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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방귀를 뀌게 하는 말이 있다. '털어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다'다. '오십보백보'처럼 모든 사람을 공범자로 옭아매려는 마음이 보여서다. 사실 털어서 먼지 안 나는 게 우주에서 있기는 한가. 원자보다 더 질량이 적어 가장 가벼운 하전입자, 즉 전자도 떼어내면 어쨌거나 먼지다. 누가 움직이든 공간 속 먼지는 크든 작든 요동친다. 움직임이 일으킨 공기 파열에 의해서든, 내 몸에서 떨어지는 각질이 보태져서든. 더군다나 '오십보백보'는 좀도둑과 강도만큼의 차이가 있다. 지금 후쿠시마 먼지와 서울 먼지가 질적으로 다르듯이.    

6일은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열린 날이다. 무려 1달이나 내 마음을 불편하게 한 인물이고 사안이다. 그동안 누린 대중적 인기와 문재인 대통령의 사법개혁과 관련된 상징적 인물인 탓에 조국 후보자는 하이에나의 좋은 먹잇감이 되어 왔다. 그 결과 포식자가 유도한 여론재판이 노재팬이나 지소미아 종료 등 국가 차원의 이슈들을 가린 상황이다. 이 문제적 쏠림 현상이 난 솔직히 두렵다. 과거 이 땅을 휩쓴 마녀사냥식 레드 콤플렉스를 떠올리게 하니까.

조국 후보자는 현 정권의 민정수석을 지냈으니 살아있는 권력에 속한다. 그런데도 대다수 언론의 융단폭격으로 만신창이가 되어 있다. 사실 여부 검증은커녕 의혹만 부풀리는 기사들은 누구를 위해 무엇에 혈안이 된 걸까. 원래 인사 검증은 본인의 정책 마인드와 위법 행위 여부에 집중되어야 한다. 여론이 민감하게 반응할 교육정책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리며 딸 등 가족의 인권을 짓밟는 일이 다반사로 행해진 건 초유의 사건이다. 앞으로도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급기야 난 낮에 청문회 시청을 포기한다. 대신 친구와 통화하다 내지르고 만다. "내가 저렇듯 동네북이 되면 가짜뉴스라 지적하며 내 편이 돼 줄 사람이 있을까?" 그러다 문득 알아챈다. 경제 민주화에 대한 자기의 부족함을 계속 인정하는 조국 후보자가 인욕하고 있음을. 인욕은 단순히 참는 게 아니다. 나를 욕되게 하는 상대를 미워하지 않는 마음가짐이다. 진흙 속에서 피어난 연꽃 같은. 그건 악다구니 치는 목소리 큰 사람들이 흉내 내거나 이길 수 없는 인격이다.  

다시 TV를 켜고 그의 눈빛을 응시한다. 얼굴은 까칠해도 거친 기색은 찾을 수 없다. 덩달아 나도 마음이 편해진다. 곧바로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택한다. 맛난 점심이다. 다행히 연근이 있다. 껍질을 벗기고 얇게 썰어 데친다. 간소하게 양념장(간장, 마늘, 설탕, 통깨 등)을 만들어 조린다. 완성된 연근조림이 아삭하다. 기운을 얻은 나는 다시 뻘밭 청문회에 귀를 기울인다. 더 이상의 가짜뉴스 파급을 막으려는, 조국 후보자의 생기를 보전하려는 여당 의원들의 목소리에서 생명을 캔다.
   
자정을 앞두고 조국 후보자가 발언 기회를 얻는다. 평생 처음 겪는 이 무거움을 앞으로의 삶에 거름 삼겠다는 꿋꿋함에 내 눈시울이 젖는다. 인욕하는 자가 사법개혁의 적임자다. 욕심이 낳는 적폐 행위에서 놓여날 가능성이 크므로 그렇다. 이제 대통령의 시간이다.  검찰은 조국 후보자 청문회 중에 부인을 사문서위조로 기소했다.

덧붙이는 글 | https://brunch.co.kr/@newcritic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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