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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이터통신은 2일(현지시각) 캐리 람 행정장관이 지난주 홍콩 재계 인사들과의 비공개 회동에서 한 발언으로 추정되는 24분 분량의 녹취를 입수해 공개했다.
 로이터통신은 2일(현지시각) 캐리 람 행정장관이 지난주 홍콩 재계 인사들과의 비공개 회동에서 한 발언으로 추정되는 24분 분량의 녹취를 입수해 공개했다.
ⓒ 로이터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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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인 인도 법안'(일명 송환법)을 추진했다가 홍콩 시민들의 거센 반발과 사퇴 압력을 받고 있는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며 사퇴하고 싶다는 발언을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2일(현지시각) 람 행정장관이 지난주 홍콩 재계 인사들과의 비공개 회동에서 한 발언으로 추정되는 24분 분량의 녹취를 입수해 공개했다.

람 행정장관은 "내가 홍콩의 지도자로서 엄청난 혼란(huge havoc)을 초래한 것은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이라며 "만약 선택할 수 있다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것은 깊이 사과하고 물러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와 홍콩 정부에 분노한 수많은 평화적 시위대를 진정시킬 수 있는 정치적 해결책을 내놓지 못했다"라고 자책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송환법 추진은 중국 정부의 강요가 아닌 자신이 결정한 것이었다며 "홍콩의 여건에 비춰볼 때 매우 현명하지 못했고, 중국에 대한 홍콩 시민들의 공포와 불안을 헤아리지 못했다"라고 인정했다.

로이터통신은 녹취에 담긴 람 행정장관의 발언이 그의 공개 발언과 상충된다(at odds)고 전했다. 람 행정장관은 즉각 사퇴와 송환법 완전 철폐 선언 등 시위대의 요구를 완강히 거부하고 있다.

한편 람 행정장관은 "헌법상으로 (중국 정부와 홍콩 시민이라는) 두 주인을 섬겨야 하는 홍콩 행정장관의 정치적 입지가 매우 제한적"이라며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또한 "최근에는 밖에 나가지도 못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라며 "소셜미디어에 나의 행방이 퍼져 쇼핑몰이나 거리에 나가본 적이 없고 미용실에도 갈 수 없다"라고 사생활 침해에 대한 고충을 털어놓았다.
 
 중국 정부의 강경진압 경고에도 불구하고 18일 오후 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시민들이 빅토리아 공원을 가득 채워 집회를 성사시킨 뒤, 폭우 속에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강경진압 경고에도 불구하고 지난 8월 18일 오후 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시민들이 빅토리아 공원을 가득 채워 집회를 성사시킨 뒤, 폭우 속에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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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제적 체면 중요하게 여겨"... 무력 개입 가능성 부인 

다만 중국 정부의 무력 개입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중국은 국제적 체면을 중요하게 여긴다"라며 "(군대를 투입할 경우) 자신들이 치러야 할 대가가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라고 일축했다.

최근 홍콩 시위대의 폭력 사태가 계속되자 중국 정부는 홍콩에 인접한 선전에 인민 해방군 소속 무장 병력을 대거 배치했다. 람 행정장관은 "폭력을 부추기는 사람들은 앞으로도 계속 체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모든 일이 잘 해결될 것이라는 장밋빛 그림을 그리는 것이 순진한 기대일 수 있지만 홍콩은 아직 죽지 않았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람 행정장관 측은 해당 보도에 대해 "논평하지 않겠다"라면서도 "람 행정장관이 지난주 재계 인사들과의 회의에 참석한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로이터통신은 녹취에 나오는 인물이 람 행정장관이 맞다는 것을 당시 회의에 참석한 관계자들로부터 확인받았다고 전했다.

앞서 홍콩 정부는 지난 5월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나 지역에서도 범죄인을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송환법을 추진했으나, 시민들은 중국 정부가 반체제 인사나 인권 운동가를 억압하는 데 악용될 수 있다면서 반대했다.

결국 홍콩 행정수반 캐리 람 행정장관이 반대 여론에 밀려 법안 추진을 무기한 보류한다고 선언했지만, 시민들은 법안의 완전 철폐 선언과 람 행정장관 사퇴, 보편적 참정권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처럼 시민들의 저항이 '반중 사태'로 확산되면서, 석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시위가 갈수록 격화되는 가운데 전날에는 230여 개 중·고등학교의 학생 1만여 명이 수업을 거부하고 의료, 교통, 금융 등 21개 업종이 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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