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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중고등학생진보동아리총연합회(중고생진동)가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사직동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지역 학생 1742명에게 진행한 학생인권조례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중고생진동 대표지도선배인 최준호씨가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전국중고등학생진보동아리총연합회(중고생진동)가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사직동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지역 학생 1742명에게 진행한 학생인권조례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중고생진동 대표지도선배인 최준호씨가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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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립 중학교 여학생은 폭염경보 날 수업시간에 1분 늦었다고 햇볕이 내리쬐는 야외에서 '앉았다 일어나'를 70회 받았다."

"서울지역 한 사립 특성화고에서는 입학할 때 학부모에게 '장려금' 명목으로 돈을 걷고, 내지 않은 학생들을 차별했다."


학생들 스스로 진행한 학생인권조례 실태조사에서 나온 체벌·차별 제보 사례다.

전국중고등학생진보동아리총연합회(아래 '중고생진동')는 12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사직동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지역 중·고등학생 1742명에게 진행한 학생인권조례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시 중·고생 70% "학생인권조례 있는지 몰라"

중고생진동은 지난 7월 14일부터 8월 3일까지 20일간 서울지역 432개 학교 1742명을 대상으로 각 학교에서 학생인권조례가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를 통해 온라인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지난 2011년 3월부터 서울시 학생인권조례가 시행된 지 8년이 지났지만 중·고등학생 약 70%는 조례가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하지만 학생인권조례를 지지한다는 응답은 96.4%로 압도적이었다.

학교에서 차별받은 적이 없다는 학생은 58.4% 에 그쳤고 나머지 학생들은 성적(29.6%, 아래 복수선택)과 성별(19.6%), 신체조건(11.7%), 징계기록(9.6%), 사회적 신분(5.0%), 종교(4.0%), 정치적 성향(3.8%), 가족상황(3.4%), 출신지역(2.5%) 등 다양한 이유로 차별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전국중고등학생진보동아리총연합회(중고생진동)가 12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사직동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지역 학생 1742명에게 진행한 학생인권조례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전국중고등학생진보동아리총연합회(중고생진동)가 12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사직동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지역 학생 1742명에게 진행한 학생인권조례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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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벌, 방과후 강제 수업 줄었지만 여전... 두발·복장 규제는 제자리

특히 교사에게 체벌을 받았다는 응답도 16.6%(아래 복수선택)였고, 언어폭력(27.4%), 단체기합(24.7%), 손들기, 기마자세, 엎드려뻗쳐 같은 간접 체벌(25.7%)을 경험한 학생도 각각 1/4로 나타났다. 체벌이나 언어폭력 등을 받은 적 없다는 학생은 48.0%로 절반에도 못 미쳤다. 하지만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제6조는 "학생은 체벌, 따돌림, 집단괴롭힘, 성폭력 등 모든 물리적 및 언어적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학생인권조례 9조에 따라 강제적인 보충수업이나 야간자율학습을 받은 적이 없다는 응답은 84.0%로 비교적 높았지만, 17% 정도는 여전히 강제로 보충수업(11.8%)이나 야간자습(5.3%)을 받는다고 응답했다.

두발 규제나 복장 규제를 받고 있다는 응답은 각각 83.3%, 92.8%에 달했다. 일부 학교에서는 머리카락이 지나치게 짧거나 길다는 이유로 벌점을 주겠다고 학생을 협박하거나, 전교생을 강당에 모아놓고 머리카락 길이를 재는 일도 여전했다. 화장 규제도 75.4%에 달했고 한 여자고등학교에선 선크림조차 허용하지 않고 있었다. 휴대폰을 강제 수거하는 응답도 77%로 나타났다.

이밖에 60.3%는 소지품 압수를 경험했고, 8.5%는 교사가 다이어리나 일기장을 강제로 열람했다고 응답했다. 양심에 반하는 반성문 쓰기를 강요받은 학생도 40%에 달했고, 14.7%는 학교에서 특정종교를 강요받았다고 응답했다. 일부 학교에서는 학교 비판이 오가는지 학생들의 SNS를 수시로 감시하고, 한 학교에선 학생들을 강당에 모아놓고 학교에 대해 안 좋은 이야기를 하면 명예훼손으로 고발하겠다고 경고했다고 한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면담... "학생인권조례 위반 학교 조사-처벌 요구"

이번 조사를 진행한 중고생진동은 지난 2017년 박근혜 퇴진 촛불집회 당시 거리로 나온 '촛불 중고생'들이 결성한 중고생 사회단체로, 현재 전국에서 300여 명, 서울에서 50여 명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도 비가 오는 와중에도 학생 10여 명이 참석했다.

'박근혜퇴진중고생촛불집회' 대표학생 출신인 중고생진동 대표지도선배 최준호(21)씨는 "아직까지 대다수 학교에서 학생인권조례가 지켜지기는커녕 여러 폭력과 인권침해가 난무하는데 여론은 교내에서 학생인권이 너무나도 잘 보장된 나머지 교권이 무너지고 있다고 여기고 있다"면서 "교권침해는커녕 아직까지 교문 안은 학생들에게 공포의 공간이라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중고생진동은 이날 오전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을 직접 만나,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전달하고 ▲ 학생인권조례 위반 제보가 있었던 429개 학교에 대한 조사와 처벌, ▲ 인권침해를 행한 학교장과 교사들의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 ▲조사 과정에서 학생에게 불이익받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교내 학생인권교육을 강화하고 학생인권조례를 학생들에게 알리는 한편, 중고등학생 단체와 상시적인 대화 창구를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

 
 전국중고등학생진보동아리총연합회(중고생진동)가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사직동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지역 학생 1742명에게 진행한 학생인권조례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조서희 중고생진동 학생인권위원회 부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전국중고등학생진보동아리총연합회(중고생진동)가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사직동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지역 학생 1742명에게 진행한 학생인권조례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발언 중인 조서희 중고생진동 학생인권위원회 부위원장 뒤편으로 서울시교육청에 걸린 "잊지말자 지금 네가 열고 들어온 문이 한때는 다 벽이었다는 걸"이란 문구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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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선(17) 중고생진동 학생인권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우리는 지금까지 학교에서 부당한 일을 당하더라도 자신에게 피해가 올까 두려워 말하지 못하고 그저 쉬쉬하며 넘어가야 했다"면서 "앞으로 우리가 적극적으로 학생인권조례 이행을 요구해 실제로 우리 삶을 바꾸는 경험을 성취하면 우리들이 사회에 나가서도 부당한 것으로 두고 '노'라고 외칠 수 있는 당당한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서희(18) 학생인권위 부위원장도 "우리는 그저 헌법상 보장된 최소한의 권리를 바랄 뿐"이라면서 "매 맞지 않고 머리 기르고 싶은 대로 기르고, 원하는 대로 화장하며 살 수 있는 삶, 그저 사람다운 삶을 보장받고 싶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최준호씨는 "학생인권을 생각해주는 교육감이 서울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당선했지만 교육청의 힘만으로 세상을 바꾸기에 역부족"이라면서 "지난 촛불집회 때 중고생들처럼, 학생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서로 뭉치고 단결해 부조리한 사회에 맞서 저항하자"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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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교육, 인권 분야를 주로 맡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