은 1골 3도움을 기록했다.  

문제점 드러난 빌드업과 수비 집중력

전반에만 5-1로 앞선 잉글랜드는 후반 들어 집중력 부족을 드러냈다. 후반 4분 빌드업 상황에서 라이스의 패스미스가 발단이 됐다. 결국 무리치의 크로스를 베리샤가 득점으로 종결지었다.

후반 10분에도 페널티 박스 안에서 매과이어가 무리치에게 백태클을 시도하며 페널티킥이 선언됐고, 키커로 나선 무리치의 골로 순식간에 5-3으로 좁혀졌다.

물론 잉글랜드는 다시금 정신을 가다듬으며 전반과 같은 맹렬한 공세를 펼쳐보였다. 후반 19분 바클리가 수비수 몇 명을 제치는 과정에서 페널티킥을 얻어냈지만 케인의 실축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후반 27분에는 전방 압박이 성공하면서 케인의 패스를 받은 스털링이 슈팅을 날렸지만 골대를 팅겼다. 추가골 사냥에 실패한 잉글랜드는 전반에 터진 대량 득점에 힘입어 승점 3점을 획득했다.

잉글랜드는 새로운 황금 세대의 출현으로 재도약의 기회를 맞고 있다. 현재 스쿼드의 연령대가 매우 어린 편이다.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 체제로 개편한 이후 잉글랜드는 단단한 수비, 세트피스, 빠른 카운터 어택 등 세 가지 장점을 극대화시키며 2018 러시아 월드컵 4위, UEFA 네이션스리그 3위를 기록했다. 피파랭킹도 4위까지 끌어올리는 등 적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 

지금까지 잉글랜드는 주전 공격수이자 에이스 케인에게 많은 과부하가 생겼다. 대부분의 득점은 케인의 한 방에 의존하거나 고비 때 세트피스 상황에서 수비수들의 득점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스털링이 최근 몇 년 사이에 눈에 띄게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발군의 스피드와 드리블 돌파뿐만 아니라 빠른 판단력, 넓은 시야, 골 결정력, 어시스트 생산 능력마저 장착했다.

스털링은 1994년생으로 20대 중반이지만 산초는 겨우 2000년생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산초는 지난 시즌부터 독일 분데스리가 도르트문트에서 핵심으로 자리잡으며 기량을 인정받았고, 어느덧 삼사자 군단에서 주전 한 자리를 차지한 상태다. 케인을 축으로 좌우에 스털링과 산초라는 크렉이 가세한 잉글랜드는 더욱 막강한 공격진을 구축하게 됐다.

그럼에도 과제는 있다. 수비진의 재정비와 불안한 빌드업이다. 최근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킨-매과이어 센터백 라인을 가동하고 있으며, 왼쪽 풀백은 대니 로즈와 벤 칠월, 오른쪽 풀백은 카일 워커, 키어런 트리피어, 아놀드 등을 경쟁시키며 최적의 조합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 허리는 바클리, 라이스, 헨더슨, 에릭 다이어, 파비안 델프, 델리 알리 등이 경쟁하는 구도다. 여기에 첼시에서 떠오르고 있는 '신성' 메이슨 마운트도 가세했다.   

하지만 이날 킨과 매과이어가 실점 상황에 영향을 미쳤다. 또, 빌드업시 라이스가 어이없는 패스 미스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과거 잉글랜드의 전통적인 유물인 '킥 앤 러시' 대신 후방부터 숏패스 중심의 빌드업을 지향하고 있다. 오히려 공격진은 업그레이드됐지만 후방과 중원의 단단함이 사라졌다. 향후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풀어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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