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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지에 감옥에 갇혔습니다. 3년을 감방에서 살아야 했습니다. 함께 갇힌 대부분의 다른 사람들, 천도교와 기독교를 대표하던 사람들은 읽기 쉽게 한글로 쓰인 책들을 보고 있었습니다. 혼자 한자로 된 책을 보고 있노라니 이 책을 한글로 번역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출소 후, 번역을 시작했습니다. 어려운 한자는 한글로 옮겨 쓰고, 한자 속에 똬리를 틀 듯 담겨져 있는 뜻들 또한 누구라도 쉽게 알 수 있도록 한글로 술술 풀어 설명하였습니다. 기미년 3·1 독립운동 민족대표 33인 중 한 분이셨던 백용성 스님이 금강경을 번역하게 된 동기입니다.
 
 <백용성의 금강경 강의>(지은이 백용성 / 풀이 김호귀 / 펴낸곳 도서출판 어의운하 / 2019년 7월 30일 / 값 16,500원)
 <백용성의 금강경 강의>(지은이 백용성 / 풀이 김호귀 / 펴낸곳 도서출판 어의운하 / 2019년 7월 30일 / 값 16,500원)
ⓒ 도서출판 어의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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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용성의 금강경 강의>(지은이 백용성, 풀이 김호귀, 펴낸곳 도서출판 어의운하)는 1936년 9월 30일, 백용성 스님이 경전을 널리 보급하기 위하여 삼장역회에서 번역하여 출간한 것을 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HK교수로 재직 중인 김호귀 교수가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언어와 맞춤법으로 정리하고, 뜻풀이 또한 시대적 흐름에 맞춰 새롭게 각주를 달아 출간한 책입니다.
 
삼장역회(三藏譯會)는 백용성 스님이 감방살이를 하며 유독 불경만이 한글로 번역된 것이 많지 않음을 실감하고, 감방살이를 끝내고 출소한 1921년, 불교경전을 번역하기 위한 사업을 실행하기 위하여 만든 단체입니다.
 
금강경은 글자 수가 5000여 자 밖에 되지 않으니 그렇게 장구한 경전은 아닙니다. 하지만 다이아몬드(금강석)가 작지만 값나가고, 보석중의 보석인 것처럼 금강경이 그렇습니다. 경전의 두께가 두툼하지는 않지만 경전 중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경전중의 경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중요한 경입니다.
 
백용성 스님은 붓다와 제자 사이의 대화 형식으로 되어 있는, '정신적인 깨달음은 초월적인 이성에 의존한다'는 내용의 금강경을 113단락으로 나누고, 112곳에 해석을 덧붙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질문 : '반야'는 우리말로 번역하면 '지혜'라는 말이다. 무엇을 지혜라 말하는가.
답변 : 허공은 법을 설하지도 못하고 법을 듣지도 못하며, 지·수·화·풍으로 이루어진 육체는 원래 무정한 것으로 마치 목석과 같아서 법을 설하지도 못하고 법을 듣지도 못한다.(중략)

이 형상이 없는 일물一物이 진공의 하늘에 빛나며 묘유의 땅을 비추어 내·외에 한줄기 광명이 분명하게 밝으며 행行·주住·좌坐·와臥 및 어語·묵黙·동動·정靜에 분명히 밝아서 항상 알기 때문에 반야라고 한다. 그래서 반야는 곧 지혜이다. -<백용성의 금강경 강의>,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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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로 된 금강경을 누구나 쉽게 읽으며 새길 수 있게 한글로 번역한 이 책은 조국독립을 위해 기꺼이 민족대표가 되어 3년 동안이나 옥고를 치른 출가수행자, 백용성 스님이 옥살이를 하며 다졌던 각오의 결과물일 수도 있습니다.
 
출가수행자로서의 구도(求道)로 글자 하나하나에 담긴 뜻까지 풀어내 번역한 금강경이지만 이 또한 시대가 흐르고 세태가 달라지며 시나브로 달라졌거나 어색해진 부분이 없지 않을 것입니다.
 
이 책, <백용성의 금강경 강의>(지은이 백용성, 풀이 김호귀, 펴낸곳 도서출판 어의운하)은 100여 년 전에 백용성 스님이 번역한 금강경에서 시대의 산물처럼 조금 달라졌거나 어색해진 부분을 오늘을 살고 있는 불교학자가 시대의 눈높이 맞춰 다시금 풀어내 설명하고 있어 금강경에서 읽어야만 하는 진리와 통찰력을 거리낌 없이 읽게 될 거라 기대됩니다.

백용성의 금강경 강의 - 벼락같이 진리를 꿰뚫는 통찰

백용성 (지은이), 김호귀, 어의운하(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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