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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김해박물관(관장 오세연)에서 2019년 특별전시 '고대의 빛깔, 옻칠'을 오는 9월 29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 동양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키워드인 '옻칠'은 최근에 들어 예술계에 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용품에 접목하고자하는 일반인들의 관심 또한 높다. 때문에 기대를 모으는 전시이다. 

이번 전시는 제1부 옻칠은 무엇일까, 제2부 우리나라 옻칠의 역사, 제3부 사람의 삶에 깃든 옻칠, 제4부 옻칠의 계승으로 나누어 총 280점에 이르는 옻칠 관련 유물을 전시하는 한편 300페이지에 가까운 도록을 발행해 우리의 고유문화로서 뿐 아니라 동양의 문화를 이해할 단초를 마련하는 첫걸음이라고 볼 수 있다.

옻칠은 무엇일까

제1부에서는 인류가 가장 오래전부터 사용했고,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최고의 도료인 옻칠을 옻나무로부터 얻는 과정과 옻칠도구, 옻칠 제작 방법에 대해 먼저 소개를 하고 있다.
  
 <좌>전시장을 들어서면 관람객들을 위해 옻칠 횟수에 따른 빛깔과 감촉을 직접 만져볼 수 있도록 표본을 만들어 설치해놓았다. <중>옻나무 표본과 옻의 효능에 대해 적혀있는 동의보감 <우> 칠액채취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아래> 원목에서 6번의 칠을 올린 잔으로 완성하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준다.
 <좌>전시장을 들어서면 관람객들을 위해 옻칠 횟수에 따른 빛깔과 감촉을 직접 만져볼 수 있도록 표본을 만들어 설치해놓았다. <중>옻나무 표본과 옻의 효능에 대해 적혀있는 동의보감 <우> 칠액채취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아래> 원목에서 6번의 칠을 올린 잔으로 완성하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준다.
ⓒ 김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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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는 기원전 6~5세기 여수 적량동 7호 고인돌에서 출토된 요령식동검의 칼집에 옻칠을 한 것이 지금으로서는 제일 오래된 것으로 확인된다. 창원 덕천리 2호 고인돌에서 출토된 대릉옥에서도 검은색 칠이 칠해진 것이 확인 되었으며, 삼한시대(기원전 200년~기원후300년)에는 청동검, 청동칼집, 활, 부채, 붓, 도끼자루, 주머니 모양 항아리, 굽다리접시, 원통모양 그릇 등에서 옻칠을 사용한 유물들을 볼 수 있다.
  
 <좌>가죽에 옻칠을 한 피태칠기. 삼한시대.   <중> 나무에 옻칠을 한 목태칠기. 삼국시대.   <우> 소쿠리에 옻칠을 한 남태칠기. 삼한시대
 <좌>가죽에 옻칠을 한 피태칠기. 삼한시대. <중> 나무에 옻칠을 한 목태칠기. 삼국시대. <우> 소쿠리에 옻칠을 한 남태칠기. 삼한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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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요령식 동검. 청동기.  <중> 한국식 동검.  초기철기.  <우> 대롱옥.  청공기. 각각의 유물에서 옻칠의 흔적을 볼 수 있다.
 <좌>요령식 동검. 청동기. <중> 한국식 동검. 초기철기. <우> 대롱옥. 청공기. 각각의 유물에서 옻칠의 흔적을 볼 수 있다.
ⓒ 김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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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 옻칠한 나무 합. 삼한. 오른쪽은 복제품.  <우> 옻칠한 원통모양 그릇. 삼한. 오른쪽은 복제품.
 <좌> 옻칠한 나무 합. 삼한. 오른쪽은 복제품. <우> 옻칠한 원통모양 그릇. 삼한. 오른쪽은 복제품.
ⓒ 김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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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왕과 왕비의 베개와 발받침은 금판을 둘러 장식하고, 꽃, 봉황, 물고기 등을 그려 넣어 옻칠에 화려함을 더하고 있다. 신라는 국가 차원에서 옻칠을 관리하는 '칠전'을 두었다는 기록이 있고, 기록은 찾지 못했지만 고구려, 백제, 가야 역시 이 같은 관청을 두어 칠기를 제작 · 생산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좌>옻칠한 꽃모양 장식.  복제품. 통일신라.  <중>무령왕 발받침과 무령왕비 베개 복제품. 삼국.  <우>옻칠한 완.  통일신라
 <좌>옻칠한 꽃모양 장식. 복제품. 통일신라. <중>무령왕 발받침과 무령왕비 베개 복제품. 삼국. <우>옻칠한 완. 통일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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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랑의 칠기는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칠기와는 달리 천을 사용한 '협저칠기'가 많이 보이며, 대체로 그릇 안쪽은 붉은색, 바깥쪽은 검은색을 칠하고, 붉은색, 황색, 녹색, 갈색, 청색등으로 무늬를 그려 넣은 것을 볼 수 있다.
  
