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과 함께 발라더 임창정이 돌아왔다. 만능엔터테이너 임창정이 가수로서의 면모를 또 한 번 아낌없이 드러내며 정규 15집을 발표한 것. 지난해 정규 14집 <하루도 그대를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로 다수 음원 차트 1위를 올킬하며 롱런했던 그는, 호평 속에서 그해 골든디스크 '올해의 발라드 상'을 거머쥐었다. 

그로부터 1년 만에 새 정규앨범으로 돌아온 임창정이, 앨범 발매를 사흘 앞둔 지난 4일 오전, 서울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열고 15집에 관한 이야기를 풀었다.

각 달에 어울리는 발라드 넘버들 
 
임창정 가수 임창정이 정규 15집 앨범을 내고 돌아왔다. 타이틀곡은 '십삼월'이다.

▲ 임창정 가수 임창정이 정규 15집 앨범을 내고 돌아왔다. 타이틀곡은 '십삼월'이다. ⓒ YES IM 엔터테인먼트


 
무려 15집이다. 성실하게 음반을 발표하며 자신만의 음악을 들려주고 있는 임창정은 이번엔 자신의 주특기인 발라드부터 R&B, 재즈스윙 풍의 R&B까지 다양한 곡들을 수록했다. 트랙 구성이 독특하다. 마치 달력처럼 월별로 이어지는데, 1번 트랙 제목이 '일월', 2번 트랙 제목이 '이월'하는 식으로 쭉 이어진다. 타이틀곡인 13번 트랙은 '십삼월'이다.

"13월은 없는 달이어서 1월에도 틀고, 2월에도 틀고 계속 틀어야한다(웃음). 우리에게 13월이 없듯이 '그 사랑도 이뤄지지 않았을 거야'라는 이야기를 담은 노래다."

'십삼월 (Never ending)'은 그의 설명처럼 자신의 사랑을 모르는 여자와 그런 여자를 한결 같이 바라보는 남자의 회한과 슬픔이 담긴 곡이다. '임창정표' 가사 돋보이며, 대중이 익히 알고 있던 그의 곡들과는 확연히 다른 브리티시 팝 느낌의 발라드곡이다. 

아내는 그중 어떤 곡을 가장 좋아하느냐는 질문에 임창정은 "사실 집사람을 위해 쓴 곡이 있다"고 털어놓으며, "작년에 아내와 함께 벤쿠버, LA, 뉴욕 등을 여행 다니면서 내가 느꼈던 감정들을 적은 노래인데, '삼월'이란 곡"이라고 밝혔다. 이밖에도 그는 "지금의 저를 있게 해준 곡인 '그때 또 다시'를 재편곡해서 넣었다"고 말하며 '십일월(Again)'을 소개하기도 했다. 

"나는 대단한 복을 타고 태어난 사람"    
 
임창정 가수 임창정이 정규 15집 앨범을 내고 돌아왔다. 타이틀곡은 '십삼월'이다.

▲ 임창정 가수 임창정이 정규 15집 앨범을 내고 돌아왔다. 타이틀곡은 '십삼월'이다. ⓒ YES IM 엔터테인먼트


임창정에게 새로운 음악적 시도는 어떤 식으로 하는지 물었다. 이에 주저 없이 "편곡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한다"고 그는 밝혔다. "멜로디와 가사 같은 본질은 사실 변하지 않고 늘 그래왔듯이 제가 떠올린 것을 대중분들에게 소개시켜주고 있다"며 "멜로디와 가사는 의도만 순수하면 좋아해주실 분은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 다만, 편곡으로 새로운 시도를 하는데, 요즘 트렌디한 느낌을 편곡으로써 충분히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정도의 서비스는 당연히 해드려야한다고 본다. 선물을 줄 때 요즘 새로 나온 예쁜 포장지로 싸주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임창정은 발라드를 오랫동안 불러왔다. 그런 만큼 '발라드'에 관해 자신이 갖고 있는 생각이 있지 않을까. 이 물음에도 그는 주저함 없이 자신 있게 답변을 꺼내놓았다. 

"우리가 커피 가게에 가면 카라멜 마끼아또도 있고 많은 메뉴를 본다. 하지만 베이스는 모두 커피잖나. 발라드가 딱 그런 것 같다. 음악의 베이스 같은 존재라서 예전 노래를 지금 듣는다고 해도 누구나 편안하게 들을 수 있다. 유행을 잘 안 타고, 그때나 지금이나 늘 사랑받을 수 있는 장르가 발라드다. 그래서 전 조금 안전하다(웃음)."

안전한 상태로 매해 앨범을 낼 수 있어 행복하다는 그는 "엊그제 (윤)종신이 형과 만났는데, 둘이 껄껄껄 웃으면서 '너나 나나 이게 무슨 복이냐, 대단한 복을 타고 태어났다'고 말했다"며 발라드의 특성 때문에 아직도 노래할 수 있고, 아직도 히트할 수 있다는 것을 '큰 복'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데모 듣는 것부터 믹싱까지, 아직도 노래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너무 신기하고 재밌다"며 "이번 달은 쉬었다가, 10월부터 다음 앨범을 위한 곡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했다. 

'항상 웃자'가 내 모토
 
임창정 가수 임창정이 정규 15집 앨범을 내고 돌아왔다. 타이틀곡은 '십삼월'이다.

▲ 임창정 가수 임창정이 정규 15집 앨범을 내고 돌아왔다. 타이틀곡은 '십삼월'이다. ⓒ YES IM 엔터테인먼트


항상 웃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혹시 연예계에 머물기 위한 노력의 일환인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도 있었다. 이 질문에도 그는 역시나 최대한 솔직하고 소탈한 답변을 돌려줬다. 

"네! 연예인들은 다 그렇다. 집에서 싸우고 나와도, 무슨 안 좋은 일이 있더라도 사람들 앞에선 웃어야 한다. 그게 직업이니까. 그런데 한 가지 더 말하자면, 저는 혼자 있을 때도 웃으려 한다. 그게 연습이 되면 누군가 앞에 있을 때 자연스럽게 웃게 되더라. 그럼 '요즘 좋은 일 있냐?'란 소리를 자꾸 듣게 되고, 좋은 일도 진짜 더 많이 생기더라. 사실, 이게 내 오랜 신조다. 후배들에게도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것이다. 웃자."

스트레스를 술과 운동으로 푼다는 그는 "결국 날 웃게 하는 건 시간이더라"며 "아무리 힘든 일도 시간이 지나면 해결되고 다시 웃게 되는데, 그렇다면 지금 미리 그냥 웃자는 게 내 생각이다. 이런 내용을 '일월'의 가사에 그대로 담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앨범을 듣고 팬들이 어떤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냐는 추가질문에 "'일월'의 메시지로부터 위로를 받길 바란다"며 "'나' 말고, 친구나 연인처럼 '너'와 같이 있어서 참 행복하다는 메시지도 담긴 곡"이라고 밝혔다. 

그의 신조처럼 이번 앨범 재킷에도 환하게 웃는 사진이 많다. 이 재킷 사진 모두를 여행지에서 아내가 휴대폰으로 찍어준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사진에서뿐 아니라 실제 만난 임창정은 '해피 바이러스'란 말이 딱 어울리는 사람이었다.
 
임창정 가수 임창정이 정규 15집 앨범을 내고 돌아왔다. 타이틀곡은 '십삼월'이다.

▲ 임창정 가수 임창정이 정규 15집 앨범을 내고 돌아왔다. 타이틀곡은 '십삼월'이다. ⓒ YES IM 엔터테인먼트

임창정 인터뷰 십삼월 발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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