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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렬 가톨릭성모병원 직업환경 전문의
 김형렬 가톨릭성모병원 직업환경 전문의
ⓒ 라이더유니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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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는 지난달 31일 폭염이 심화됨에 따라 작업중지 권고 온도를 38도에서 35도로 낮추었다. 노동자들의 건강을 위한 조치였다. 하지만 보통 폭염이 올 때 오히려 배달노동자들은 더 많은 주문을 처리한다. 더워서 배달 음식을 시켜먹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눈비가 올 때도 마찬가지다. 폭우가 쏟아질 때면 배달노동자들은 목숨을 걸고 빗길 운전을 한다.

특히 헬멧을 쓰고 빠른 시간 안에 주문을 처리해야 하는 배달노동자들에게 여름은 더욱 쉽지 않은 계절이다. 라이더유니온은 페이스북에 지난달 19일 오토바이 위 온도를 측정한 결과 40도에 육박했다는 내용의 게시글을 올리기도 했다.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와 서울노동권익센터, 배달노동자 노동조합인 '라이더유니온'이 5일 강남역 인근에서 폭염 대비 건강상담 프로그램을 열었다. 이날 프로그램에는 김형렬 직업환경 전문의가 참석해 참석한 배달노동자들에게 간단한 건강검진을 해주기도 하고 "오랜 오토바이 주행으로 인한 요통과 거북목 방지를 위한 스트레칭"(라이더유니온)도 알려주었다고 한다.

배달노동자 건강상담 프로그램이 끝난 직후인 5일 오후, 김형렬 직업환경 전문의를 전화 인터뷰했다. 김 전문의는 배달노동자들의 건강에 우려를 표하면서 "배달 노동자들에게 휴업급여가 지급되는 방안과 함께 35도 이상일 때나 눈·비가 올 때는 배달음식을 주문하지 않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고에 대한 후유증을 호소하는 배달노동자들이 많아"

- 배달노동자들의 건강이 다른 노동자들의 건강 상태와 비교해 다른 점이 있었나?
"일단 일상 속에서 (오토바이) 사고를 많이 경험하기 때문에 사고에 대한 후유증을 갖고 계신 분들, 허리나 어깨, 목 통증을 갖고 계신 분들이 많았다. 근무 시간이 불규칙하다 보니까 근무를 끝내고 늦게 식사를 하시는데 이런 경우 비만이 생길 확률이 높다. 또 비만이 있으면 고혈압이나 당뇨, 고지혈증도 생기게 된다. 다른 사람들처럼 건강 검진에 대한 접근성이 높지도 않다. 치료받을 수 있는 기회도 많이 떨어진다. 건강 상담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은 다른 배달노동자들에게도 전반적으로 만성 질환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

- 배달노동자들의 경우 밖에서 일하다 보니 여름에 더 힘들 것 같다.
"지금처럼 고온에서 일을 하면 탈수 증상이 발생할 수 있고, 열사병의 위험도 커진다. 또 비가 억수 같이 오는 장마철에는 사고의 가능성도 커진다. 오늘은 여름철에 일을 할 때 탈수 예방을 위한 수칙 등을 공유했다."
 
 한 라이더가 라이더유니온에 보내온 '현재 온도' 인증
 한 라이더가 라이더유니온에 보내온 "현재 온도" 인증
ⓒ 라이더유니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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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에 참여한 배달노동자들의 경우 주로 어떤 어려움을 호소했나?
"근무 조건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산재 보험 등 혜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정보를 들을 기회가 없어 현실적으로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 오토바이 보험료가 비싸서 보험을 들기 어려운 문제, 갑질 고객들에 대한 이야기 등도 나눴다. 배달노동자들의 건강 문제는 내가 상담을 한다고 바로 해결될 수 있는 게 아니다. 직고이 된다든지, 배달노동자를 위한 안전 보건 관련 규정 등이 만들어져야 한다. 이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더 중요한 문제 같다."

- 몇몇 플랫폼 업체의 경우 배달노동자들에게 '폭염 수당'을 준다. 이는 실질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나?
"당연하다. 예를 들어 35도가 넘을 때는 500원을 줬으면 40도가 넘으면 1000원을 줄 것인가? 35도 이상에서는 업무를 못하도록 하는 규정이 필요하다. 실제 이런 작업중지권은 산업안전보건법에 명시되어 있고, 적용 방법을 찾아 봐야 한다. 그런데 일을 안 하거나 없어지면 배달 노동자들은 어떻게 자신의 임금을 유지하나?

직고용이 답일 수 밖에 없다. 사람들은 날씨가 더워지면 배달음식을 더 많이 시켜 먹는다. 결국 사회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다. 더운 날씨에 내가 배달을 시켜 먹었을 때 누군가 불편한 노동을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그리고 그렇게 노동을 해야지만 생활임금이 유지된다. 그러다 보니 폭염 수당을 받고 무리해서 노동을 더 하게 되고, 더 위험한 환경에 처한다."

- 앞으로 어떻게 환경을 바꿔나갈 수 있을까?
"배달노동자들의 직고용 돼야 실질적인 안전보건 규정이 적용될 수 있다. 내 생각에는 35도 이상에서는 배달 금지를 시키고, 일을 못 하는 동안 고용보험에서 휴업 수당을 지급하는 방식이 어떨까 싶다. 그렇게 된다면 심하게 눈이나 비가 내릴 때 배달을 안 할 수 있고, 배달이 안되면 이런 날 주문은 하는 경우도 줄어들 것이다. 지금은 날씨가 안 좋으면 배달 오더가 더 늘어난다. 대행 업체에서는 배달노동자들에게 돈을 더 줄 테니까 위험하더라도 오라고 하지 않나. 그런 시스템이 유지되는 한 '폭염수당'이 근본적인 대안이 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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