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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사카 유지 세종대학교 교수(우측)와 정선태 국민대학교 교수(좌측)가 13일 오후 7시 30분부터 역사책방에서 열린 책 '사쿠라진다' 북토크 '일본 우파의 기원과 아베 정권'에서 대담을 나누고 있다. 정선태 국민대학교 교수는 책 '사쿠라진다'를 번역했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학교 교수(우측)와 정선태 국민대학교 교수(좌측)가 13일 오후 7시 30분부터 역사책방에서 열린 책 "사쿠라진다" 북토크 "일본 우파의 기원과 아베 정권"에서 대담을 나누고 있다. 정선태 국민대학교 교수는 책 "사쿠라진다"를 번역했다.
ⓒ 유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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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년간 손자병법은 일본인의 사고방식을 지배해왔다. 지금도 지배하고 있다. 그 사고방식 중 하나가 '강한 상대와 싸우지 말아라. 이길 수 있는 상대와 싸워야 한다'이다. 일본이 아시아를 먼저 침략한 것도 일단 약한 쪽을 먼저 일본의 것으로 하고 힘을 키워서 언젠가 미국하고도 전쟁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쪽(한국)에서 정말 강하게 나가고 이기는 상황이 오면 굴복한다. 물론 '무데뽀'로 나가는 게 아니라 일본의 양보를 끌어내기 위해 강한 외교를 해야 하고, 이렇게 해야만 오히려 평화가 온다. 약하게 행동하면 평화가 아니라 고통의 시대가 올 가능성이 있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학교 교양학부 교수는 13일 오후 7시 30분부터 서울 종로구 역사책방에서 책 <사쿠라진다> '일본 우파의 기원과 아베 정권' 북토크에서 "한국이 강하게 나가면 아베도 굴복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호사카 유지 교수는 2003년 한국으로 귀화한 '일본계 한국인' 정치학자다.

<사쿠라진다>는 전후 70년 동안의 일본 사회를 분석한 책으로 일본의 지식인 우치다 다쓰루와 시라이 사토시와의 대담집이다. <사쿠라진다>의 원제는 '일본전후사론'으로 두 지식인은 전후 70년 동안의 일본인 사상을 분석했다.

이날 북토크는 <사쿠라진다>를 번역한 정선태 국민대학교 교수가 진행했다. 정 교수는 <사쿠라진다>의 원제를 소개하면서 "일본은 전후에 철저하게 미국의 속국으로 살아가는 대신 번영을 보장받았다, 아베는 평화헌법 9조를 바꿔서 전후 체제로부터 탈각하길 원한다"고 간략하게 소개했다. 정 교수에 따르면 아베 정권이 내세운 슬로건 '아름다운 나라로'는 1945년 8월 15일까지 일본을 지탱했던 '대일본제국헌법'으로 다시 돌아가자는 뜻이다.

호사카 유지 교수 "사무라이의 사고방식, 손자병법에서 기초"
 
 호사카 유지 세종대학교 교수가 13일 오후 7시 30분부터 역사책방에서 열린 책 '사쿠라진다' 북토크 '일본 우파의 기원과 아베 정권'에서 발언하고 있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학교 교수가 13일 오후 7시 30분부터 역사책방에서 열린 책 "사쿠라진다" 북토크 "일본 우파의 기원과 아베 정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유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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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카 유지 교수는 한국에 전해진 손자병법의 한 구절인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은 사실 오역이라면서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불태"라는 말로 정정했다. 호사카 유지 교수에 따르면 사무라이 문화가 700년간 지배해왔고 그 사무라이 사고방식의 중심에는 손자병법이 자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치 한국 사람들이 유교 경전을 외워서 유교적인 인간이 되는 걸 목표로 했듯이 무사들은 손자병법을 외우면서 병법의 귀재가 되는 걸 택했다. 손자병법에는 '전쟁할 상대는 나보다 약한 사람이 아니면 안 된다. 강한 적하고 전쟁하면 안 된다'고 나와 있다. 미국이 아닌 약한 상대를 골라서 싸우라는 것이다. 미국이 일본 외무성의 사람들에게 어떤 지시를 내리면 이를 거스를 수 없다고 한다. 물론 1945년까지 일본은 완전히 이성을 잃어서 미국과 싸웠다. 그때는 사무라이 정신이 마비돼있을 때다. 일왕이 신이었기 때문에 신을 위해 싸운다는 종교적인 생각이 손자병법 이상으로 정신 상태를 지배하고 있었던 것이다.

