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비까지 들여가며 유소년 선수들의 장비를 지원해주는 한 축구 선수가 있다. FC서울을 거쳐 이번 시즌 새롭게 인천 유나이티드에 합류하게 된 골키퍼 손무빈이 주인공이다. 
 
손무빈 선수는 22세의 어린 나이에도 사비를 들여 유소년 축구선수들의  장비를 지원해주고 있다. 뿐만아니라 경기장 밖에서도 팬들과 함께 다양한 봉사활동에 참여해 주목을 받고 있다.
 
다음은 지난 23일, 인천광역시 남동구 구월동의 한 카페에서 그와 나눈 인터뷰 내용이다.
 
인천에서 만난 손무빈 선수 지난 23일 손무빈 선수와 인터뷰를 가졌다

▲ 인천에서 만난 손무빈 선수 지난 23일 손무빈 선수와 인터뷰를 가졌다 ⓒ 손무빈


-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해부터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뛰게된 골키퍼 손무빈 입니다."
 
- 인천에서 새롭게 시작하셨습니다. 팀 분위기는 어떤가요?
"일단 저를 불러주신 인천에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제가 부상을 당해서 아직 팀에 제대로 합류하지 못했습니다. 때문에 팀 분위기는 정확하게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매번 경기를 이기기 위해 선수단 모두가 최선을 다해 경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 부상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4월쯤에 부상을 당했습니다. 5개월의 재활을 하고, 다가오는 주에 복귀를 하게 됩니다. 재활을 하면서 손상된 내측 인대와 근육을 최대한 회복시키는데 집중했습니다. 작년에도 비슷한 부상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이전보다 집중적으로 재활에만 전념한 것 같습니다."
 
- 사회문제에 유독 관심이 많으신 것 같아요.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다보다는, 프로무대에 들어가기 전인 학창시절부터 언젠가 돈을 벌면 환경이 열약한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유소년 선수들과 손무빈 그는 사비까지 들여 선수들을 지원해주고 있다

▲ 유소년 선수들과 손무빈 그는 사비까지 들여 선수들을 지원해주고 있다 ⓒ 손무빈

 
- 사비까지 들여 글러브 등 다양한 장비를 유소년 선수들에게 지원하고 계신다고 들었습니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학창시절, 프로선수들을 볼 때면 항상 멋지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동북고등학교의 한 선배 선수께 유니폼을 받았죠. 제게 있어서 그 선배는 축구로 성공한 존경스러운 분이셨습니다. 정말 큰 동기부여가 되었죠. 프로에 들어가니까 저 역시 그때 경험했던 것처럼 유소년 친구들에게 동기를 부여해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 사소한 행동이 선수들에겐 큰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는 마음에서 시작했습니다."

- 그 외에도 팬 분들과 추억을 남기고자 많이 노력하시는 것 같습니다.
"꼭 팬 분들이 아니더라도 주변 사람들과 추억을 많이 남기려하는 편입니다. 지금이 아니면 못하잖아요(웃음). 저는 매순간이 스스로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팬 분들과 있는 시간 자체가 늘 행복한 것 같습니다. 때문에 하나라도 더 해드리고 싶은 마음이죠. 어떻게 보면 팬 분들께 잘해드리는 것은 프로 선수로서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응원하러 찾아와주신 팬 분들께 굉장히 감사드리죠."

- 많은 분들과 만나시다보면 유독 기억에 남는 순간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정말 매순간이 기억에 남는데, 굳이 뽑아야한다면 제가 FC서울에 있을 때 기억에 남는 한 분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 팬은 처음으로 유니폼에 제 이름을 마킹 해주셨던 분이시죠. 솔직히 어린 선수들은 주축 선수들에 비해 유명하지도 않고, 팀에 언제까지 있을지 모르는데, 손무빈이라는 사람을 진심으로 응원해주시고 좋아해주셔서 정말 기억에 남고 감사했습니다."

- 프로라는 하나의 목표를 이루셨는데 감회가 남다를 것 같아요.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학창시절에는 겁이 없었습니다. 제가 남들보다 월등히 잘한다고 생각하진 않아도 남들보다 못한다고 생각하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프로에 들어가 보니 기존 골키퍼 선배들을 보면서 너무 큰 기량 차이에 현실을 알게 되었죠. 정말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웃음)."
  
