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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인이 숨진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 제2공학관 지하 1층에 위치한 청소노동자 휴게실의 모습이다. 냉난방조차 되지 않아, 겨울 냉기를 막기위해 천장 틈새를 막은 모습도 사진에 찍혔다.
 고인이 숨진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 제2공학관 지하 1층에 위치한 청소노동자 휴게실의 모습이다. 냉난방조차 되지 않아, 겨울 냉기를 막기위해 천장 틈새를 막은 모습도 사진에 찍혔다.
ⓒ 강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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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인이 숨진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 제2공학관 지하 1층에 위치한 청소노동자 휴게실의 모습이다. 냉난방조차 되지 않아, 겨울 냉기를 막기위해 천장 틈새를 막은 모습도 사진에 찍혔다.
 고인이 숨진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 제2공학관 지하 1층에 위치한 청소노동자 휴게실의 모습이다. 냉난방조차 되지 않아, 겨울 냉기를 막기위해 천장 틈새를 막은 모습도 사진에 찍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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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1층 계단 밑에 위치한 1평 남짓(3.52㎡) 비좁은 휴게실. 에어컨은커녕 창문도 없는 공간에 폭염으로 인한 끈적끈적한 열기와 퀴퀴한 곰팡내가 가득했다. 그나마 주먹만 한 환풍기가 그들의 유일한 숨구멍이었다.

지난 9일 청소노동자 A씨(67)가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제2공학관(302동) 직원 휴게실에서 휴식을 취하다 숨졌다. 장례를 마치고 휴게실을 방문한 유족들은 망연자실했다. 죽음의 원인을 '병사'로 기록한 경찰 조사를 쉽게 믿을 수 없었다. 그의 동료들은 차마 '휴게실'이라고 할 수 없는 그곳에서 "건강한 사람도 아파서 나간다"고 말한다.

A씨가 생의 마지막에 머물렀던 휴게실만의 문제가 아니다. 서울대학교뿐만 아니라 상당수 대학 내 노동자 휴게 환경에 대한 문제 제기는 예전부터 있었지만, 여전히 지하의 비좁고 답답한 '창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냉난방 시설은 물론 환풍기조차 설치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지하주차장에 있는 휴게실에서는 역한 하수구 냄새와 자동차 매연을 견뎌야 하고, 지상에 있더라도 실습실 작업장 옆 등 인체에 해로운 환경에 노출되어 있다. 심지어 노동자 휴게실이 화장실 안에 있는 사례는 대학 내 인권 의식이 어느 수준에 와 있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서울대 노동자들의 환경과 공간 부족은 어디서 올까?"

청소노동자 A씨의 죽음으로 노동자 휴게 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정의당은 19일 논평을 통해 "고인의 죽음 뒤에야 비로소 노동자의 열악한 휴게 환경이 드러났다"면서 "경비실과 청소노동자 휴게실 등 최소한의 노동환경 조성을 위한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정의당은 "고인은 독방보다 비좁고 냉난방 시설은커녕 창문 하나 없었던 곳에서 생을 마감한 것"이라며 "학교 측이 열악한 노동환경을 방치한 만큼 이번 사고에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고인이 숨진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 제2공학관 지하 1층에 위치한 청소노동자 휴게실의 모습이다. 냉난방조차 되지 않아, 겨울 냉기를 막기위해 천장 틈새를 막은 모습도 사진에 찍혔다.
 고인이 숨진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 제2공학관 지하 1층에 위치한 청소노동자 휴게실의 모습이다. 냉난방조차 되지 않아, 겨울 냉기를 막기위해 천장 틈새를 막은 모습도 사진에 찍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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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학생모임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도 '노동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에 나섰다. 특히 우희종 서울대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서울대 노동자들의 환경과 공간 부족은 어디서 올까? 솔직한 내 대답은 기본적으로 대학 본부나 집행부가 아니라 교수 갑질에 의한다"면서 "그저 자기 혼자 힘으로 얻은 위치와 환경이라고 착각하는 자들이 서울대 교수 중에 너무 많은 탓"이라고 일갈했다.

청소노동자들을 서울대학교의 한 구성원으로 인정하지 않는 교수들의 잘못된 '인식'을 꼬집은 셈이다. 실제 A씨가 숨진 제2공학관(302동)에는 2002년 건축 당시 교수실을 비롯해 강의실과 연구실은 있었지만, 노동자 휴게실은 아예 존재하지 않았다. 청소노동자들의 요구에 밀려 창고로 만들었던 공간을 휴게실로 내어준 것이다.

