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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28일 양일간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이하 사참위)가 가습기살균제 참사 진상규명 청문회를 엽니다. 사참위 차원의 청문회는 처음 열리는 것으로, 2016년 8월 국회 가습기살균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청문회 이후 3년 만에 개최되는 것입니다.

사참위에 따르면 가습기살균제는 1994년 처음 출시된 이후 총 998만 개가 팔려 약 400만 명이 사용했으며, 이에 피해자가 최대 56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가운데 지난 2월까지 피해신고를 한 피해자들은 6300여 명으로, 이 중 사망자만 1400여 명에 이릅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건강피해 인정을 받은 피해자는 지난 7월을 기준으로 835명에 불과합니다.

참사라고 이름 붙인 지 8년이 지났습니다. 이전에야 몰랐다고 해도 2011년, 가습기살균제가 많은 시민의 목숨을 앗아간 원인인 것을 알게 된 이후, 국가와 정부는 무엇을 했을까요.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진실을 밝혀 가해 기업들을 처벌해야 했으나 아직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가해 기업들이 진실을 쉬쉬하는 것은 물론, 늦은 검찰 수사와 환경부․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 기관의 가해 기업과의 유착 등이 그 이유일 것입니다. 진상규명과 함께 이뤄졌어야 할 피해 구제․지원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은 아직도 뒷전입니다.

가해 기업들의 증거 인멸이나 조작 사실은 이미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진상규명을 막고 이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는 속셈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참사에 침묵하는 언론은 대체 어떤 이유에서 조용히 입을 다물고 있을까요. 언론이 알리지 않으면 사건은 묻히기 마련입니다. 가해 기업과 마찬가지로 진실을 덮고자 하는 의도인지 언론에 묻지 않을 수 없게 됐습니다.

가습기살균제 청문회 생중계, 지상파 3사는 나 몰라라?

27~28일 열리는 첫 사참위 차원의 청문회를 생중계하는 곳은 현재까지(26일 오후 5시) 알려진 바에 따르면 tbs TV와 KBS밖에 없습니다. 사실 26일 오전까지만 해도 tbs TV가 유일했습니다. KBS의 경우 27일 오전에 제한 생중계를 하기로 26일에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tbs TV는 27일 오전 9시부터 12시30분, 28일은 오전 9시 30분~12시30분 이어 오후 3시30분~6시까지 TV 채널에서 생중계합니다. 유튜브에서는 청문회 전체가 생중계됩니다. 청문회 일정은 27일 오전 9시30분~오후 6시10분, 28일 오전 9시30분~오후 6시20분으로 계획돼 있으며 기업분야, 정부분야, 피해지원분야로 나뉘어 진행됩니다.

특히 사참위는 이번 청문회를 위해 무려 증인과 참고인 98명을 채택했습니다. 각 기업의 CEO급 인사와 전․현직 환경부 장관 등이 참여하는 만큼 제대로 된 진상규명이 이뤄질지, 우리 모두의 관심이 매우 필요한 때입니다.

그러나 그 외에 지상파 MBC, SBS와 4개 종합편성채널, 2개 보도전문채널의 편성표를 확인한 결과, 27~28일 동안 가습기살균제 청문회 생중계는 없습니다. 늘 편성표를 차지하던 프로그램들이 그날도 똑같이 방송될 뿐입니다.

국무위원 등 고위공무원의 인사청문회나 국정농단 재판 사건 등 국민적 관심을 일으킨 여타 사건들을 생중계하던 방송사들을 떠올려보면 왜 가습기살균제 청문회는 나 몰라라 하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참고로 지난달에 있었던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KBS1, MBC, SBS, JTBC, YTN 등에서 생중계 편성했습니다.
 
 △ 가습기살균제 청문회 생중계 예정인 tbs. tbs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 가습기살균제 청문회 생중계 예정인 tbs. tbs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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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문제는 지난 2016년 8월 국회 특위 청문회 때도 지적된 바 있습니다. 미디어오늘 <"방송 3사, 가습기 청문회 생중계 요청 모두 외면">(2016/8/31)에 따르면 지상파 방송 3사가 국회 특위 청문회 중계를 외면했다는 비판이 내외부에서 제기됐습니다.

당시 국회 특위 위원장인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청문회 이틀 전 생중계를 요청했으나 불발됐음을 언론에 알렸고,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에서도 "국회 요청이 올 때까지 손을 놓고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KBS는 책임을 벗기 힘들다"고 내부 비판을 했습니다.

특히 우원식 의원은 "국민의 관심 속에서 치러져야 할 청문회가 공영방송 등의 외면 속에서 진행됐다. 방송이 사회적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3년 전과 상황이 달라진 지금에도 그때와 마찬가지로 언론은 가습기살균제 참사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TV에는 없고 유튜브에만 있는 사회적 참사 청문회

사실 사회적 참사를 외면하는 방송사들의 모습은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이번 사참위 차원의 가습기살균제 청문회 이전, 다른 사회적 참사 관련 청문회들을 대하는 방송사들의 태도는 '생중계 안 함'으로 똑같았습니다.
 
