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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은수미 성남시장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은수미 성남시장
ⓒ 박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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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은수미 경기 성남시장에게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150만 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12일 오후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정치 활동에 이런 자원봉사가 허용되면 탈법적으로 악용될 수도 있다"면서 재판부에 이같이 요청했다.

앞서 검찰은 은 시장이 20대 총선 이후인 2016년 6월부터 1년간 조직폭력배 출신 이아무개씨가 운영한 '코마트레이드'로부터 차량과 기사를 제공받아 90여 차례에 걸쳐 교통비 상당의 정치자금을 불법 수수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자원봉사자 여부가 쟁점... "몰랐을 리 없다" vs. "몰랐다"

당시 이씨와 같은 회사에 임원으로 있던 배아무개씨가 은 시장에게 '자원봉사자'라며 최아무개씨를 소개해줬고 최씨는 이 회사로부터 렌트차량과 함께 월급을 받았다.

이에 대해 검찰은 "당시 피고인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운전기사였을 것"이라며 "배씨와 이씨를 신뢰하지 않고선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또 최씨가 당내 조직위원회 등에 소속되지 않고 1년 넘게 수행한 점 등을 근거로 은 시장이 그를 단순 자원봉사자로 인식했을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했다.

반면 은 시장은 일관되게 혐의를 부인해왔다. 이날 피고인 신문에서 은 시장은 "중원구지역위원장 시절 지역위원회에서 운전 자원봉사를 한 분이 10여 명이고 최씨는 그중 한명이었다"라며 "최씨가 코마트레이드로부터 차량과 급여를 받는지도 전혀 몰랐다"고 주장했다. 덧붙여 주차비나 주유비, 톨게이트 비용 등을 내주지 않았던 건 자신이 부담하면 기부행위가 돼 위법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은 시장의 변호인은 "피고인은 20대 총선 낙선이후 방송과 강연으로 생계를 이어왔고 고문후유증으로 운전을 하지 못한다"면서 "배아무개씨와 최아무개씨는 차량제공과 관련된 사실을 은 시장에게 얘기한 적 없다고 했다. 이는 매우 중요한 사실로 관련사항을 은 시장은 전혀 알지 못했고 알 수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정치자금법이 이런 것까지 자발적인 것까지 정치자금법 부정수수라고 하는 것 옳지 않다"며 "피고인의 잘못이라면 사회운동 등으로 현실정치의 민낯을 모르는 것"이라며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최후진술에서는 은 시장이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이번 일을 겪으며 '사람을 믿지 마라'는 조언을 많이 들었지만 제게는 여전히 사람이 소중하다"라며 "비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지듯 재판을 통해 사실이 밝혀지고 정의가 실현된다면, 정치에 대한 불신보다는 제대로 된 정치를 통해 세상을 바꾸겠다는 흐름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선고 공판은 내달 2일 오후 2시 수원지법 성남지원 4호 법정에서 열린다.

다음은 은 시장 최후진술 전문.
 
 공판에 출석 전 자신의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는 은수미 성남시장
 공판에 출석 전 자신의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는 은수미 성남시장
ⓒ 박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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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재판장님, 마지막 진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프고 비통했던 시간을 떠올리고 개인적 소회를 토로하기 보다는 제가 어떤 불법·부정행위도 하지 않았고 부끄러운 일을 한 적도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말씀드리는 것으로 이 기회를 쓰고자 합니다. 

매일 수십 명 혹은 그 이상의 사람을 만나 인사하고 명함을 교환하며 사진을 찍고 덕담을 나누는 것이 정치인입니다. 특정 기업의 이름을 기억하거나 특정 관계를 알기 어렵습니다. 누군가는 의도적으로 접근해서 몰래 사진을 찍고 녹취를 한다는 것을 이번 사건을 통해 알았지만 그것은 극히 일부이며 여전히 다수의 사람들은 선의로 움직인다고 믿습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의 자발적 참여야말로 지역 정치를 유지하는 힘이기 때문입니다. 

2004년 지구당이 폐지되면서 후원금은커녕 사무실도 만들 수 없게 된 지역위원회는 전적으로 당원들의 자발적 참여와 봉사에 의존해왔습니다. 차량제공부터 현수막 게첩까지 심지어 회의나 식사비용도 스스로 부담하며 헌신하는 당원들의 자원봉사가 아니라면 지역위원회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저는 당연히 최00씨도 그런 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번 일을 겪으며 "사람을 믿지 마라"는 조언을 많이 들었지만 제게는 여전히 사람이 소중합니다. 정치에도 진심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고통과 억울함에 눈이 가려 과도한 불신에 빠져들거나 위축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는 운전을 하지 못합니다. 운전면허를 따서 운전을 한 적도 있지만 올림픽대로 한복판에서 숨을 쉬기 어려울 정도의 공포에 사로잡혀 차를 세운 후 운전을 포기했습니다. 안기부에서 당했던 지독한 고문과 감옥에서의 대수술, 긴 수감생활과 병치레의 후유증이라고 합니다만 여전히 정확한 원인은 모릅니다. 워낙 차에 흥미가 없는데다가 운전마저 하지 않는 탓에 차종이나 차번호에 무관심합니다. 무엇이 렌트차량이고 무엇이 아닌지는 더더욱 알지 못합니다. 또 최00씨도 다른 당원들처럼 당연히 자신의 차량을 운전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렌트차량을 운전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오히려 비정상적이지 않겠습니까.

15년 전, 지구당을 폐지하는 정당법 개정안 통과를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강력하게 반대하셨습니다. 국회에 보낸 공개서한에서 대통령은 국민들이 정당에 참여하는 가장 중요한 통로이자 정당정치의 주춧돌인 지구당을 없애면 '대중'정치가 '개인'정치로 전락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대통령과 뜻을 같이했던 정치인들은 지구당을 폐지하면, 후보 개인의 당락에 정치의 초점이 맞춰져 내편 니편이 없는 공격과 음해가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걱정했습니다. 제 사건을 보며 결국 그 우려가 현실로 드러났고 은수미는 희생양이 되었다고 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저 역시도 비통함을 견뎌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비수처럼 날아드는 막말과 혐오 앞에서 이 땅의 인권과 정의, 사람의 존엄함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던 동료와 선후배들이 떠올랐습니다. 우리가 지키고 만들고 믿어온 것이 헛되었던 것일까요. 

죽을 고비를 넘겼던 젊은 시절의 수감생활이 제게는 또 다른 성찰의 시간이었듯 이 사건 역시 그러했습니다. 저는 사람들의 다양한 아픔과 고통에 더 민감해졌습니다. 지독한 의혹과 소문 속에서도 저를 지지하고 당선시켜주신 분들이 가진 믿음과 소망에 부응하고자 더욱 노력하게 되었습니다. 한번은 더 믿어주고 기다려주는 버릇도 생겼습니다.  

게다가 공정한 재판을 받으며 진실을 규명할 수 있다는 희망이 제게는 있습니다. 그래서 지난 1년 4개월 동안 정치적 발언을 삼가고 말을 아꼈습니다. 시정에 집중하고 공인으로서 명예롭게 일하고자 노력했습니다. 그것이 제가 추구하는 정치이기도 합니다. 

비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지듯 재판을 통해 사실이 밝혀지고 정의가 실현된다면, 정치에 대한 불신보다는 제대로 된 정치를 통해 세상을 바꾸겠다는 흐름이 한층 강화될 것입니다. 긴 이야기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정치인으로 시민에게 봉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 경기 미디어리포트에도 송고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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