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안녕 베일리> 관련 사진.

영화 <안녕 베일리> 관련 사진. ⓒ CJ 엔터테인먼트

 
반려인의 부탁으로 강아지가 끊임없이 환생하며 가족을 돌봐준다면? 아마 애견인 입장에선 이보다 더 마음 따뜻하게 할 상상은 없을 것이다. 이별의 끝이 곧 또 다른 만남이며, 자신뿐 아닌 자신의 자녀, 손자에 이르기까지 그 사랑을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간 강아지가 주인공이 된 여러 영화가 있었는데 <안녕 베일리>는 바로 개의 환생이 중심 설정이 됐다는 특이점이 있다. 해당 작품은 <개의 목적>이라는 2014년 소설을 바탕으로 개와 인간의 끊어질 수 없는 우정을 그린다. 2017년 <베일리 어게인>의 후속작이기도 하다. 전작이 여러 사람을 거쳐 진정한 반려인 이든(데니스 퀘이드)을 만나는 과정을 그렸다면 이번엔 나이가 든 이든의 부탁으로 손녀인 씨제이(캐서린 프레스콧)를 여러 생에 걸쳐 보호하는 베일리를 그리고 있다.

견생과 함께하는 인생

<안녕 베일리>엔 총 4마리의 서로 다른 견종이 등장한다. 이든의 충실한 반려견인 초반 베일리는 그레이트 버니즈 마운틴 독이며 이후 씨제이와 만나는 몰리, 빅독, 맥스는 각각 비글, 잉글리시 마스티프, 요크셔 테리어다. 이들은 모두 베일리의 영혼을 지닌 존재로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울라프 역으로 잘 알려진 조시 게드가 목소리 연기를 맡았다.

사람과 사람 대화 사이에 베일리의 생각이 목소리로 영화에 제시되는 구조다. "인간은 개 없인 행복할 수 없어!", "이든의 부탁을 끝까지 지켜야 해" 등 베일리로 대변되는 이 목소리는 자칫 관객들에겐 너무 낯간지러울 수 있는 대사긴 하지만 동시에 개의 마음을 인간의 입장에서 나름 잘 이해한 결과물이다. 반려인 입장에서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대사이기에 영화 분위기가 한층 사랑스럽게 다가오게 하는 효과가 있다.

이든 부부의 인자함과 배려에도 그걸 이해하지 못한 씨제이의 엄마는 본인의 욕망에 따라 딸을 데리고 집을 떠난다. 하지만 본인의 연애에 빠져 씨제이를 제대로 돌보지 못하고, 씨제이 역시 그런 엄마에 상처 입고 집을 떠나게 되면서 여러 사건이 벌어진다. 그런 그에게 어릴 적부터 친구인 트렌트(헨리)와 여러 강아지가 든든한 버팀목이 된다.

사실 사건의 개연성이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등장인물의 성격이나 개성보다는 정해진 위기와 화해를 반복하는 식이라 영화적 구조에 민감한 관객이라면 식상하게 느낄 여지가 크다. 또한 이런 장르의 영화들이 대부분 그렇듯 가족은 중요하며 반드시 가족 구성원 안에서 화해와 안식을 얻어야 한다는 가족주의적 메시지 또한 강하다. 대안 없는 무조건적 가족주의는 현대 영화 주제의 흐름에는 다소 뒤처져 있긴 하지만 여전히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기도 하다. <안녕 베일리> 역시 어떻게든 엄마를 이해하려 한 씨제이가 새롭게 가족을 찾고 구성하는 과정을 이상적으로 그리고 있다. 
 
 영화 <안녕 베일리>의 한 장면.

영화 <안녕 베일리>의 한 장면. ⓒ CJ 엔터테인먼트

  
 영화 <안녕 베일리>의 한 장면.

영화 <안녕 베일리>의 한 장면. ⓒ CJ 엔터테인먼트

 
여러 약점, 그걸 상쇄하는 요소

주제의식이나 작품성에서 아쉬운 수준임에도 적어도 반려견을 대하는 자세에선 배울 점이 있다. 주인공들이 개를 입양하는 과정은 그간 무시당하기 일쑤였던 동물권을 돌아보게 한다. 우리나라 1500만 반려인 수만큼 유기견 또한 급증하는 현실에서 사람이 왜 개와 함께 살아야 하고,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스스로 질문을 던지게끔 한다.

다만 영화에 등장하는 개들이 매우 사랑스럽기에 만약 아이와 함께 <안녕 베일리>를 본다면 십중팔구 강아지를 키우자고 할 가능성이 크다. 세심한 관찰과 설명이 필요하다. 아이와 함께, 가족 구성원과 함께 강아지를 무조건 키우기 보다는 어떻게 강아지와 만나야 하고, 왜 키워야 하는지를 진지하게 얘기해 볼 기회를 가질 수도 있겠다. 

영화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헨리 또한 "실제 삶이 바쁘고, 집에 없는 시간이 많기에 개를 너무나 키우고 싶지만 현재로선 힘들 것 같다"고 26일 언론 시사회 직후 간담회에서 말하기도 했다. 또한 이왕 개를 들이기로 했다면 일반 애견숍이 아닌 유기견을 입양할 것을 권했다. 이 또한 영화의 긍정적 효과일 수 있다.

한 줄 평: 개의 존재 이유를 온 가족이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휴먼 드라마
평점: ★★★(3/5)

 
영화 <안녕 베일리> 관련 정보

원제: Dog's Journey
감독: 게일 멘쿠소
출연: 조시 게드, 데니스 퀘이드, 캐서린 프레스콧, 헨리 등
러닝타임: 109분
제작: 엠블린 엔터테인먼트
수입: CJ엔터테인먼트
배급: CGV아트하우스
관람등급: 전체관람가
개봉: 2019년 9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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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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