 <좌>옻칠한 화장용기.  낙랑.  <중>옻칠한 권통. 낙랑.  종이나 비단같은 얇은 물체를 축에 감아 넣었던 보관상자. <우>옻칠한 귀달린 잔. 낙랑. 귀를 닮아 이배(耳盃)라고도 한다.
 <좌>옻칠한 화장용기. 낙랑. <중>옻칠한 권통. 낙랑. 종이나 비단같은 얇은 물체를 축에 감아 넣었던 보관상자. <우>옻칠한 귀달린 잔. 낙랑. 귀를 닮아 이배(耳盃)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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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옷이나 방패, 활과 화살, 칼집과 창에 옻칠을 하여 내구성을 높이는 한편,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던 칠기에서 각종의 문양과 제작연대, 용도 등이 적힌 유물들을 볼 수 있다. 또한 문양이 상징하는 의미들을 이해하고 관람을 하면 더욱 알차게 관람할 수 있다. 

"용(구름과 비를 내릴 수 있는 신성한 힘을 가진 상상의 동물), 새(하늘과 지상을 연결하며, 신과 인간의 의사소통을 담당하는 동물), 사슴(장수, 불로장생의 상징), 소(행운, 힘, 수행의 깨달음, 선인, 도인, 성인, 수호신을 상징), 구름무늬(하늘과 상서로운기운의 상징, 만물을 자라게 하는 비의 근원, 장수와 길상의 상징), 당초무늬, 넝쿨문양(통일신라 이전에는 추장적인 그림, 통일신라 이후에는 자연친화적인 그림), 거치무늬(다산과 풍요의 상징), 기하학무늬(태양, 산, 달, 물, 번개, 비 등의 자연 현상, 주술적 상징기호) - 도록 <고대의 빛깔 옻칠> 중  

국가에서 옻나무 재배를 장려하고, 옻칠을 관리했던 고려와 조선시대에는 '칠장(漆匠)'을 두어 왕실과 관청에서 사용할 칠기를 생산하다가 18세기 이후에는 시장에서 옻칠 제품들이 거래되어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이 되었다. 특히 고려와 조선시대의 화려한 나전칠기 등의 유물을 감상할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고려의 건칠불상을 볼 수 없어 큰 아쉬움이 남아 다음 전시에는 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위>나전경함. 고려.  <아래>나전 연화 당초문 상자. 조선.
 <위>나전경함. 고려. <아래>나전 연화 당초문 상자. 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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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가운데도 시간을 내어 인터뷰에 응한 장용준 국립김해박물관 학예실장은 "이번 전시가 관람자들로부터 기대했던 것 보다 많은 호응을 얻고 있어 힘이 난다
"면서 이번 전시를 위해 귀한 자료를 내어준 국립중앙박물관과 여러 기관들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했다.

"옻칠은 한마디로 '단계의 미학'이예요. 칠하고. 말리고, 사포질을 하고, 또 다시 칠하고, 그런 과정을 몇 번이고 거쳐서 하나를 완성시키죠. 그것을 이해하고 전시를 준비하다보니 옻칠의 아름다움에 새로이 눈을 뜨게 되는 기회가 되었어요. 유물들을 정리하면서 현재 출토된 유물들보다 더 이전의 유물들이 있을 것이라 추측이 되어요. 선조들이 사용한 것 하나하나를 찾아가는 과정은 의미가 있어요. 이제 시작이고, 관람객들이 기대 이상으로 좋아하셔서 정말 행복합니다."
  
