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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3일 브라질 아마존 열대우림에 대형산불이 난 모습.
 지난 23일 브라질 아마존 열대우림에 대형산불이 난 모습.
ⓒ 연합뉴스=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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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로소나로 대통령은 거짓말쟁이다, 아마존 지역에 대한 통치권은 브라질이 갖고 있지 않다." -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아마존을 구하겠다는 언어 자체에는 아마존을 자신들의 식민지로 보는 시각이 있다." - 브라질 보로소나로 대통령

"노트르담의 화재는 예측이 가능했다. 프랑스는 세계유산의 예측가능했던 화재도 막지 못한 주제에 남을 나라를 가르치려 들고 있다." - 오닉스 로렌쪼니 브라질 대통령 수석보좌관


아마존 화재를 둘러싼 서방국가와 브라질, 특히 프랑스와 브라질의 신경전이 예사롭지 않다. 아마존 화재 진압을 위해 긴급지원하겠다는 서방국가들, 이를 마뜩치 않아 하는 브라질 간의 얽힌 이해관계도 또한 예사롭지가 않다.

최근 G7 정상회담에서 브라질 화재 진압에 대한 긴급원조 비용을 주도한 것은 마크로 프랑스 대통령이었다. 최소 2천만 달러를 화재 진압을 위한 긴급비용으로 지원하고 최소 3천만 달러를 아마존 삼림 복구비용으로 원조하되 늦어도 9월말 UN 총회 기간동안에는 이를 확정하겠다는 것이 주된 지원의 내용이었다.

하지만 브라질은 이를 덥석 받아물지 않았다. G7이 개최되기 전날 밤 마크롱 대통령이 브라질 대통령을 일컬어 '거짓말쟁이'라고 언급하면서, '아마존 지역에 대한 통치권은 브라질이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고 발언한 것에 대한 반발이었다. 돈보다 사과가 먼저라는 것이 보로소나로 브라질 대통령이 입장이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문명국에서 어느 국가이든 주권에 대한 존중은 지켜야 할 최소한의 선'이라는 언급과 함께 '아마존의 삼림을 복구한다는 생각이 아니라, 유럽의 삼림을 복구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마크롱 대통령을 맞받아쳤다.

양국 정상들의 복잡한 사정

외견상은 양국 대통령간의 개인적 감정싸움이지만, 그 내면은 좀 더 복잡하다. 아마존이 위치해 있는 브라질의 북부 지역은 이렇다할 공업이 발달하지 못한 상태이다. 당연히 소득도 저조할 수밖에 없다. 북부 지역의 대략적인 월 수입은 1810레알, 우리 돈으로 약 53만 원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이 수치는 브라질 최대 공업지대랄 수 있는 상파울로 지역에 비해 잘 해야 60% 정도이다.

공업이 부족한 지역이니만큼 이 지역 주민들은 화전, 벌목, 금 채굴, 그리고 얼마간의 목축 등을 주된 수입원으로 삼아왔다. 문제는 이들 산업이 한결같이 환경파괴내지는 불법과 연루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 중에서도 밭을 일구기 위해 삼림을 불태우는 일은 항상 환경론자들, 특히 그 중에서도 서방 환경론자들의 뜨거운 눈총의 대상이 되어 왔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밀림의 토양은 그닥 비옥하지 않다. 아메리카든 아프리카든 화전농업의 어려움은 여기에 있다. 삼림을 불태우고, 고작 몇 해의 농사를 짓고 나면 땅은 메말라버린다. 다시 삼림을 불태워야 한다. 이런 악순환이 삼림의 소멸에 주된 원인이 되어 왔다.

삼림을 태워 생계를 이어야 하는 브라질 국민과, 아마존의 숲을 보존해야 한다는 서방 국가들의 마찰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지난 1월 브라질 국민은 성장우선론을 중시하는 보로소나로를 대통령으로 선출했다. 그는 지구 온난화 문제를 매우 회의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우파 인물로서 환경보호보다는 경제개발이 우선이라고 늘상 외쳐왔던 사람이다.

2018년 대선 공약으로 개발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말했던 그는 실제로 취임 후에 합법적, 비합법적으로 삼림지대의 개발을 묵인해오고 있다. 심지어는 도로포장, 농장및 목축지 개발, 광산개발을 주도적으로 진행해오고 있고, 불법 벌채에 대한 감시예산을 삭감하는 등 환경보다는 개발이라는 그의 모토를 그대로 실천에 옮기고 있다. 불법이던 금 채굴을 합법화, 국가관리에 넣음으로써 이를 하나의 수입원으로 챙기는 일까지 마다하지 않고 있다.

당연히 올 들어 브라질의 산림은 빠르게 헤쳐지고 있다. 올 7월 한 달 동안 브라질의 불법채벌은 전년 동기대비 3.8배나 증가한 것으로 브라질 국립우주 연구소(INPE)측은 발표했다. 놀랍게도 이 발표가 있자, 보로소나로 대통령은 연구소장을 해임해버렸다.

