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2 대전과 안산의 경기 모습.

K리그2 대전과 안산의 경기 모습. ⓒ 한국프로축구연맹

 
그간 승리가 절실했던 대전이 3일 안산과의 경기에서 2-0 승리를 거두며 결국 7연패, 14경기 무승 행진의 늪에서 빠져 나왔다. 키쭈를 공격형 미드필더에 배치한 이흥실 감독의 전략 덕이었다.

이흥실 감독 부임 이후, 대전은 대부분 경기에서 백3 포메이션을 활용했고 이에 따른 중원 조합을 찾고 있었다. 안상현, 이정문, 장주영, 김세윤, 신학영, 박수창, 김승섭 등 다양한 선수들이 2명의 미드필더, 3명의 삼각형, 역삼각형 형태의 중원을 구성하며 매 경기 새로운 조합으로 경기에 임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기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중원 자원의 부족을 느낀 대전은 팀의 핵심인 박수일과 성남의 수비형 미드필더 김동현을 트레이드 시도할 정도로 중원에 대한 고민이 큰 상황이었다.

이번 안산과의 경기에서도 이흥실 감독은 새로운 중원 조합을 들고 나왔다. 삼각형 형태의 3-4-1-2 포메이션을 주축으로 키쭈-안상현-박수창으로 이어지는 미드필더 라인이었다. 주로 최전방이나 윙포워드로 활용됐던 키쭈였기 때문에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가 생소할 수 있었으나, 키쭈의 볼 소유 능력과 패스 능력에 주목한 배치였다.

효율적인 움직임

중원에 배치된 키쭈는 후방에서 오는 볼을 소유하며 전방의 안토니오와 박인혁에게 연결해 주는 역할을 했다. 흥미로운 건 안토니오-박인혁-키쭈로 이어지는 공격 라인 3인방의 움직임이었다. 물론 주로 키쭈가 공격형 미드필더에 위치하며 그 역할을 수행했지만 크게 포메이션에 국한되지 않았다. 상황에 따라 박인혁과 안토니오가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 위치했고, 그에 따른 역할을 수행했다. 즉, 3명이 계속된 스위칭 플레이를 보이며 이를 통해 수많은 공격 찬스를 만들어 낸 것이다.

이날 경기에서 대전은 최전방 공격수들이 수비를 끌고 내려오거나 측면으로 빠지는 움직임을 통해 공간을 창출했다. 이 공간을 키쭈가 순간적으로 침투하며 안산의 골문을 노렸다. 특히 키쭈와 안토니오의 개인 기량을 활용하며 적은 공격 숫자임에도 꽤 효율적인 방법을 찾았다.

계속해서 위치가 바뀌는 대전의 공격 패턴에 안산의 수비진은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고, 측면이나 중앙의 뒷공간을 허용하며 위기를 맞았다. 결국 계속된 위기 속에 안산의 수비진은 당황했고 이는 실점까지 이어졌다.

'키쭈 시프트'뿐만 아니라, 대전의 경기 운영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양 윙백의 움직임이었다. 3명의 미드필더로 출전한 대전이었지만 공격에 집중하는 키쭈의 특성상 막상 본격적으로 중원 싸움을 벌이는 선수들은 박수창과 안상현 둘뿐이었다. 그간 후방 빌드업에서 좋지 못한 모습을 보인 대전이었기 때문에 중원의 숫자는 불안한 빌드업을 개선하기 위한 중요한 부분이었다. 

이날 박민규와 박수일은 오버래핑을 통해 측면 공간을 노리기도 했지만, 주로 안쪽으로 접어가며 플레이하는 인버티드의 모습을 보이며 중원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원에서도 활용이 가능한 박수일의 중원 가담은 대전의 빌드업에 큰 도움이 됐고, 이전 경기에 비해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결국 이흥실 감독은 계속해서 고민하던 중원 조합을 포지션 변경과 변칙적인 전술을 통해 개선했고, 대전과의 데뷔전 이후 5경기 만에 첫 승을 거두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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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K리그2 대전시티즌 키쭈 이흥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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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전문 언론인을 꿈꾸는 시민 기자 김민재입니다. 부족한 기사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마음껏 피드백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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