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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8월에 이어 2019년 5월 31일 제주시 비자림로 확장공사가 두 번째로 중단되었다. 작년 8월의 공사 중단이 전국의 들끓는 여론에 화들짝 놀란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자발적 결정이었다면 올해에는 환경부의 공사 중지 명령을 따를 수밖에 없었던 속사정이 있다.

그렇다면 환경부는 왜 2019년 비자림로 공사를 중단해달라고 제주도에 요청하였을까? 비자림로 확장공사는 환경영향평가법에 따라 2015년 소규모환경영향평가를 진행하였다.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는 '환경보전이 필요한 지역이나 난개발이 우려되어 계획적 개발이 필요한 지역에서 개발사업을 시행할 때에 입지의 타당성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미리 조사⋅예측⋅평가하여 환경보전방안을 마련하는 것'(환경영향평가법 제2조)으로 비자림로는 녹지지역이 1만제곱미터 이상이여서 소규모환경영향평가 대상이 되었다.

제주도는 특별자치도여서 민간사업인 경우 제주도가 자체적으로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지만 제주도가 시행하는 사업인 경우 관할 부서인 영산강유역환경청이 협의를 진행한다.

당시 제주도가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서(이하 '평가서')는 1회의 보완을 거쳐 2015년 5월 1일 최종적인 협의가 완료되었는데 그 내용을 요약하면 '1. 도로노선 확장 필요성에 대한 재검토 필요 2. 사업시행이 불가피한 경우 삼나무림 훼손 최소화 방안 강구 3. 공사 시 예측의 부적정 등으로 주변환경에 악영향 발행하거나 예상되는 경우 추가적인 저감대책 조속히 강구·시행' 등이다.
 
2015년 비자림로 소규모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 .
▲ 2015년 비자림로 소규모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 .
ⓒ 김순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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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비자림로 소규모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 .
▲ 2015년 비자림로 소규모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 .
ⓒ 김순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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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서는 종합결론으로 '계획노선 및 주변지역에는 보호되어야 할 멸종위기야생동물은 서식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되어 중요한 동물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측'하고 저감대책을 수립하지 않았다.

하지만 비자림로 공사가 진행 중이던 올해 5월 '비자림로 시민모니터링단'이 멸종위기종인 팔색조, 애기뿔소똥구리 등을 발견하여 환경청에 신고함에 따라 환경청은 '공사중지 후 공사구간 및 주변으로 법정보호종 등의 서식 여부 등에 대해 관련 전문가를 통한 정밀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적정 저감대책(보호대책 포함)을 수립하고 시행방안을 강구하라'고 평가서 협의 내용 이행조치 명령을 요청한 것이다.

6월 제주도는 정밀조사를 진행하는데 이 정밀조사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평가서가 거짓으로, 부실하게 작성되었다고 문제 제기하였다. 비자림로 시민모니터링단 역시 평가서의 내용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함에 따라 영산강유역환경청은 평가서의 거짓부실 작성 여부를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비자림로 정밀조사에 참여한 김종원 계명대 교수는 보고서에서 다음과 같은 근거로 보고서의 조작 가능성을 주장하고 있다(김종원, 2019, '제주특별자치도: 비자림로(榧子林路, 대천~송당) 확·포장공사 관련 2015년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서 검토와 2019년 현장 답사를 바탕으로 하는 식생 및 식물상 분야의 의견서'내용 정리).

첫째, 제주특별자치도 지정 보존대상 식물자원이며 산림처 지정 희귀식물인 붓순나무가 현존식생의 주요종으로 비자림로에 자생분포하고 있고 평가서는 7-15쪽에 식물상 목록에 붓순나무를 기록해 두고서도 5-14쪽에서는 '확인되지 않음을 최종 결론'으로 제시.

둘째, 한국 특산 식물 또는 반특산 식물인 황칠나무가 현존식생의 주요종으로 현장에 자생 분포하고 있음에도 평가서 식물상 목록에 빠져 있음.

셋째, 정원식재종을 자생종으로 분류하고 자생종을 식재종으로 분류하는데다 양치식물의 약 80% 이상을 누락시켰고 사초속 식물은 아예 통째로 빠져 있는 등 7-12쪽에 나온 평가서 식물상 목록은 신뢰성이 없는 부실한 식물상 목록임.

넷째, 평가서 5-6쪽에는 현존식생도를 작성한 것으로 나와 있으나, 현존식생도가 없음.

다섯째, 평가서 5-6쪽에는 '계획노선 및 주변지역의 주요 식물군락을 선정'하여 식생조사를 하였다고 하나, 식생조사표는 겨우 3 장. 학술적으로 식생조사표 숫자는 최소한 10장 이상이어야 함.

여섯째, 식생조사표 1번과 3번이 동일한데다 식생조사표 2번은 11시 42분에 시작하여 11시 51분(9분 간)에 종료하고, 12시 4분에 두 번째 조사지점에서 식생조사를 시작하여 8분 만에 12시 12분에 종료함. 현지 식생조사에 소요된 시간은 총 17분임. 이는 현장 식생조사를 전공하는 전문가로서도 사실상 불가능한 짧은 조사시간임
 
비자림로 1번 지점 식생조사표 .
▲ 비자림로 1번 지점 식생조사표 .
ⓒ 김순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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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림로 3번 지점 식생조사표 .
▲ 비자림로 3번 지점 식생조사표 .
ⓒ 김순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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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째, 3번 지점 식생조사표가 1번과 동일한데다 6m이상 곰솔의 가슴 높이 직경을 3.3cm라 표기하고 있음. 말도 안되는 수치임.