 <위/좌>나무 봉황모양 꾸미개. 삼국.   <위/우>청동 옻칠 발걸이.  통일신라.  <아래/좌>옻칠한 꽃모양 장식. 통일신라.  <아래/우>청동 꽃 동물무늬 붙인 옻칠 거울. 통일신라.
 <위/좌>나무 봉황모양 꾸미개. 삼국. <위/우>청동 옻칠 발걸이. 통일신라. <아래/좌>옻칠한 꽃모양 장식. 통일신라. <아래/우>청동 꽃 동물무늬 붙인 옻칠 거울. 통일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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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전쟁 당시 사용되었을 옻칠한 활과 옻칠한 화살통 등.  <중> 한국옻칠협회 이사 이종헌 작가가 고대국가에서는 제일 좋은 칠액으로 무기의 내구성을 높여야 국가의 존립이 가능했음을 설명하고 있다. <우> 옻칠한 말갑옷. 삼국.
 <좌>전쟁 당시 사용되었을 옻칠한 활과 옻칠한 화살통 등. <중> 한국옻칠협회 이사 이종헌 작가가 고대국가에서는 제일 좋은 칠액으로 무기의 내구성을 높여야 국가의 존립이 가능했음을 설명하고 있다. <우> 옻칠한 말갑옷. 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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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국립김해박물관에는 한국옻칠협회 이사 이종헌 작가도 동행해 동아시아권 옻칠에 대한 이야기를 보탰다.

"대만은 옻칠연구자 주공신(周功鑫)선생이 대만 고궁박물원 원장으로 재임한 2008년부터 옻칠 문화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명을 해왔어요. 중국은 일찍이 국책사업으로 옻칠에 대해 전후방적인 지원을 하고 있어요. 그렇게 하는 데에는 자국의 역사에 대해 엄청난 자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에요.

고대에 국가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또, 강력한 국가이기 위해서는 옻을 잘 다루어야만 했죠. 옻은 전략 물질입니다. 가장 질이 좋은 옻은 무기에 사용을 했어요. 옻이 내구성을 높이는 역할을 하니까 우선적으로 무기 등에 사용을 하고, 평화로운 시절에는 왕과 귀족을 위한 고급 물품을 제작 하는데 사용되었어요. 중국 대륙에서 나라가 몇 번이나 바뀌고 혼란이 거듭되는 동안에도 고구려는 계속 고구려로 존재했어요. 여러 가지 요소가 있겠지만 옻칠로 벽화를 그릴 정도면 옻을 엄청나게 소유하고, 쓸 수 있는 강대국이라는 거죠."

  
 <위/좌>옻칠한 현악기가 출토된 현장 설명.  <위/우> 출토된 옻칠 악기의 소리를 디지털로 들어 볼 수 있다.  <아래/좌> 옻칠을 한 현악기. 삼한.  <아래/좌> 옻칠 한 현악기가 출토된 흔적
 <위/좌>옻칠한 현악기가 출토된 현장 설명. <위/우> 출토된 옻칠 악기의 소리를 디지털로 들어 볼 수 있다. <아래/좌> 옻칠을 한 현악기. 삼한. <아래/좌> 옻칠 한 현악기가 출토된 흔적
ⓒ 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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옻칠은 옻나무에 상처를 내어 받아낸 수액으로 무언가를 붙이기도 하고, 강하게도 만들고, 겹겹이 칠을 올려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최고의 광택을 얻는 작업이다. 중국의 고전 "염철론(鹽鐵論)"에는 '청동으로 만든 잔 열 개를 줘야 옻칠잔 한 개랑 맞바꿀 수 있었다'는 기록이 있고, 한비자는 '순임금이 나무를 베어다가 흑칠을 그 위에 칠해 식기를 만들었다'라고 기록을 하면서 옻칠을 통해 나라의 흥망성쇠를 이야기할 만큼 그 쓰임의 중요성에 대해 기록하고 있다.