물건을 쌓아놓는 곳과 사람이 쉬는 곳은 설계부터 다르다. 건물 신축이나 공간 구성 시 노동자 휴게실을 '남는 공간', '버리는 공간'에 끼워 넣을 게 아니라 초기부터 '필수 공간'으로 반영해야 한다. 경기도가 추진하고 있는 '공적 영역의 노동자 쉼터' 조성 사업이 노동자 휴게 환경 개선을 위한 대안으로 주목받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아파트 청소·경비원에 쾌적함 선물' 약속 지킨 이재명 지사

경기도는 지난해 10월부터 공공기관, 대형집합건물, 아파트에 청소·경비노동자를 위한 지상 휴게 공간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취임 후 '아파트 청소원, 경비원분들께 쾌적함을 선물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8월 9일 도청에서 근무하는 청원경찰, 환경미화원과 점심 식사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8월 9일 도청에서 근무하는 청원경찰, 환경미화원과 점심 식사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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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경기도는 '경기도시공사 시행 공공주택 내 관리용역원 휴게 공간 확충방안'을 마련하고, 지난 4월부터 시행 중이다. 경기도시공사(사장 이헌욱)가 33개 공동주택(아파트) 단지 지상층에 관리용역원의 쉼터 환경 개선을 위한 편의시설을 설치하는 게 골자다. [관련 기사 : 이재명, '아파트 청소·경비원에 쾌적함 선물' 약속 지킨다] 

현재 입주가 끝난 9개 단지 가운데 휴게 공간이 설치돼 있지 않은 4개 단지와 지하에 휴게 공간이 있는 4개 단지 등 8개 단지가 새롭게 공사를 시작한다. 계획·건설이 진행 중인 24개 단지는 설계 반영이나 변경을 통해 지상에 휴게 공간을 마련한다. 특히 휴게 공간 설치계획이 있는 8개 단지 가운데 지하에 배치한 3개 단지는 지상으로 옮길 수 있도록 설계를 변경하도록 했다. 휴게 공간 자체가 설계에 없는 16개 단지는 모두 지상에 배치할 수 있도록 설계에 반영할 계획이다.

휴게 공간의 필수 요소 중 하나인 냉·난방 시설도 모두 갖추도록 했고, 샤워 시설의 경우에는 설치 공간이 부족한 경우를 제외하고 모두 설치하도록 했다.

당시 이재명 지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청소·경비직은 우리 삶에 꼭 필요한 중요한 직업"이라며 "하지만 이분들에 대한 우리 사회의 대우는 참 야박하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지사는 "화장실에서 도시락을 드시거나 습한 지하에서 휴식을 취하는 청소, 경비노동자들의 일상은 흔한 풍경이 되어버렸다"며 "그분들도 소중한 가정이 있고, 인격을 지닌, 우리가 존중하고 함께 살아가야 할 이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재명 지사는 경기도와 도 산하 공공기관 청소원과 방호원 등 현장 노동자의 근무환경 개선도 지시했다. 이에 따라 경기도는 지난해 10월 옥상이나 지하, 당직실에 있던 휴게공간을 지상으로 옮기고, 오래된 냉장고나 TV 등 집기류를 새것으로 교체했다.

또한, 경기도건설본부는 2020년 12월 완공 예정인 광교 경기신청사 내 노동자 휴게공간을 애초 설계면적(95.94㎡) 대비 4.7배 늘어난 449.59㎡로 확대하기로 했다. 당초 기존 설계에 없었던 방호원과 안내원의 휴게 공간을 추가한 것이다. 이와 함께 별도 샤워실을 마련하고, 휴게 공간 위치를 의무실과 상점 등 주요 편의시설과 주 출입구가 있는 메인 층에 배치하기로 했다.

한편 이재명 지사는 19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서울대 청소노동자 A씨의 죽음을 애도하면서 "인간의 가치와 존엄은 지위의 차이나 경제력의 유무로 결정되는 것도, 노동의 종류로 결정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이어 "사람이라면 누구나 인간다운 삶을 누릴 권리가 있고, 그 이전에 최소한의 가치와 존엄을 지킬 수 있는 노동환경을 보장 받아야 한다"며 "'쉼'을 위해 존재하는 공간이 '숨'을 거둬가는 공간이 되는 일은 더이상 없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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