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울먹이는 조국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자녀 관련 답변도중 울먹이고 있다.
▲ 울먹이는 조국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자녀 관련 답변도중 울먹이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관련사진보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자식의 안쓰러움에 눈물을 흘렸다. 감히 조 후보자의 눈물에 비할 바는 아니겠지만, '가난한 좌파'인 나도 함께 눈물을 흘렸다. 가난의 대물림, 이것이 그냥 문장이 아니라 내 살과 뼛속에 DNA처럼 지워지지 않을까 염려되어서다.

서른 가까운 내 새끼 두 녀석이 있다. 아들은 하고 싶은 화공 분야 연구를 택했다. 딸은 NGO 활동가의 길을 걸으며 "난 돈 버는 것 포기 했어"라고 말한다. 그 말이 방금 들은 듯 시시때때로 귓전을 울린다. 얼마나 가슴이 시린지 가슴에 사금파리가 박힌 듯하다.

쌍쌍바

가난하게 살기에 있는 자들이 밟지 않아도 스스로 웅크리며 살았다. 조금만 기(氣)를 세우려고 하면, '어디 건방지게'라는 말투로 아니꼬운 듯 짓이겨버리는 기득권들의 횡포 앞에 내색도 못 하고 지냈다.

아! 그런데 내 새끼가, 눈에 넣어도 안 아픈 내 새끼가, 나같이 가난하게 살면 어떻게 하란 말인가...

기득권 자녀들이 좋은 자리 다 차지하여, 제아무리 공부를 잘한들 계층 이동은 로또 당첨만큼 힘든 세상이다. 모든 아이들이 저마다 하나쯤 잘하는 재능을 갖고 살 만한 세상은 언제 올까?

조 후보자가 여느 사람들보다 낫다고 생각하여 지지했다. 그래서 그의 눈물에 같이 울컥하기도 했지만, 조 후보자가 진정 가난한 자의 눈물 젖은 빵을 먹어봤을까?

강남역 사거리 교통관제탑에 올라간 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님은 여전히 못 내려오고 있고, 최저임금은 아직도 만원이 안 된다. 청소노동자는 허름한 휴게실에서 죽어가며, 청년의 죽음이 그저 전광판의 숫자로 계산되는 막노동판의 열악함은 개선되지 않았다.

나의 가난은 이런 것이다. 이른 새벽 주방 형광등을 켜면 바퀴벌레가 싱크대에서 쫙 퍼지며 숨는 어둑한 지하셋방에 살았다. 한번은 닫힌 창문이 열려있고 좀도둑이 지나간 흔적을 발견했지만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 딸이 방과 후 혼자 밥 먹도록 한 뒤에 나가서 일을 해야만 했으니까.

학원? 학원은커녕 아이스크림 하나 온전히 못 사주고 쌍쌍바 반을 나누어서 딸과 아들에게 나눠 줬다. 과일 하나만 사서 반 나누어주고, 돼지고기를 조금 사서 50원 동전만하게 잘라 여러 끼 먹이고 그랬다.

일 마치고 어린 자식만 있는 집으로 온힘을 다해 달렸다. 그런데 마음이 바쁜지라 발목에 밧줄이라도 매인 듯 돌아가는 발걸음이 어찌나 더디게 느껴지던지... 그렇게 나가서 번 돈마저 공장주가 떼먹고 도망갔다.

사장 집을 찾아가봤더니 그곳도 어린 남매가 부모 없는 집을 우리애들처럼 지키고 있었다. 그때 어린 새끼들과 돈도 떨어지고 힘도 떨어져, 바들바들 떨며 공황상태까지 겪은 경험을 잊지 못한다.

가난이 세습되는 사회를 거부한다  
 
우리집은 '조국 수호'  '조국 수호' 집회에 참여하고 가져온 피켓입니다.
▲ 우리집은 "조국 수호"  "조국 수호" 집회에 참여하고 가져온 피켓입니다.
ⓒ 강수혜

관련사진보기


가난의 한을 서리서리 밟은 내 삶이지만, 누군가 빵을 던져주며 '사랑'이라고 말하진 않았으면 한다. 나는 가난이 세습되는 사회구조 변혁을 꿈꾸며, 왜 가난한지 따져 묻고, '정책적으로 기회균등한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다. 나는 '가난을 안고 가난하지 않게' 살 것이다.

지난달 30일 옛 일본 대사관 앞에서 열린 조국 수호 집회에 나갔다. 조국 후보자가 장관에 임명되길 바란다. 하지만 조국 후보자가 장관이 되더라도 당장 내 삶을 바꿔주지 않을 것을 안다. 우리가 조 후보자와 문재인 정부에 제대로 하라고 끊임없이 촛불, 아니 횃불을 들어야 한다. 불의가 들어서지 않게 주문하고, 지켜보며, 채찍질하는 것이 세상을 밝게 하는 것이라 믿는다.

댓글79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192,000 응원글보기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사는이야기를 쓰고 싶어서 입니다. 갖가지 감동적인이야기에 참여하고 싶어서 입니다. 사진은 될수있으면 안내보내고 싶습니다. 사진보내는것이조건이라 할수없이 애들이저장 해놓은것 찾아보냅니다.

안녕하세요. 오마이뉴스 박정훈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