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C 헤비급 전 챔피언 스티페 미오치치는 작년 7월 라이트 헤비급 챔피언 다니엘 코미어와의 4차 방어전에서 1라운드 KO로 패했다. 라운드 중반 코미어의 손가락이 미오치치의 눈을 찌르며 경기 주도권이 갑자기 넘어가는 변수도 있었지만 미오치치는 경기 후 변명하지 않고 군말 없이 패배를 인정했다. 그리고 미오치치는 오는 18일(한국 시각) 13개월의 기다림 끝에 도전자의 입장으로 챔피언 코미어와 재대결을 벌인다.

불혹의 나이에 헤비급 타이틀을 차지한 코미어는 4개월 후 데릭 루이스마저 2라운드 서브미션으로 제압하며 타이틀을 방어했다. 이후 브록 레스너, 존 존스 등과의 타이틀전이 추진됐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무산됐고 결국 재대결을 기다린 미오치치를 다시 만나게 됐다. 이미 두 체급 챔피언에 오르며 격투가로서 모든 것을 이뤘다고 자부하는 코미어는 미오치치와의 경기가 은퇴전이 될 수도 있다고 밝히고 있다.

코미어와 미오치치가 맞붙는 메인이벤트 만큼이나 UFC 241 대회에서 격투 팬들이 기다리는 경기는 코메인 이벤트로 열리는 '쇼타임' 앤서니 페티스와 '악동' 네이트 디아즈의 대결이다. 두 선수 모두 포기를 모르는 근성과 화끈한 스타일로 언제나 재미 있는 경기를 보장하는 파이터이기 때문이다. 특히 디아즈는 코너 맥그리거와의 두 차례 맞대결 이후 3년 만의 옥타곤 복귀전이라 많은 격투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평범한(?) 전적에 비해 격투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파이터
  
 네이트 디아즈

네이트 디아즈 ⓒ AFP/연합뉴스

 
2살 위의 형 닉 디아즈와 함께 형제 파이터로 유명한 디아즈는 어린 시절부터 형과 함께 세자르 그레이시 사단에서 종합격투기를 배웠다. WEC와 스트라이크포스에서 라이트급 챔피언을 지낸 길버트 멜렌데즈와 스트라이크포스 미들급 챔피언에 올랐던 제이크 실즈와는 같은 체육관에서 동문수학하는 절친한 사이다. 이들은 활동하는 단체와 상관 없이 서로의 경기가 있을 때마다 세컨으로 함께 참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2004년 WEC를 통해 프로에 데뷔한 디아즈는 스트라이크포스와 WEC, 워리어 컵 등을 오가며 활동하다가 2007년 UFC의 선수육성 프로그램 TUF 시즌5에서 우승하며 옥타곤에 입성했다. 라이트급에서 활약하던 디아즈는 옥타곤 입성 후 파죽의 5연승을 거두며 라이트급의 신성으로 떠올랐지만 클레이 구이다와 조 스티븐스에게 판정으로 패하며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멜빈 길라드를 서브미션으로 제압하며 6연속 보너스를 차지한 디아즈는 당시 라이트급 최고의 파이터 중 한 명으로 군림하던 그레이 메이나드에게 판정으로 패한 후 웰터급으로 올라갔다. 웰터급에서 연승을 거둔 디아즈는 2011년 1월 '스턴건' 김동현의 5연승 제물이 됐지만 경기 막판 체력이 떨어진 김동현을 끝까지 몰아 붙이며 국내 격투 팬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김동현에게 패한 디아즈는 3개월 후 웰터급의 차세대 챔피언으로 불리던 로리 맥도널드에게 다시 한 번 판정으로 패하며 웰터급에서 한계를 느끼고 다시 라이트급으로 돌아갔다. 디아즈는 라이트급 컴백 후 고미 다카노리와 도널드 세로니,짐 밀러를 차례로 꺾고 새로운 라이트급 챔피언에 오른 벤슨 헨더슨에게 도전할 수 있는 권리를 얻었다.

하지만 그 시절 헨더슨의 기량은 정점에 오른 상태였고 헨더슨은 강력한 레그킥과 원거리 공격으로 디아즈의 특기인 좀비복싱을 무력화시키며 여유 있는 승리를 따냈다. 그리고 디아즈는 2013년 4월 조쉬 톰슨의 헤드킥에 무너지며 생애 처음이자 현재까지도 마지막이 된 KO패를 당하고 말았다. 디아즈는 메이나드와의 재대결에서 KO승을 따냈지만 2014년 12월 하파엘 도스 안요스에게 판정으로 패하며 승리와 패배를 반복했다.

맥그리거와 두 번의 혈전 이후 3년 만에 복귀전 치르는 '옥타곤의 악동'

디아즈는 2012년 12월 헨더슨과의 타이틀전부터 2014년 12월 안요스전까지 2년 동안 4경기에서 1승 3패라는 부진한 전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들쭉날쭉한 전적과는 별개로 언제나 두려움 없이 전진하는 디아즈의 화끈한 경기스타일은 격투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2015년 12월 마이클 존슨을 판정으로 제압한 디아즈는 2016년 3월 UFC 최고의 스타 맥그리거와 웰터급 슈퍼 파이트를 가졌다.

디아즈는 1차전에서 1라운드 일방적으로 타격을 허용하고도 좀비처럼 살아나 2라운드 후반 리어-네이키드 초크로 맥그리거의 탭을 받아냈다. 하지만 두 선수의 대립구도는 끝나지 않았고 2016년 8월에 열린 2차전에서는 맥그리거가 판정으로 승리하면서 디아즈와 맥그리거는 1승1패로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디아즈는 곧바로 맥그리거와의 3차전을 요구했지만 야속한 맥그리거는 디아즈를 외면한 채 플로이드 메이웨더와의 복싱대결을 위해 떠났다.

디아즈는 라이트급과 웰터급에서 모두 활약할 수 있는 파이터지만 맥그리거전 이후 주가가 올라가면서 단체가 더욱 다루기 힘든 파이터가 됐다. 디아즈는 맥그리거와의 3차전과 함께 웰터급 챔피언이었던 타이론 우들리와의 타이틀전, 라이트급 상위권 파이터 더스틴 포이리에전처럼 당장 성사되기 어려운 경기들을 요구했다. 그렇게 3년이라는 긴 시간이 흘렀고 UFC 241에서 드디어 페티스와의 대결이 성사됐다.

페티스는 맥스 할러웨이와 포이리에, 토니 퍼거슨 같은 정상급 파이터들과의 경기에서 잇따라 패했던 파이터였다. 하지만 지난 3월 웰터급 랭킹 1위까지 올랐던 스티븐 톰슨을 실신 KO로 꺾는 대이변을 일으키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디아즈는 페티스를 꺾으면 바로 웰터급 랭킹에 진입할 수 있고 페티스 역시 상위권 진입을 노릴 수 있는 만큼 두 선수의 양보 없는 치열한 혈투가 기대되는 경기다.

한편 UFC 241에는 밴텀급에서 활약하는 '미스터 퍼펙트' 강경호가 언더카드 2번째 경기에 출전해 UFC 전적 2승 3패를 기록 중인 브랜든 데이비스를 상대로 연승에 도전한다. UFC에서 활약하는 한국인 파이터들은 지난 6월 정찬성의 KO승을 제외하면 조성빈, 손진수, 최승우, 마동현이 차례로 패하며 분위기가 썩 좋지 않다. 따라서 격투 팬들은 UFC 7년 차를 맞는 중고참 강경호가 한국 파이터의 부진을 씻어주길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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