 △ 사회적 참사 관련 청문회의 방송사 생중계 현황 ⓒ민주언론시민연합
 △ 사회적 참사 관련 청문회의 방송사 생중계 현황 ⓒ민주언론시민연합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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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특조위 1차 청문회를 보자면, 2015년 12월 14일 국가 차원의 세월호 참사 관련 청문회가 처음 실시됐습니다. 그러나 당시 모든 방송사가 생중계는커녕 저녁종합뉴스에서도 제대로 다루지 않았습니다. 피해자 가족들과 시민사회에서는 언론의 보도 행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나왔으나 방송사 측에선 '그게 왜 문제가 되느냐'는 식으로 반박했습니다.

미디어오늘 <지상파 3사에 없고 유튜브에는 있는 세월호 청문회 생중계>(2015/12/16)에 따르면 "언론사 데스크들은 대부분 미디어오늘 취재에 '왜 생중계를 해야 하느냐'는 반응"을 보였고 "SBS 관계자는 '생중계를 별도로 해야 할 이유가 있나. 뉴스에서 다루면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고 알려졌습니다.

세월호 특조위 1차 청문회서 지상파 3사의 생중계 여부가 논란이 되면서 2‧3차에서도 똑같은 요구가 시민들 사이에서 일었습니다. 그러나 그때마다 방송 3사는 물론 종편, YTN 등이 청문회에 침묵했습니다. 국회 차원에서의 가습기살균제 청문회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한편 다른 방송사들이 외면할 동안, 세월호 특조위 3차 청문회의 경우 tbs TV가 TV에서, 노컷뉴스‧고발뉴스‧오마이뉴스 등이 유튜브에서 생중계 했습니다.

언론은 청문회 일정조차 말해주지 않았다

청문회가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언론은 침묵했습니다. 지난 23일 사참위는 기자회견을 열어 가습기살균제 참사 진상규명 청문회 일정과 주요 의제를 발표했습니다. 21일에는 23일 기자회견이 있다는 보도자료를, 지난달 24일에는 8월에 청문회가 열린다는 보도자료를 냈습니다.
 
  △ 가습기살균제 청문회 관련 신문 지면 보도량(7/24~8/26) ⓒ민주언론시민연합
  △ 가습기살균제 청문회 관련 신문 지면 보도량(7/24~8/26) ⓒ민주언론시민연합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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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4일부터 이달 26일까지 신문의 경우 일간지 5개, 경제지 2개 지면을 살펴본 결과 경향신문․동아일보․한겨레와 서울경제만이 27~28일 청문회에 대해서 언급했습니다. 3개 일간지는 '군 부대에서도 12년 간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했다'는 사참위의 발표를 전하면서 청문회 일정을 언급한 수준에 그쳤고 서울경제의 경우 사참위가 증인으로 조명래 환경부 장관과 최태원 SK 회장을 선정했다며 이를 제목으로 뽑았습니다.
 
 △ 가습기살균제 청문회 관련 방송사 저녁종합뉴스 보도량(7/24~8/26) ⓒ민주언론시민연합
 △ 가습기살균제 청문회 관련 방송사 저녁종합뉴스 보도량(7/24~8/26) ⓒ민주언론시민연합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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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기간 지상파 3사와 종편 4사, 그리고 YTN의 저녁종합뉴스를 살펴본 결과도 비슷했습니다. MBC와 JTBC․MBN․YTN이 군 부대 내의 가습기살균제 사용을 전하면서 청문회 일정을 간단히 소개하거나 개최 여부만 언급하는 식이었습니다.

진상규명은 우리 사회의 몫…언론이 시민 관심 모으고 설득해야

이 정도면 시민들은 직접 사참위 홈페이지에 가서 매일 사참위 일정을 챙겨야 할 판입니다. 물론 그것이 힘들다고 언론을 질책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은 피해자와 각종 진상규명 위원회의 힘만으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진상규명이 끝까지 제대로 되기 위해서는 시민의 감시와 관심이 필수적이고, 또한 피해자 지원까지 사회적 합의와 동의가 함께 가야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언론은 시민의 관심을 모으고 시민을 설득할 책무를 지닙니다.

지난달 검찰 재수사 마무리 이후 가해 기업을 제대로 처벌하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을 제정하는 데까지 나아가려면 아직 넘어야할 산이 많습니다. 사실 기업 처벌은 시작이고 피해자 인정과 지원, 재발 방지 대책 마련까지 가는 것이 더 힘들 수 있습니다. 언론의 역할이 더욱 중요한 이유입니다. 3년 전, 피해자의 외침을 외면하던 일을 반복하지 맙시다. 지금이라도 지상파 3사를 포함한 언론들은 가습기살균제 참사를 제대로 직시해야 합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9년 7월 26일~8월 26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종합뉴스9>(평일)/<종합뉴스7>(주말), 채널A <뉴스A>, MBN <뉴스8>, YTN <뉴스나이트> /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서울경제, 한국경제 지면(*별지섹션 제외)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민주언론시민연합 홈페이지(www.ccdm.or.kr)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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