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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비판하는 김형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27일 경기도 중소기업인력개발원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연찬회에서 마이크를 잡고 강연에 나섰다.
▲ 한국당 비판하는 김형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27일 경기도 중소기업인력개발원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연찬회에서 마이크를 잡고 강연에 나섰다.
ⓒ 곽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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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 자신이 없으니까, 여당과 싸워야 할 때 논리가 딸리고 용기가 없으니까 보이콧 하는 거냐."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자유한국당 의원들 앞에서 한국당의 지난 24일 광화문 장외집회를 비판했다. "야당이 국회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라며 "국회는 야당의 무대"라고 강조한 것이다.

김형오 전 의장은 27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에 있는 중소기업인력개발원 대강당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경제 First! 민생 First! 2019 한국당 의원 연찬회' 특강에 연사로 나선 것. 김 전 의장은 민주자유당부터 신한국당을 거쳐 한나라당에서 원내대표와 사무총장을 역임했다. 18대 국회 당시 5선 국회의원 생활을 마지막으로 사실상 정계에서 은퇴했다. 새누리당 상임고문도 지냈으나 탈당 후 현재는 당적이 없다.

"서울 집회? 그거 다 우리 편"

김 전 의장은 "나경원 원내대표가 너무 세게 때리지 말라는 말씀을 저한테 했는데, 제 친구들은 한결같이 '조져라'라고 하더라"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이날 문재인 정권의 실정에 대해서도 많은 비판을 내놨지만 한국당을 향한 쓴소리도 줄을 이었다.

그는 "야당이 튼튼해야 여당이 바로 되고, 여당이 바로 되어야 청와대가 국민 뜻이 무엇인지 안다"라며 "국정의 원천적 책임은 여당에 있겠지만, 여당을 압도할 만한 전략과 전술과 논리와 체계가 없다면, 야당 또한 큰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김 전 의장은 "한국당 국회의원 여러분, 여러분은 자유 그리고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서 얼마나 값진, 제대로 된 노력을 했는가"라며 "싸울 줄 아는, 싸울 때는 싸워야 하는 야당의 모습이 필요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당답게 싸우라"라는 주문이었다.

특히 최근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와 관련한 의혹을 두고 그는 "지금까지 정치적으로 여당의 실수를 호재로 활용하지 못했다"라면서 "한국당이 만회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규정했다. "이번 '조국대전'에서 실패하면 당지지도, 민심이 떠나는 정도가 아니라 여러분 모두의 존재 의미를 되묻게 될 것"이라며 "이것(조국 법무부장관 임명)을 못 막으면 한국당은 끝"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나 싸우는 '방법론'에 대해서는 "국회를 지켜야 한다"라며 원내투쟁을 강조했다. 김 전 의장은 "원내외 투쟁을 병행하는 것은 좋다"라면서도 "하지만 국회에서 자신이 없으니까, 여당과 싸워야 할 때 논리가 딸리고 용기가 없으니 보이콧 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 믿는다"라며 사실상 원외투쟁에 집중하려는 현 지도부를 꼬집었다.

또한 지난 24일 광화문 집회를 언급하며 "중간지대 확장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가"라며 "맨날 우리끼리 만세만 부르지 않았느냐"라고 지적했다. "서울 집회 잘했다, 기가 많이 살았다"라면서 "그런데 그거, 전부 우리 편이다"라는 일갈이었다. 그는 "냉정하게, 냉철하게, 손익계산서를 짜야 한다"라며 장외투쟁이 아니라 중도층 공략에 나설 것을 제안했다.

"지금이 딱 죽기에 좋은 계절"
  
한국당 비판하는 김형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27일 경기도 중소기업인력개발원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연찬회에서 마이크를 잡고 강연에 나섰다.
▲ 한국당 비판하는 김형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27일 경기도 중소기업인력개발원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연찬회에서 마이크를 잡고 강연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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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의장은 당내 계파 갈등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탄핵에 동참했던 비박‧탈당파들을 향해 "여러분 선택 잘못했다"라며 "탄핵에 잘못 동참했다가 이 꼴난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한 친박‧잔류파들을 향해서는 "안 나간 사람도 큰소리치지 마라"라며 "탄핵을 막지 못했다, 다른 대안 제시도 못했다"라고 힐난했다.

친박계 의원들을 향한 질타가 계속되자 한 친박 의원은 "아닙니다"라고 혼잣말을 하기도 했고, 불평하는 의원도 일부 있었다. 김 전 의장은 아랑곳하지 않고 "이 모양 이 꼴된 것은 똑같은 책임"이라며 "누가 누구를 뭐라 하나"라고 이야기했다.

김형오 전 의장은 을사늑약 당시 자결 등으로 항의한 애국지사들을 거론하며 "을사늑약과 탄핵을 비교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위기의 순간에 사람들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나"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엊그제까지 모신 대통령을 그 모양 만들어놓고, 자결은커녕 의원직 사퇴한 사람이 한 명도 없는 한국당을 국민들 어떻게 보겠느냐"라고 꼬집었다. "여러분이 연명하는 건 여당의 실정 때문"이라고도 말했다.

김 전 의장은 민주당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한국당을 선택하지 않는 현상을 지적하며 한국당을 향한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다선 중진 여러분, 정부‧여당의 독선‧독주에 몸 던진 적이 한 번이라도 있나?"라며 "지금이 죽기에 딱 좋은 계절"이라고 희생을 강조했다. 또한 "초‧재선 의원 여러분, 어떻게 개혁 모임 하나 없고, 당의 진로에 대해 쓴소리 하나 없는가"라며 "고요한 바다는 유능한 선장을 만들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나가면 다선이건 중진이건 재선이건 초진이건 당선될 사람이 있겠는가"라며 대신 "총선 불출마 선언, 격전지‧험지 출마" 등 당을 위해 헌신할 것을 강조했다. "꿈이 있는 사람이여, 죽을 길을 택하라"라고 독려한 것. 또한 장외투쟁 대신 "서민, 노동자, 노조도 못 만드는 노동자들, 자영업자들을 위한 대책팀을 만들어서 몇날며칠을 함께하라"라며 민생현장에 찾아갈 것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김 전 의장은 "언론 환경 나쁘다고 탓만 하지 마라" "당 탓 말고, 남 탓 말고, 내가 잘하라" "국회 윤리위를 제대로 해야 한다, 특권 내려놓고, 한국당이 먼저 '내 목을 쳐라' 하고 선수를 쳐라" 등의 조언을 이어갔다. 그는 "너무너무 고고하신 분들, 도저히 야당답게 싸우지 못하는 분들은 의원직을 그만두라"라면서 강의를 마쳤다. 

현장에서는 김 전 의장의 강의를 메모하며 열정적으로 박수를 치는 의원도 있었다. 하지만 그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끝까지 침묵으로 항의하는 의원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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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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