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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을 여행하면서 가장 불편한 것을 꼽으라면 한두 가지가 아니겠지만 단연코 1위는 화장실일 거라고 장담한다.

우리나라는 가는 곳곳 화장실이 있다. 지하철 역은 물론이고 모든 관공서와 웬만한 큰 건물의 화장실도 대부분 무료 개방이다. 이런 화장실 자유이용 천국인 나라에 살다가 다른 나라를 여행하거나 살면서 느끼는 화장실 이용에 대한 불편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화장실이 눈에 띄게 있지도 않고 그나마 사용할 수 있는 공공화장실은 돈을 내야 한다. 공짜로 이용하던 습관이 있는 우리나라 사람으로서는 0.5유로(650원)에서 1유로(1,300원) 사이나 하는 화장실 이용료가 싸다고 할 수도 없다.

3년째 벨기에와 네덜란드를 오가며 느낀 것은 유럽 도시 중 벨기에 헨트는 단연 칭찬할 만한 도시라는 것. 이 도시 곳곳에는 공공 무료 화장실이 있다. 안내표지판을 자세히 보면 쉽게 찾을 수 있다. 유럽은 다 그러려니 하며 괜히 맥도널드 화장실을 돈 내고 이용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매년 여름에 열리는 헨트 축제 기간에는 거의 10여 미터마다 간이화장실이 설치된다. 설치가 쉬운 남자 화장실이 화장실을 더 자주 이용하는 여자화장실보다 많다는 게 단점이라면 단점이겠지만 무료로 깨끗한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다. 축제 기간에 특히 임시 화장실이 설치되는 건 이 음악 축제 서포터가 맥주회사 때문이기도 하다.

공연을 공짜로 즐기는 대신 공연장 앞에서 파는 맥주를 사 마셔 주는 것이 축제에 대한 예의라고 할 수 있을 거다. 엄청나게 마시는 맥주 덕분에 화장실에 자주 가야 하는데 간혹 노상방뇨를 하는 사람들이 있는지 노상방뇨 시 120유로의 벌금이 부과 된다는 안내가 곳곳에 붙어 있다.
 
헨트 축제 기간 중 설치된 길거리 남자 간이 화장실  뒤쪽으로 헨트의 상징 종탑이 보이고 화장실은 Sint-Baafskathedraal 성당 바로 옆에 설치되어 있다. 이 사진은 2017년 헨트 축제기간 중에 찍은 거고 매년 똑같은 모양의 간이 화장실이 설치된다.
▲ 헨트 축제 기간 중 설치된 길거리 남자 간이 화장실  뒤쪽으로 헨트의 상징 종탑이 보이고 화장실은 Sint-Baafskathedraal 성당 바로 옆에 설치되어 있다. 이 사진은 2017년 헨트 축제기간 중에 찍은 거고 매년 똑같은 모양의 간이 화장실이 설치된다.
ⓒ 김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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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느낀 문화 차이 중 가장 큰 건 바로 이 남자 간이화장실이다. 한 개의 화장실에 세 명이 이용을 할 수 있다. 등만 돌리면 되니 편하기는 하겠지만 저걸 누가 이용하려나 했는데 많은 남자들이 이용한다.  
 
헨트 중심가에 설치 된 간이남자화장실 축제 기간중에는 십여미터 거리마다 임시 화장실이 설치된다. 이 사진은 2017년 헨트 축제기간 중에 찍은 거고 매년 똑같은 모양의 간이 화장실이 설치된다.
▲ 헨트 중심가에 설치 된 간이남자화장실 축제 기간중에는 십여미터 거리마다 임시 화장실이 설치된다. 이 사진은 2017년 헨트 축제기간 중에 찍은 거고 매년 똑같은 모양의 간이 화장실이 설치된다.
ⓒ 김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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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 화장실이 아닌 거리에 고정으로 설치된 남자화장실도 프라이버시가 전혀 보장이 안 되게 생겼지만 이용자가 있다. 서 있는 방향도 바깥쪽이라 한 번은 소변보는 사람과 눈이 마주친 적도 있다. 상대방이 빙그레 웃기까지 해서 정말 많이 당황했다.
 
헨트 길거리 남자화장실  헨트 중심가에서 조금 벗어나면 쉽게 찾을 수 있는 길거리 남자 화장실이다. 볼일을 보다가 지나가는 사람과 눈이 마주칠 수 있다.
▲ 헨트 길거리 남자화장실  헨트 중심가에서 조금 벗어나면 쉽게 찾을 수 있는 길거리 남자 화장실이다. 볼일을 보다가 지나가는 사람과 눈이 마주칠 수 있다.
ⓒ 김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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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소개할 화장실은 헨트 남부터미널 지하에 있는 화장실이다. 어둠컴컴한 지하로 내려가는 길이 약간의 두려움을 불러일으키기는 하지만 이 화장실의 통로 벽은 통유리로 되어 있어 들어가고 나가는 걸 누구나 볼 수 있어 불상사가 생길 일을 원천 차단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시도해 볼 만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헨트 남부터미널 지하 화장실 화장실 통로 벽이 유리로 되어 있어 지하에 설치되어 있지만 위험을 미연에 방지했다.
▲ 헨트 남부터미널 지하 화장실 화장실 통로 벽이 유리로 되어 있어 지하에 설치되어 있지만 위험을 미연에 방지했다.
ⓒ 김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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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이웃나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했던 축제 중에는 부족한 아니 거의 없다고 할 만한 화장실 때문에 주차한 차 뒤에서 볼일을 보고 나오는 사람들 영상이 나오기도 했다. 어느 사람은 한 시간 동안 집 앞 길거리 화단에 소변을 보는 사람들의 영상을 찍어 올리기도 했는데, 한 시간 동안 무려 66명이나 되었다.

이런 비디오가 각종 매체에 올라와 사람들의 웃음을 자아 냈는데 웃을 일이 아니라 정부가 반성해야 할 일이 아닌가. 네덜란드는 노상방뇨 벌금이 150유로나 된다.  공공화장실을 만들 생각은 안 하고 길거리 소변을 보는 사람만 탓한다. 복지가 비교적 잘 되어 있다는 서유럽 국가에서 국민에게 세금을 걷어 왜 가장 중요한 기본욕구를 해결해 주는데 돈을 쓰지 않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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