이런 분위기를 틈타 브라질 삼림의 화재 건수는 올들어 급증하고 있다. INPE는 지난 8월 25일 하루에만 1113건의 새로운 화재가 있었다고 발표했다. 현재 아마존 삼림이 계속 불타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이는 그럴 수도 있는 수치이겠지만, 올 한 해 화재건수를 보면 얘기는 좀 달라진다. 올 들어 브라질에는 모두 8만여 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이 수치는 2013년 이래 최대치이다. 이 중 절반 이상이 아마존 지역의 화재다. 서방국가들이 보로소나로 대통령의 개발정책을 흘겨보는 이유이다.

이런 수치와 관련, 브라질의 입장은 놀랄만큼 담담하다. 건조기이자 화전농사가 본격적인 이 시기에 아마존의 화재는 그냥 연례행사일 뿐이라는 것이고, 브라질의 화재건수를 분석하는 견해에는 과장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연구소장이 해임된 INPE측은 올해 아마존 지역의 화재발생은 가장 심했던 2010년에 비해 60% 정도라고 발표했다. 별게 아니라는 것이다.

유럽은 압박, 기업은 보이콧

브라질이 이처럼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자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유럽국가들도 경제적 압박으로 대응하기 시작했다. 지난 6월 EU와 남미연합 4개국(Mercosur) 사이에 FTA를 맺기 위한 정치적 합의가 있었는데, 이를 재검토하겠다는 것이다. 프랑스가 특히 주도적으로 FTA 체결에 반대하고 있는 가운데, 아일랜드가 가세했다. 핀란드는 브라질 쇠고기 수입 중지를 9월중 개최되는 EU 재무장관 회의에 안건상정할 예정이다.

유럽 국가뿐만 아니라 제조업체들도 여기에 가세하고 있다. 특히 삼림 소재를 많이 사용하는 의류 및 제화업체들이 중심이 되고 있는데, 브라질산 소재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브랜드 '팀버랜드'로 유명한 VF코퍼레이션을 비롯, 현재까지 유럽의 유명브랜드 18개 업체가 참여의사를 밝힌 상태이다.

브라질이 유럽 국가들의 이러한 움직임에 내정간섭내지는 길들이기라면서 반발하고 있기는 하지만, 아마존 화재에 완전히 손을 놓고만 있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브라질 정부는 최근 화전민들에게 '60일 동안 삼림 방화를 금지'하도록 조치하는 한편 이스라엘의 소방헬기 원조를 수용한 상태이다. 이와 관련, 브라질 방위성은 이스라엘 측으로부터 약 100톤 가량의 진압장비 원조가 있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아마존 근처에 배치된 약 4만7천 명의 군인들 또한 인근 7개 주의 지원요청에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실제로 얼마만한 병력이 동원될 수 있을지는 분명치 않는 상태이다. 브라질 방위성이 인근의 칠레및 에콰도르에게도 인원및 소방탱크의 지원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발표함으로써, 실질적으로 인근 국가들의 도움 또한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브라질과 국경국가인 볼리비아가 유럽의 화재 진압 비용원조에 적극적인 수용입장을 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좌파 계열의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 또한 환경문제에 관한 한 환경론자들의 비판을 받아 온 인물이지만, 이번 화재로 브라질과 파라과이 국경지역에서만 크고 작은 숲 50여만 개를 포함하여 120만 헥타르의 삼림이 손실됐다면서 자국 삼림지역의 땅 매매를 임시 중단시키는 등 나름의 조치를 하고 있다.

그는 '도움이 되는 금액은 아니지만 삼림을 보존하는 것은 모든 사람들의 의무이며, 이 의무를 공유한다는 의미'에서 원조를 수용하겠다고 언급하면서, 기왕에 원조를 해 줄 것이면 원조금이 조기에 도달하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하지만 '화재가 났을 때에만 관심을 보이지 말고 평소에도 관심을 보이라'는 쓴 소리를 잊지 않았다.

브라질과 유럽, 그리고 인근 국가들의 입장이 이처럼 얽혀 있는 가운데, 마크롱 대통령은 아마존의 화재를 일컬어 '우리들의 집이 타고 있다'는 언급을 하고 있고, 보로소나로 브라질 대통령은 '브라질은 브라질의 것'이라고 맞받아치는 등 날 선 공방이 그치지 않고 있다. 그리고 그 공방의 이면에는 '자국 국민의 생존일까 혹은 전 지구인의 복지일까'하는 보다 본질적인 문제와, '필요한 돈은 누가 부담해야 옳을까'하는 더 본질적인 문제가 숨어있는 셈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글쓴이의 블로그(UncleJo.co.kr)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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