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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에서 바라본 광양 배알도 전경
 하늘에서 바라본 광양 배알도 전경
ⓒ 광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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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솔 부는 바닷바람과 강바람을 맞으며 걸어도 좋고, 자전거를 타고 휑하니 내달려도 좋은 곳이 있다. 섬진강 끄트머리에 있어 남해 바다와 연결된 광양시 태인동 '배알도수변공원'. 이곳 맞은편에는 참외 배꼽마냥 둥그렇게 솟아 있는 배알도(排謁島)라는 아주 작은 무인도가 있다.

배알도는 섬진강 하류 태인도의 가장 북쪽에 있는 섬이다. 이 섬은 면적 0.8ha, 높이 25m의 아주 작은 바위섬이다. 대동여지도 등 옛 지도에는 뱀이 많아서 그랬는지 배알도를 사도(蛇島, 뱀섬)로 표기했다고 한다.

'배알도'라는 섬 이름은 진월면 망덕리 망덕산에 있는 천자를 향해 절을 하는 모습을 본떴다고 한다. 무인도인 배알도는 예전에는 배를 타고 가야 했다. 가끔 소싯적에 수변공원에서 섬까지 헤엄쳐 건넜다는 영웅담을 간혹 듣기는 하지만 섬과 육지 사이의 거리가 300m는 족히 넘어 헤엄치기에는 버거운 거리다.

300m 해상다리, 전면 개방된 광양 유일의 섬
 
 백사장에서 바라본 배알도
 백사장에서 바라본 배알도
ⓒ 이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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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요즘에는 튼튼한 두 다리로 언제든지 배알도를 갈 수 있다. 광양시는 지난 7월 배알도와 수변공원을 잇는 약 300m 길이의 해상다리를 설치, 광양 유일의 섬 배알도를 전면 개방했다.

다리를 건너다 잠시 멈춰 다소곳이 부는 바닷바람을 느껴본다. 한여름 소금기 먹은 습기 가득한 바닷바람이 온 몸을 끈적이게 하지는 않을까 싶었지만 시원한 바닷바람 덕택에 불쾌함은 느껴지지 않는다.

가만히 서서 다리 아래를 바라보니 눈을 어지럽히는 잔잔한 물결 때문에 현기증이 난다. 그럴 때는 저 멀리 하늘과 바다를 보면 금방 어지럼증이 없어진다. 몽글몽글 솟아난 뭉게구름과 파란하늘, 그리고 푸른 바다는 어쩜 저리 잘 어울릴까. 한동안 바닷바람과 함께 자연이 주는 푸름을 감상하고 있으니 마음이 한결 평온해진다.  
 
 배알도로 이어진 다리. 길이는 약 300m 정도 된다.
 배알도로 이어진 다리. 길이는 약 300m 정도 된다.
ⓒ 이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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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알도에 다다르면 사람 손길이 가지 않은 울창한 나무들과 섬 꼭대기까지 연결된 나무 계단이 기다린다. 계단을 따라 한 발짝 한 발짝 움직이다 보면 금세 섬 정상에 다다른다. 섬 정상에는 해운정(海雲亭)이라는 조그마한 정자가 있다.
 
 배알도 정상에 있는 '해운정'
 배알도 정상에 있는 "해운정"
ⓒ 이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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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정은 1940년 건립했지만 1959년 9월 태풍 '사라'에 붕괴, 흔적만 남은 상태로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다 최근에 복원했다. 해운정을 중심으로 남쪽을 바라보면 남해바다와 섬진강, 경남 하동군이, 북쪽으로는 진월면 망덕포구가 보인다.
 
 배알도에서 바라본 바다. 푸른 하늘과 파란 바다, 그리고 뭉게구름이 한폭의 그림 같다.
 배알도에서 바라본 바다. 푸른 하늘과 파란 바다, 그리고 뭉게구름이 한폭의 그림 같다.
ⓒ 이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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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덕포구에는 윤동주 시인의 유고를 보관, 세상에 시인의 작품을 선보일 수 있게 했던 '윤동주 유고 보존 정병욱 가옥'이 있다. 광양시는 배알도와 망덕포구를 잇는 현수교식 해상다리를 오는 2021년까지 완공할 예정인데 이 다리가 완공되면 '태인동 배알도수변공원-배알도-진월면 망덕포구'가 연결된 해상 관광 명소가 탄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백사장에 남기는 추억 

배알도에서 한소끔 쉬었다가 되돌아오는 길에 아기자기한 백사장을 들렀다. 배알도 백사장은 바다와 섬진강이 연결된 길목이어서 파도는 치지 않고 잔잔한 물결만 조용히 넘나들고 있다. 물맛은 짜디짠 바다인데 잔잔한 물결을 보면 강처럼 보인다.
 
 배알도 수변공원 백사장
 배알도 수변공원 백사장
ⓒ 이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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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이곳은 해수욕장으로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지금은 물놀이를 하면 절대 안 된다. 물살이 세고 강바닥 곳곳이 패여 있어 익사 사고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물놀이 대신 조그마한 백사장을 사부작사부작 걸어보는 것으로 피서의 분위기를 즐겨본다. 맨발로 모래를 걷는 재미… 발가락 사이로 모래가 스며들고 발목까지 움푹 파이는 푹신한 감촉은  까끌까끌하면서도 묘한 느낌은 자꾸만 걷게 한다.    
 
 백사장에 발자국이라는 추억을 남긴다.
 백사장에 발자국이라는 추억을 남긴다.
ⓒ 이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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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볕이 쨍쨍 내리쬐지 않은 날씨여서 모래는 적당히 따뜻하게 데워져 있다. 뒤를 돌아 남긴 흔적을 살펴본다. 생각보다 발자국이 깊게 파여 있다. '모래가 흐물흐물 한 걸까? 살을 빼라는 신호일까?' 모래가 흐물흐물하기 때문이라며 애써 부인하지만 내 시선은 어느새 불룩한 아랫배에 향해 있다. 파도가 없으니 모래사장에 남긴 발자국은 누가 흩트리지 않는 한 오래 간다.

백사장을 나오면 배알도 수변공원이다. 이곳은 소나무가 공원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소나무 사이로 산책로가 있고, 자전거길도 있다. 배알도 수변공원은 섬진강 자전거길의 시작점이자 종착점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자전거 투어를 시작하면 전북 임실 섬진강댐인증센터까지 약 148km를 달리는 섬진강 종주를 할 수 있다. 때문에 주말이면 자전거 동호인들이 이곳을 많이 찾는다.

가을의 길목인 입추(8일)가 지났다. 30도를 훨씬 웃도는 뜨거운 기운이 온 몸을 지치게 하지만 백사장 한번 밟아보고, 바닷바람 한번 쐬어보는 것으로 올 여름을 또 한 번 이렇게 보낸다. 올 겨울, 이곳을 오면 얼마나 세찬 바닷바람이 기다리고 있을까. 온 몸을 단단히 무장하고 겨울 바닷바람을 맞으러 다시 한 번 찾아오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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