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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방면에 걸친 잡다한 지식들을 많이 알고 있다. '잡학다식하다'의 사전적 풀이입니다. 몰라도 별일없는 지식들이지만, 알면 보이지 않던 1cm가 보이죠. 정치에 숨은 1cm를 보여드립니다.[편집자말]
선거법 개정안 의결 항의하는 한국당 29일 오전 열린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홍영표 정개특위 위원장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의결하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장제원 간사 등이 항의하고 있다.
▲ 선거법 개정안 의결 항의하는 한국당 지난 29일 오전 열린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 홍영표 정개특위 위원장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의결하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장제원 간사 등이 항의하고 있는 모습.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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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 위원장 홍영표)를 통과했습니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이후 121일 만에, 정개특위가 열린 지 310일 만의 일입니다. 정개특위는 지난 29일 전체회의를 열고 선거법 개정안 통과를 알리는 의사봉을 두드렸습니다.

이 과정에서 자유한국당 소속 위원들은 "날치기"라면서 반발했죠. 그중 정개특위 한국당 간사인 장제원 의원(부산 사상구)은 회의장 안에서 국회법 해설서를 던지기도 했고,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같은 당 동료 의원들과 함께 회의장에 들어와 격렬하게 항의하기도 했습니다.

정개특위를 통과한 선거법 개정안은 이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로 보내졌습니다. 법사위에서 최장 90일 동안 체계·자구 심사를 받게 되죠. 이후 문희상 국회의장이 내년 총선 일정을 감안해 60일 이내에 본회의에 안건을 올리게 되면, 11월 말 혹은 12월 초 표결할 수 있게 됩니다.

한국당의 격렬한 반발을 걷어내고, 차분하게 정개특위를 통과한 법안을 살펴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선거법 개정안 본회의 통과 여부에 따라 다가오는 21대 총선에서의 정치 지형도가 바뀔 수도 있기 때문이죠. 심상정 의원이 대표발의한 선거법 개정안의 주요 내용과 이에 대한 해설을 한번 살펴보시죠.

#18세선거권도입 #준연동형비례대표제 #석패율제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회원들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에서 열린 선거연령 하향 촉구 농성 돌입 기자회견에서 삭발 후 눈물을 흘리고 있다.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회원들이 2018년 3월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에서 열린 선거연령 하향 촉구 농성 돌입 기자회견에서 삭발 후 눈물을 흘리고 있는 모습.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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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선거권 및 선거운동 가능 연령을 18세 이상으로 함(안 제15조 및 제60조).
→ 현행 선거법이 규정하는 선거권 및 선거운동 가능 연령은 '19세'였습니다. 이를 1세 내린 겁니다. 2005년 20세에서 19세로 내린 이후 14년만의 하향입니다. OECD 국가 중 대한민국만 유일하게 18세 선거권이 없었는데요. 이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참정권이 확대되는 결과가 도출될 것이라 예상됩니다.

나. 국회의원정수는 지역구국회의원 225명과 비례대표국회의원 75명을 합하여 300명으로 함(안 제21조제1항).
→ 의원 정수 문제는 국회의 오랜 화두였습니다. 선거법 개정안이 패스트트랙에 오르기 전, 각 정당 및 기구는 여러 가지 안을 제시했답니다. 올해 1월 정개특위 자문위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전제로 의원수 360명을 권고했고요. 같은 달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등 야3당은 100% 연동형 비례대표제-의원정수 330명을 제안했습니다.

반면, 한국당은 지난 3월 비례대표제 폐지를 전제로 의원정수를 270명으로 축소하는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어요. 지난 4월 패스트트랙 상정을 두고 정개특위는 의원정수 300명 현행유지 내용을 명시한 법안을 발의했고, 이것이 통과된 것입니다. 이에 따라 지역구 의석수는 현행 253석에서 225석으로 줄어들고, 비례대표 의석수는 현행 47석에서 75석으로 늘어나는 겁니다.

다. 정당이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에서 후보자를 추천하는 때에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선거일 전 1년까지 제출한 당헌 또는 당규로 정한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야 하고, 후보자등록을 하는 때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후보자 추천절차에 따라 후보자 추천이 되었음을 증명할 수 있는 회의록 등의 자료를 후보자명부에 첨부하도록 하며, 이를 위반한 후보자등록을 무효로 함(안 제47조제2항 및 제52조제4항 신설).

라. 정당은 지역구국회의원선거의 후보자 모두를 등재하여 권역별 후보자명부 중 2개 순위 이내를 석패율 적용순위로 지정할 수 있음(안 제47조의2 신설).

마.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의 후보자명부는 전국을 6개 권역으로 나누어 작성함(안 제49조제2항).

→ 현행 선거법상 정당 투표는 권역을 나누지 않습니다. 전국적으로 취합된 정당 투표 결과에 따라 각 정당이 비례대표 의석을 나눠가졌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러지 말자는 겁니다. 각 지역의 민심이 투표 결과에도 반영될 수 있게 권역을 나눈 것이죠. 법안이 규정한 6개 권역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서울특별시 ②부산광역시·울산광역시 및 경상남도 ③대구광역시 및 경상북도 ④인천광역시 및 경기도 ⑤광주광역시·전라북도·전라남도 및 제주특별자치도 ⑥대전광역시·세종특별자치시·충청북도·충청남도 및 강원도
 
7월 임시국회 '빈손 개회' 7월 임시국회 회기가 시작된 29일 오후 국회를 찾은 시민들이 텅빈 본회의장을 관람하고 있다.