여덟 번째, 평가서 7-21쪽 2번 지점 식생조사표는 국립생태원 전국자연환경조사 식생조사 매뉴얼에 따른 식물군락의 식생보존등급 및 생태자연도 상 최고 등급의 식물사회임에도 출현종을 누락하였으며 식피율 수치도 현장과 전혀 일치하지 않음.
  
비자림로 2번 지점 식생조사표 .
▲ 비자림로 2번 지점 식생조사표 .
ⓒ 김순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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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원교수팀의 비자림로 2번 지점 식생조사표 .
▲ 김종원교수팀의 비자림로 2번 지점 식생조사표 .
ⓒ 김순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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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김종원 교수는 평가서 5-23쪽에 반복해서 '사업시행으로 식생변화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나와 있으나 그에 대한 근거가 없다고 결론지었다.

조류 조사를 진행한 나일무어스 박사(새와 생명의 터 대표) 역시 기자회견을 통해 문제를 제기하였는데 그가 제기한 문제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Nial Moores, 2019, '추가 조류조사 보고서, 제주도 비자림로' 참조)

첫째, 평가서에는 '현지조사를 통해 관찰된 조류는 모두 14과 16종'라고 나왔지만 직접 조사를 해본 결과 관찰된 조류는 모두 46종이었다. 적절한 조사였는지 의심된다.
 
비자림로 조류조사표 .
▲ 비자림로 조류조사표 .
ⓒ 김순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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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일무어스박사가 조사한 조류 핵심종 .
▲ 나일무어스박사가 조사한 조류 핵심종 .
ⓒ 김순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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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평가서 7-23쪽 육상동물상 현지조사표(조류)를 보면 조사자가 김기혁으로 되어 있는데 김기혁은 7-3쪽 참여자 인적 사항에 식물보호기사라고 나와 있다. 식물보호기사가 조류 조사를 수행하기에는 부적합하다.

셋째, 평가서 5-26쪽 '환경보전상 중요 동물에 미치는 영향: 계획 노선 및 주변 지역에는 보호되어야 할 멸종위기야생동물은 서식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되어 중요한 동물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하였으나 6월 진행한 조사에서 조류 분야에서만 전국적인 생물다양성 보전이나 문화적인 면에서 가치가 있는 핵심종이 6종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시민모니터링단은 5-20쪽 평가서 조사 조류 목록을 보면 천연기념물인 두견이가 관찰되고 있지만 같은 쪽에는 '관찰된 종 중 직박구리 43개체, 참새 32개체, 까치 14개체 순으로 우점하며 관찰된 종들은 대부분 텃새로 제주도 전역에서 쉽게 관찰되는 종들이다'로 기술하면서 조사목록에 나온 천연기념물 두견이의 존재를 의도적으로 배제하여 기술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곤충과 양서·파충류에 대한 현지 조사표가 나와 있지 않아서 조사 날짜와 조사자, 조사 시간 등을 확인할 수 없다며 현지 조사를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의심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외에도 곤충조사를 진행한 이강운 박사(홀로세생태연구소 소장), 양서·파충류 조사를 진행한 김대호 연구원도 평가서에는 발견되지 않았던 멸종위기 생물인 애기뿔소똥구리, 맹꽁이를 다수 발견하였다면서 평가서의 문제를 제기하였다.

7월 생명다양성재단이 진행한 특별조사에서도 멸종위기 2급인 두점박이사슴벌레, 천연기념물인 솔부엉이가 추가로 발견되어 보호되어야할 생물은 멸종위기생물 7종, 천연기념물 5종으로 늘어났다.

평가서가 '주변지역에 보호되어야 할 멸종위기야생동물은 서식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되어 중요한 동물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단정했지만 이렇게 많은 보호종을 누락시킨 것은 여러 가지 면에서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비자림로에서 발견된 두점박이 사슴벌레  .
▲ 비자림로에서 발견된 두점박이 사슴벌레  .
ⓒ 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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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영향평가법에 따르면 환경영향평가서의 거짓 작성에 대한 판단 기준으로 '가. 현황자료 등을 사실과 다르게 작성하여 환경영향이 적은 것으로 인지되도록 하는 경우 나. 경사분석, 동⋅식물 조사자료 등 현황조사 자료를 고의로 사실과 다르게 작성하여 환경영향이 적은 것으로 인지되도록 한 경우, 다. 환경영향평가서등의 현황조사 및 작성 등에 참여하지 않았음에도 참여한 것으로 거짓 작성한 경우'로 명시하고 있다.

부실 작성에 대한 판단 기준 중 거짓 판단 기준과 유사한 부분만 발췌하면

'마. 환경영향평가서등에서 인용하고 있는 문헌 등에 제시된 멸종위기야생동⋅식물 및 천연기념물 등에 대한 환경영향 조사를 누락한 경우 바. 영 제21조제2항, 제46조, 제60조에 따른 평가서 작성방법에 따라 문헌조사 및 탐문조사를 실시하지 않아 멸종위기야생동⋅식물 및 천연기념물 등을 누락한 경우

사. 환경영향조사가 시행된 지점 또는 지역에서 협의기관의 장이 선정한 2명 이상의 관련 전문가가 통상적인 주의로 확인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멸종 위기야생동⋅식물 및 천연기념물 등을 누락한 경우'이다.

거짓과 부실 판단 기준이 주관적이면서도 겹치는 부분이 있다. 영산강 유역 환경청은 비자림로 소규모환경영향평가서의 거짓부실 작성 여부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연 비자림로 환경영향평가서는 거짓과 부실 작성 중 무엇으로 판단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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