- 특별히 영감을 받거나 존경하는 선수들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팬들이 없으면 저희도 없다고 말씀하신 광주의 이으뜸 선수와 상주상무의 윤보상 선수께 영감을 많이 받았습니다. 특히 윤보상 선수는 팬 분들 사이에서도 실력뿐만 아니라 팬 서비스까지 굉장히 좋은 분으로 소문이 났다고 들었는데, 같은 포지션의 선수로서 굉장히 멋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 분 더 말씀드리자면 저희 인천의 정산 선수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사실 제가 인천에 늦게 합류를 했습니다. 그럼에도 정산 선수께서 정말 친근하게 잘 대해주셨죠. 늘 선생님 같은 분이십니다. 정산 선수의 그런 모습을 보면서 닮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훈련하고 있는 손무빈 이번 시즌부터 인천에서 뛰게 된 손무빈

▲ 훈련하고 있는 손무빈 이번 시즌부터 인천에서 뛰게 된 손무빈 ⓒ 손무빈

 
- 축구를 하시면서 어려웠던 순간은 없었나요?
"고등학교 1학년 때 축구를 잠시 그만둔 적이 있었습니다. 다른 선수들과 비교했을 때 실력이나 신체조건에서 모두 밀렸죠. 코치님께서도 늘 부족하다고 말씀하셨는데, 저를 싫어하셔서가 아니라 정말 사실이었습니다. 심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몇 개월간 축구를 그만뒀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집에 돌아오니 정말 할 게 없었죠. 그러던 도중 저를 굉장히 아껴주셨던 지인 분께서 골키퍼 자리가 비어있는 동북고등학교를 추천해주셨습니다. 솔직히 입단 테스트에 통과할 거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는데 팀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그 짧은 공백 기간 동안 정말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부모님께서도 힘들어하셨고 무엇보다도 스스로 너무 힘들었죠.
 
동북고에 입단하면서부터는 정말 죽을 힘을 다해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주변에서 말릴 정도로 항상 운동에 집중했습니다. 머리에 운동생각 밖에 없었죠(웃음). 그 때 느낀 점이 정말 많았고 실력도 오르면서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그렇게 힘든 시간을 겪으니 나머지 시간은 정말 재미있게, 그리고 편하게 축구를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 아직 경기 출전은 못 했지만 벌써부터 큰 기대를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각오를 듣고 싶습니다. 
"일단 당장 뛰기 보다는 프로무대에 오래 머무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골키퍼 특성상 어린 나이에 많이 출전하긴 힘들고, 프로에 오래 머물면서 많은 선배들을 보고 배워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다음 준비가 갖춰질 때 경기장에서 팬 분들께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지금 뛰시는 선배들도 분명 그렇게 하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선수로서의 최종목표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사람으로 비유를 하자면 김병지 선수 같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국가대표를 거치셨고, 무엇보다도 정말 오랜 시간동안 그라운드를 지키셨습니다. 물론 제가 지금부터 경기를 뛴다고 해도 그 분의 기록을 넘지는 못하겠지만, 정말 오랜 기간을 경기장에서 뛰고 싶습니다.
 
선수 외적으로는 남들에게 많이 사랑받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실력 뿐 아니라 인간적으로도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그리고 훗날 골키퍼를 꿈꾸는 아이들을 직접 지도하면서 좋은 선수들을 양성하고 싶습니다."
 
어린 팬에게 싸인해주는 손무빈 지난 경남과의 홈경기에서 싸인회를 가진 손무빈

▲ 어린 팬에게 싸인해주는 손무빈 지난 경남과의 홈경기에서 싸인회를 가진 손무빈 ⓒ 손무빈

 
- 마지막으로 팬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경기에 나오려할 때마다 부상을 입어서 정말 아쉽습니다. 그럼에도 저를 응원해주시는 분이 많은데, 꾸준한 응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에 보답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언제가 경기장에서 꼭 빛날 수 있는 선수가 되겠습니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손무빈 인천 유나이티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