옻칠을 통해 역사를 보는 재미도 쏠쏠

역사를 읽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동아시아 문화를 관통하는 '옻칠'을 통해 역사를 읽어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진시황은 수천의 병마용에 옻칠을 했고, 고구려는 그 귀한 칠액으로 거대한 무덤의 벽면과 천장에 가득 벽화를 그렸다. 발굴된 유물과 유물사이의 공백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보다 더 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을 것이다.

바둑판의 포석처럼 발굴된 유물들을 관람하고 있노라니 중국이 왜 모든 미술대학의 모든 학과에서 옻칠을 전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지, 일본이 옻칠에 있어서는 중국보다 4천년이나 앞선 1만 2천 년 전부터 옻칠문화가 형성되었다고 주장하는지에 대해 우리나라 역사학계와 미술학계에서는 관심을 좀 더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화재청과 한국문화재재단에서 만든 문화유산채널에서 만든 옻칠 관련 자료를 찾아보면 옻칠과 나전에 대한 구분이 제대로 되지 않은 영상이 올라와 있는가 하면, 예술의 한 장르로 성장해 있는 옻칠을 아직 기능의 한 장르로만 이해하고 있어 안타까움도 크다. 관련 용어도 올바르게 정리할 필요도 있다.

또 발굴된 옻칠 관련 유물들이 제대로 관리되고 있는지, 이런 유물들에 대한 이해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옻칠은 국가가 형성된 이래로 오늘날까지 계속 우리 곁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이어져 온 생명력을 지닌, 고대와 현대를 아우를 수 있는 동양만의 독특한 문화이다.
  
 국립김해박물관에서 제작한 『고대의 빛깔, 옻칠』전 도록. 책장을 넘길 때마다 학예사들이 많은 정성을 쏟아 만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옻칠"에 대한 책과 자료가 많지 않아 옻칠 문화에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될 듯하다.
 국립김해박물관에서 제작한 『고대의 빛깔, 옻칠』전 도록. 책장을 넘길 때마다 학예사들이 많은 정성을 쏟아 만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옻칠"에 대한 책과 자료가 많지 않아 옻칠 문화에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될 듯하다.
ⓒ 김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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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김해박물관의 특별전시 '고대의 빛깔, 옻칠'전을 통해 동양문화의 키워드인 '옻칠'이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다. '옻칠'은 강성한 국가를 이루기 위한 전략물질 이었다. 화려함과 견고함으로 예술성과 실용성까지 견지하고 있다. 어떤 것과도 결합이 가능한 물성을 지녀 자신의 강직한 성질을 때로는 누그러뜨려 품을 줄 아는 옻. 우리는 그 옻을 먹는 문화를 지닌 유일한 민족이다. 옻의 성질을 잘 안다는 것은 그만큼 많이 다루었고, 잘 다루었다는 것을 반증한다.

어쩌면 아주 오래 전 이 땅에 살던 우리의 조상들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강했고, 지혜롭고, 예술적 안목이 뛰어났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때로는 보이는 증거보다 직관이 더 풍성하게 해 줄 때도 있다.

▣ 공개강연 : 성인을 대상으로 한 공개강연은 다음과 같이 강당에서 당일접수로 이루어진다.
8월 22일(목. 오후 2시) / 신창동 유적 칠기 / 조현종(前 국립광주박물관장)
29일(목. 오후 2시) / 한국의 나전칠기 / 황지현(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관)
9월 5일(목. 오후 2시) / 자연 속 천연 예술 옻칠 / 김성수(통영옻칠미술관장)
19일(목. 오후 2시) / 다호리 유적 칠기 / 이건무 / (前 국립중앙박물관장)

▣ 전시해설
전시장에 방문하는 모두에게 9월28일까지 매주 화 ~ 토요일 10시 / 11시 / 14시 / 15시 등 네 차례에 걸쳐 옻칠 전시품에 대한 설명과 안내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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