이날 국회는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의 확답을 요구하는 더불어민주당과 '원포인트 안보국회'를 주장하는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과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며 개회식조차 열지 못했다.
 지난 7월 29일 오후 찍은 국회 본회의장.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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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 비례대표국회의원의석은 의석할당정당이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에서 얻은 득표비율에 따라 산정한 의석수에서 해당 정당의 지역구국회의원 당선인 수를 뺀 후, 그 수의 100분의 50에 달할 때까지 해당 정당에 비례대표국회의원 의석을 먼저 배분하고, 잔여의석은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의 득표비율에 따라 산정한 의석수를 배분한 다음 권역별로 최종 의석을 배분함(안 제189조제2항 및 제3항).
→ 이게 가장 중요한 대목입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하는 이 법안이 통과돼 선거법이 바뀌면 선거 결과가 어찌 되느냐' 이거죠.

예를 들겠습니다. A당이 있다고 치죠. 이 정당이 정당득표율을 10% 기록했다고 가정합니다. 그러면 A당에는 국회의원 정수 300명의 10%인 30석이 배정됩니다. 여기에 A당의 지역구 당선자가 10명이라면, 배정된 30석에서 10석을 뺀 20석의 50%인 10석이 각 권역별에 따라 비례대표 의원으로 정해집니다. 지역구 10명에 비례 10명, 총 20명이죠. 그런 다음에 비례대표 의원 정수 75석 중 남는 의석은 각 당의 정당득표율에 맞춰 나누게 되는 겁니다.

정개특위는 지난 26일 2016년 20대 총선 결과를 선거법 개정안에 적용해 시뮬레이션을 돌려봤습니다. 이에 따르면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은 각각 13석, 16석이 줄어들고 국민의당은 22석 증가, 정의당은 8석 증가한다고 합니다. 거대 양당은 손해, 정당득표율에 비해 지역구 당선자를 적게 배출하는 당에는 이익인 셈이죠.

사. 석패율을 해당 후보자득표수를 당선자득표수로 나눈 값을 적용하여 당선인 결정기준으로 하고, 지역구국회의원선거에서 유효투표총수의 100분의 5에 미달하거나 추천 정당의 지역구국회의원 당선인 수가 해당 권역의 국회의원지역구 총수의 100분의 30 이상이면 동시 등록한 후보자는 당선될 수 없도록 함(안 제189조제5항).

아. 석패율을 적용받아 비례대표국회의원으로 당선된 사람이 궐원된 경우 해당 순위의 다른 석패율 적용대상 후보자 중에서 당선인으로 될 수 있는 후보자가 있는 때에는 그 석패율 적용대상 후보자 중에서 비례대표국회의원을 승계함(안 제200조제2항).

→ '석패율'이라는 개념이 등장합니다. 석패율이란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에서 해당 후보자가 득표한 수를 그 지역구 당선인이 득표한 수로 나눈 비율'을 말합니다. 요약하자면, 아쉽게 패배한 지역구 출마자도 비례대표 명부에 올릴 수 있게 해 구제해주자는 겁니다. 여기서도 구제의 판단 기준은 '권역별'입니다. 석패율제의 적용 대상은 비례대표 명부상 짝수 번호에 해당합니다. 20대 국회에 비례대표로 처음 입성했지만 재선을 노리는 국회의원이 있다면, 이들의 이름이 이 순번에 오르겠지요.

아직 끝난 게 아니다... "지역구 축소 여부 이견-의원정수 문제 남았다"
 
 2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 전체회의에서 홍영표 위원장과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인사하고 있다.
 20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를 시작한 심상정 전 위원장(오른쪽)과 마무리지은 홍영표 위원장. 사진은 지난 20일 정개특위 전체회의에서 악수하고 있는 모습.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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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법이 상임위원회를 통과했다고는 하나, 아직 끝난 건 아닙니다. 법사위, 본회의를 거쳐야 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29일 통과한 선거법 개정안을 두고 각 정당간 이해를 달리하는 부분도 존재합니다.

하승수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는 30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재 안이 그대로 본회의에서 통과될 가능성은 장담하지 못한다"라고 짚었습니다. 하 공동대표는 그 이유를 '지역구 의석 축소에 따른 이견 도출'로 봤는데요. 그는 "현역 의원들의 기득권 문제와 지역구 조정에 따른 유권자의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라며 "현실적으로 선거법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려면 전체 의원 정수 확대 등의 내용이 포함된 수정안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하 공동대표는 "지난해 12월 15일 여야5당이 합의한 바에 따르면 의원 정수를 330명까지 늘릴 수 있다(10% 내외 확대여부 검토)고 했다"라며 "330석만 돼도 지역구 의석수를 많이 줄이지 않아도 되고, 비례대표도 75석을 보장할 수 있다"라고 부연했습니다. 다만 "의원 정수 확대에 대한 국민 여론이 부정적이기 때문에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관련 예산 동결 등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라고 짚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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