일본은 옛날부터 지진도 많고 화산폭발도 많았다. 하도 재해가 일어나니 목재로 만든 텐트를 등에 업고 이동했다. 일본인은 현재도 언제 어디서 일어날지 모르는 위험에 노출돼있다. 무사들은 아침에 나가면 살아돌아올 수 있는지 모른다. 그런 생활을 하다 보니 일본인들은 위에 있는 사람에게 굴복해야 했다. 한국도 마찬가지지만 왕에게 상소를 올릴 수 있었지 않나. 일본은 상소를 올릴 때도 할복을 하고 올려야 한다. 상당히 불합리하다고 볼 수 있다. 억눌린 것들이 폭발하면 집단 자살과 같은 충동이 나올 수 있다.

독일에도 1차 세계대전 이후 이러한 충동이 있었다. 1차 세계대전 이후 패전국이 되고 새로운 독일을 만들겠다면서 일어선 게 히틀러다. 독일은 두 번을 완벽하게 망했기 때문에 정신 차렸다. 하지만 일본은 아직 한 번밖에 망하지 않았다. 이게 무서운 것이다. 일본 사람들은 일본이 이겼더라면 현재와 같은 세계는 없다고 생각한다. 전쟁 범죄 행위가 아니라 패배한 게 나빴다고 생각한다. 물론 아베가 히틀러가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굉장히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일본 군대를 부활시켜서 아름다운 일본을 만들어 2차 세계대전의 열등감을 씻어내겠다는 것이 아베가 꿈꾸는 다음 세계인 것이다."


호사카 유지 교수는 과거 일본의 사상으로부터, 특히 그 중에서도 손자병법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요새 일본에서 한국의 대응에 놀라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만일 아베 정권이 이대로 물러선다면 정권(기반)이 붕괴한다. 그러니 아베는 절대로 물러나지 않기 위해 '무언가'를 갖고 나올 것이다. 우리가 거기에서 물러나면 아베 정권이 연장된다. 어딘가에서 이긴다면 아베 정권은 물러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

일본의 양보를 이끌어내기 위해서 강한 외교를 하는 건 불법도 아무것도 아니다. 이렇게 해야만 평화가 온다. 약하게 행동하면 평화가 아니라 굉장히 심한 고통의 시대가 올 가능성이 있다. '노 재팬'이 아닌 '노 아베'다. 구별해야 한다."


일본 사회가 정치에 관심이 없는 이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7월 24일(현지시간) 일본 도쿄에서 열린 2020년 도쿄 올림픽 기념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7월 24일(현지시간) 일본 도쿄에서 열린 2020년 도쿄 올림픽 기념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 연합뉴스/U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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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카 유지 교수는 아베 일본 총리를 두고 정통적인 보수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1951년 일본과 연합군 사이에 맺어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수용 이후 일본은 주권을 회복하고, 당시 일본의 보수 주류는 패전국으로서의 정체성을 받아들이고 전쟁을 못 하게 만든 평화헌법 역시 받아들인다. 일본의 정통 보수는 군사대국과 정치대국을 꿈꾸지 않고 미국에 안보를 의존하면서 경제 대국으로서 부흥하는 것을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후 만주국을 만든 사람이자 아베 총리의 외할아버지인 기시 노부스케가 1957년부터 3년간 수상을 지내면서 이른바 '기시 라인'이 득세하기 시작했고, 그러면서 극우파가 조금씩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일본에는 한국과 달리 아베 총리처럼 2세나 3세 정치인이 많다. 호사카 유지 교수는 일본인들은 정치를 가업을 잇는 개념처럼 생각하기 때문에 '3세 정치인'이면 '진정한 정치인'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일본에 '노 아베'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했지만 200~300명 수준이다. 왜 그렇게 소극적일까. 한국에서는 지금도 정치에 불만이 있다면 길거리에 나와서 시위를 한다. 일본은 정치에 불만이 생기면 잊어버린다. '지지정당 없음'이라고 대답하는 일본인들이 45%에서 60% 가까이 나타난다. 아마 보통 일본인들에게 한국 수출전쟁 문제를 물어봐도 모를 것이다. 이것 역시 일본의 문화적인 면이라고 이해해야 한다.

봉건 사회가 너무 길었기 때문이다. 한국은 과거제도가 있어서 공부를 잘하면 출세가 가능했다. 일본은 과거제도가 없고 세습으로 우수한 사람을 뽑았다. 그러다 보니 일본은 민주사회가 아니라 귀족제에 가깝다. 일본은 지금도 선거구를 세습한다. 손자에게까지 물려준다. 한국은 2세 3세 정치인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이런 점이 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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