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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그린푸드 식당 노동자들이 태풍경보가 발표된 7일 낮 서울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앞에서 최저임금 보장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현대그린푸드 식당 노동자들이 태풍경보가 발표된 7일 낮 서울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앞에서 최저임금 보장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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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태풍도, 대기업도 두렵지 않습니다."

강한 바람을 동반한 태풍 링링도 노동자들의 투쟁 의지를 꺾진 못했다.

전국에 태풍 특보가 발효된 7일 오후 최대 순간 풍속 52m/s 강풍을 동반한 태풍 링링이 서울에 상륙했다. 주말을 맞아 서울 도심 곳곳에 진행될 예정이던 집회나 행사가 대부분 취소됐지만 태풍이 얼씬하지 못한 곳도 있었다.

현대그린푸드 식당 노동자들, 현대백화점 앞에서 '폭풍 집회'
 
 현대그린푸드 식당 노동자들이 태풍경보가 발표된 7일 낮 서울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앞에서 최저임금 보장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현대그린푸드 식당 노동자들이 태풍경보가 발표된 7일 낮 서울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앞에서 최저임금 보장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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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린푸드 기아자동차 광주·소하·화성공장 비정규직지회 식당 노동자 200여 명은 이날 낮 12시 30분쯤 대주주인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 앞에서 최저임금 보장 등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날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도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로 세찬 비바람이 휘몰아쳐 가로수 가지가 꺾이고 쓰레기통이 넘어지기도 했지만, 비옷을 부여잡은 여성 식당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 의지를 꺾진 못했다.

현대그린푸드 식당 노동자들은 회사가 격월로 지급하던 상여금을 매달 지급 방식으로 변경해 올해 최저임금 인상분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며 투쟁하고 있다.(관련기사 : "불법파견 판결에도 안 변한 정몽구 일가, 최저임금도 무력화" http://omn.kr/1k4hi )

경기도 광명시 현대그린푸드 기아차 소하점에서 일하는 한 여성 노동자는 이날 "이렇게 힘겹고 궂은 날에 우리가 함께 뭉친 건 힘있는 기업에 맞서 싸우는 용감한 자들이기 때문"이라면서 "소하점은 지난 2017년 새벽 3시에 일어나 4시부터 일하는 근무형태를 밀어붙였고 올해부터는 상여금을 월할 지급해 최저임금 인상분을 강탈했다"고 지적했다.
 
 현대그린푸드 식당 노동자들이 태풍경보가 발표된 7일 낮 서울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앞에서 최저임금 보장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현대그린푸드 식당 노동자들이 태풍경보가 발표된 7일 낮 서울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앞에서 최저임금 보장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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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린푸드 노동자들은 이날 '여성 비정규직 새벽 3시 출근' '최저임금 빼앗는 최고갑질 현대그린푸드'라는 손현수막을 든 채 현대백화점 압구정점 매장 안으로 들어가 '침묵 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매장 내 행진을 마치고 백화점 정문 앞으로 걸어나온 이들을 태풍 링링의 세찬 비바람이 맞았지만, 이들은 아랑곳 않고 규탄 집회를 이어갔다.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활동가 명숙씨는 "최저임금 인상분 백여만 원을 회사에 빼앗긴 여성 노동자들이 참을 수 없어 나왔다"면서 "현대그린푸드 노동자들은 태풍이 두렵지 않다, 태풍보다 더한 억울함과 더한 분노를 가지고 이 자리에 왔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강남역 고공농성 90일째 김용희씨 "태풍도 삼성도 두렵지 않다"

 
 삼성해고노동자 김용희씨가 7일 낮 서울 강남역 4거리 CCTV 철탑 위에서 복직을 요구하며 90일째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삼성해고노동자 김용희씨가 7일 낮 서울 강남역 4거리 CCTV 철탑 위에서 복직을 요구하며 90일째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김씨를 응원해온 기아차 해고자 박미희(왼쪽)씨가 김씨와 전화 통화하며 걱정스럽게 바라보고 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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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초사옥이 있는 강남역 4거리에 있는 교통 CCTV(폐쇄회로) 철탑 위에서 90일째 고공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삼성해고노동자' 김용희(60)씨도 강풍에 물러서지 않았다.

이날 오후 2시쯤 김씨가 농성중인 25m 높이 철탑은 태풍 링링의 강한 바람이 불 때마다 지상보다 더 심하게 흔들렸다. 철탑 아래에는 대형 매트리스가 설치돼 있었고, 강풍에 날아갈까봐 바닥에 꽁꽁 동여맸지만, 119구조대와 경찰 차량이 비상 대기하고 있었다.

1990년대 당시 삼성시계에서 노조 설립을 준비하다 해고된 뒤 지난 1995년부터 24년째 복직 투쟁을 벌여온 김씨는 정년을 한 달 앞둔 지난 6월 10일 정년 전 복직과 명예회복을 요구하며 강남역 철탑 위에 올랐다.(관련기사 : '삼성 10억' 마다하고 곡기 끊은 남자 "극악무도한 일 겪었다" http://omn.kr/1jzlc)

한동안 단식을 병행하면서, 무더운 여름도 무사히 넘긴 김씨에게 뜻밖의 위기가 찾아왔다. 강풍을 동반한 태풍 링링 예보에 안전사고를 우려한 강남경찰서와 강남소방서는 물론, 그동안 김씨를 응원해온 '반올림' 등 지인들조차 태풍이 지나는 동안만이라도 잠시 내려오면 어떻겠느냐고 권했지만 김씨는 조금도 흔들림이 없었다.

"(죽음이) 두려웠다면 진작 포기했죠."

 
CCTV탑 고공농성중인 삼성해고자 김용희씨 삼성해고자 김용희씨가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강남역 삼성생명 빌딩앞 CCTV철탑위에서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김씨는 36일째 단식농성중이다.
 삼성해고자 김용희씨가 지난 7월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강남역 삼성생명 빌딩앞 CCTV철탑위에서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오마이뉴스 자료 사진)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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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이날 오후 철탑 아래에서 전화한 <오마이뉴스> 기자를 향해 손을 흔들며 건재함을 알렸다. 김씨는 5분 남짓한 전화 인터뷰 도중에도 강한 바람소리 때문에 통화를 계속 이어가기 어려울 정도였지만, "바람에 많이 흔들리긴 하지만 전혀 걱정되지 않는다"면서 "나는 태풍도 삼성도 무섭지 않다, 이 세상에 나를 대적할 수 있는 건 나 자신밖에 없다"고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김씨는 오히려 자신을 걱정하는 이들에게, "태풍으로 인해 최악의 경우까지 각오하고 있다"면서 "오히려 여기에서 사망에 이르게 되면 삼성 해고자 문제를 사회적으로 환기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이것도 투쟁 과정이고 노동자의 의지이기 때문에 걱정하지 말고 지켜봐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김씨를 응원해온 기아차 해고자 박미희씨는 이날 "철탑이 바람에 너무 심하게 흔들려 태풍이 지나갈 때까지 내려왔다 다시 올라가면 어떻겠느냐고 권유하기도 했지만 삼성쪽에서 반응을 보이기 전에는 내려오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면서 "태풍이 지나가더라도 김씨의 투쟁을 계속 관심 갖고 지켜봐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바람 영향을 최소화하려고 김씨가 철탑에 설치했던 대형 현수막을 일단 철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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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인권 분야를 주로 맡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