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26라운드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의 경기에서 전북 로페즈가 슛하고 있다. 2019.8.16

1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26라운드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의 경기에서 전북 로페즈가 슛하고 있다. 2019.8.16 ⓒ 연합뉴스

 
울산의 수비수 윤영선의 실수를 틈타 전북이 승리를 챙겼다. 울산을 누르고 리그 선두 자리를 탈환한 전북과 추격자 입장이 된 울산의 우승 경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모라이스 감독이 이끄는 전북 현대 모터스는 16일 오후 7시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26라운드 울산 현대축구단과의 '현대가 더비'에서 3-0 완승을 거뒀다. 이날 승점 3점을 획득한 전북은 승점 56점으로, 승점 55점의 울산을 넘어 리그 선두 자리를 차지했다.

올 시즌 우승 경쟁의 최대 분수령으로 꼽혔던 경기답게 양 팀 모두 최상의 전력으로 경기에 나섰다. 경기는 팽팽했다. 살얼음판 승부답게 두 팀 다 조심스럽게 경기에 임했다. 울산의 '어린 호랑이' 박정인이 번뜩이는 모습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경기 전체적으로 공격보다는 먼저 실점을 내주지 않기 위한 수동적인 흐름의 연속이었다.

쉽게 변하지 않을 것 같은 흐름은 한 순간에 급변했다. 후반 4분 후방 빌드업 과정에서 울산의 윤영선이 패스 미스를 범했다. 공을 낚아챈 전북의 문선민은 과감하게 골문 앞까지 진입했고, 이를 막는 과정에서 윤영선이 자책골을 기록했다.

울산 수비의 대들보인 윤영선의 치명적인 실수였다. 선제 실점의 원인과 결과 모두 윤영선의 실책으로 비롯됐다.

이후 경기장의 분위기는 단번에 전북 쪽으로 넘어왔다. 기세를 탄 전북은 후반 6분 문선민의 패스를 받은 로페즈의 추가골로 기세를 올렸다. 순식간에 2골 차이로 스코어가 벌어지자 울산 선수들의 표정에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활활 타오르던 전북은 후반 10분경 패널티킥까지 얻어내며 승부에 방점을 찍을 기회를 맞이했다.

울산 입장에서는 다행히도 수문장 김승규가 전북의 공격수 호사의 슈팅을 막아내며 한숨을 돌렸지만 희망은 거기까지였다. 전북은 후반 16분 패널티 박스 앞 혼전 상황에서 이용이 내준 공을 로페즈가 또 한 번 정확한 슈팅으로 골망을 가르며 승부의 추를 확실히 자신의 쪽으로 가져왔다.

세 골 차이로 벌어진 점수 차이를 좁히기 위해 울산은 고군분투했지만, 전북은 여유롭게 울산의 반격을 받아내고 승리를 쟁취했다. 

끊나지 않은 우승 경쟁

내심 전북과 승점 격차를 5점까지 벌리길 원했던 울산은 일격을 맞으며 2위로 내려앉았다. 하지만 울산의 우승을 향한 열망은 여전하다. 준척급 선수를 대거 영입한 양질의 선수단과 14년 동안 리그에서 우승하지 못한 갈증을 올 시즌 반드시 해소한다는 의지다.

물론 위기에 봉착한 것이 사실이다. 당장 선두 자리를 내준 것과 더불어 팀의 수장 김도훈 감독의 징계가 아직 4경기나 더 남았다. 이날 전북전에서도 선제 실점 이후 강하게 흔들리는 팀을 벤치에서 안정시킬 필요가 있었는데, 징계로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본 김도훈 감독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었다.

반면 전북은 쾌속선을 탔다. 지난 5월 있었던 울산 원정 패배 이후 15경기 연속 무패 행진(10승 5무)을 달리고 있다. 한국 무대에서 처음 지휘봉을 잡아 불안했던 모라이스 감독의 지휘력이 안정세에 돌입했다는 평가다.

우려했던 김신욱의 중국 무대 이탈도 최소화에 성공했다. 대체자로 영입한 호사가 준수한 활약상을 보여주고 있다. 울산전에서 아쉽게 패널티킥을 놓치긴 했지만, 효율적인 포스트 플레이로 팀에 빠르게 녹아들고 있다.

무엇보다 로페즈와 문선민의 동시다발적으로 폭발하고 있다. 강력한 에너지를 보유한 로페즈와 영리한 문선민이 만들어내는 하모니는 무시무시하다. 두 선수 모두 빠른 기동성도 장착하고 있어 상대 수비는 '멘붕'에 빠지기 일쑤다. 이번 울산전에서도 로페즈와 문선민의 '투맨쇼'로 대승을 거둔 전북이다.

일단 유리한 발판을 마련한 전북이다. 선수단 전체가 워낙 리그 우승에 익숙한만큼 탈환한 선두 자리를 쉽게 내놓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울산이 있기에 우승 경쟁은 리그 마지막 라운드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울산은 이번 시즌 리그 우승을 위해 모든 걸 '올인'한 상태다. 아직 승점 차이도 1점 밖에 나지 않아 빠른 시일 내에 선두 재탈환을 노릴 예정이다.

전북의 승리로 K리그1 우승 경쟁이 다시 소용돌이 안으로 들어왔다. K리그의 왕좌를 가리는 경쟁은 아직 끊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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