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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공약을 설명하고 있는 앤드류 양
 자신의 공약을 설명하고 있는 앤드류 양
ⓒ 앤드류 양 유트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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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3일 미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에서는 후보 선출을 위한 TV토론이 한창이다. 민주당 예비선거에 모두 25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오는 9월 12일~13일 3차 TV토론회부터는 13만 명의 기부자 수를 확보하고, 4개 여론조사에서 2% 이상의 지지율을 얻어야 참가 자격을 획득할 수 있다.

현재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엘리자스베스 워렌 매사추세츠주 연방상원의원, 카말라 해리스 캘리포니아주 연방상원의원, 버니 샌더스 버몬트 연방 상원의원 등 2위 그룹이 맹추격 중이다.
  
그런데 당초 3차 TV토론회 진출이 불분명했던 군소후보 중 하나인 앤드류 양이 지난 7월 30~31일 실시된 2차 TV토론회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그가 돋보일 수 있었던 것은 '보편적 기본소득'(UBI)을 공약으로 제시해 미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었기 때문이다. UBI란 직업, 소득 수준에 상관없이 18세 이상 모든 미국 시민에게 월 1000달러(약 121만 원) 현금을 지급하겠다는 공약이다. 그는 '보편적 기본소득'(UBI)에 필요한 재원은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등 신흥 IT 기업들로부터 거둘 계획임을 밝혔다.

그는 '보편적 기본소득'(UBI) 외에도, 타임뱅크를 기반으로 한 '사회적 디지털 통화(Social Digital Currency)'의 도입, 전 국민 의료보험 정책인 무상의료 '메디케어 포 올'(Medicare For All),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미 정부의 투자, 낙태권 보장, 성소수자 보호, 총기 규제 및 안전기술 확보 등 진보적인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이민 정책에서도 미국에서 장기간 거주한 불법 이주자들도 전과가 없을 경우에는 미 시민권을 딸 수 있는 '18년의 길'을 지지함으로 트럼프와 각을 세우고 있다.

"기본소득, 분명히 필요" 일론 머스크도 공개 지지
  
앤드류 양의 저서 '보통 사람들의 전쟁'은 지난 1월 국내에 번역 출간되어 기본소득, 타임뱅크 등 미 대선 후보로 나선 앤드류 양의 정치철학이 소개되어 있다.
 앤드류 양의 저서 "보통 사람들의 전쟁"은 지난 1월 국내에 번역 출간되어 기본소득, 타임뱅크 등 미 대선 후보로 나선 앤드류 양의 정치철학이 소개되어 있다.
ⓒ 흐름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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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류 양은 지난 1월 번역 출간되어 베스트셀러에 오른 <보통 사람들의 전쟁>의 저자로 국내에 이미 알려진 바 있다. 그 책을 통해 앤드류 양은 4차 산업 혁명이 미국 사회를 어떻게 뒤흔들 것인가를 진단하고 그 해결책으로 자유 배당, 보편적 기본소득, 타임뱅크(시간은 새로운 개념의 화폐다), 인간적 자본주의, 새로운 시민 정신 등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을 보면 앤드류 양의 삶과 정치 철학을 엿볼 수 있다.

앤드류 양은 평소 기본소득을 지지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로부터 공개 지지를 받기도 했다.
  
트윗을 통해 일론 머스크는 평소 자신의 소신인 '보편적 기본소득'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앤드류 양을 공개지지 하고 나섰다.
 트윗을 통해 일론 머스크는 평소 자신의 소신인 "보편적 기본소득"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앤드류 양을 공개지지 하고 나섰다.
ⓒ 일론 머스크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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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현지 시각) 정치평론가 댄 칼린이 인용한 앤드류 양의 트윗에 "나는 양을 지지한다(I support Yang)"는 답글을 달아 공개 지지했다. 머스크는 이전에도 다른 트윗에서 앤드류 양의 기본소득 주장에 대해 "분명히 필요하다(obviously needed)"며 찬성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렇다면 앤드류 양은 어떤 인물일까?

뉴욕주 출신인 양은 대만계 미국인으로 민주당 대선후보 중 유일한 아시안이다. 한자 이름은 楊安澤(양안택)이고, 중국 발음으론 '양안제'이다. 브라운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했고, 컬럼비아 로스쿨을 졸업 후 대형 법무법인에서 변호사로 활동했다. 그 후 '미국을 위한 합작(Venture for America)'이란 비영리 단체를 설립 최고경영자로 일했다. '벤처 포 아메리카'는 창업 현장 경험 및 창업 지원을 제공하는 일종의 창업인턴 프로그램이다.

그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 2012년 '변화의 챔피언', 2015년엔 '글로벌 기업정신을 위한 대통령 특사'에 각각 임명되기도 했다.

앤드류 양은 지난 5월만 해도 각종 조사에서 1% 지지율에 그쳤다. 그러나 2차 TV 토론 후 지난 7월 21~23일 진행된 폭스뉴스 여론조사에서는 3% 지지율을 획득했다. 덕분에 그는 아홉 번째로 3차 TV토론회 진출 자격을 갖게 되어, 보편적 기본소득(UBI) 캠페인을 이어갈 수 있게 되었다.

'무모한 도전'이 기적될까... 민주당 내 인지도는 '아직'

그동안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앤드류 양을 모르고 있었다. 비즈니스인사이더(BI) 설문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유권자 25%만이 앤드류 양의 이름을 들어봤다고 응답했을 정도이다. 하지만 유세 과정을 통해 미 유권자들은 그의 주장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앤드류 양은 무인 자율자동차가 보편화되면 약 350만 명의 트럭운전 노동자, 그리고 모텔, 주유소 등의 관련 사업에서 일하는 500만 명에 이르는 노동자 등 전체 800여만 명의 일자리를 잃을 수 밖에 없다고 전망한다. 그러면서 월 1000달러 보편적 기본소득(UBI)의 도입만이 파국을 막을 수 있다며 미 유권자의 지지를 촉구하고 있다.

과거 2002년 국민참여경선에서 지지율 2%의 만년 꼴찌 후보 노무현이 골리앗 같은 지지율의 대세 후보 이인제를 누르고, 대선 후보 1위가 되고 마침내 대통령이 되었던 것처럼 앤드류 양은 미국의 노무현이 될 수 있을까?

과연 그의 무모해 보이기까지 한 도전이 언제까지 진행될 수 있을지? 그가 주장하는 보편적 기본소득(UBI)이 현실이 될 수 있을지 미 대선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브런치에도 게재됩니다.


태그:#앤드류 양, #보편적 기본소득, #미국 2020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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