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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횡성군 택시승강장. 본문과 관계없음
 횡성군 택시승강장. 본문과 관계없음
ⓒ 정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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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 취해 귀가하던 승객이었다. 불러준 집 주소가 두 번이나 다른 곳이었다. 밤 10시가 넘었고, 승객을 귀가시키기 위해 가족에게 연락했다. 그러던 중 느닷없이 구타를 당했다."

지난 7월 19일 오후 10시 30분경 횡성군 갑천면을 운행하던 택시기사 A씨가 뒷좌석에 태운 만취 승객 B씨에게 폭행당했다. 택시기사 A씨가 폭행을 피하기 위해 차에서 내리자 B씨는 택시에 시동을 걸고 그대로 달아났다.

횡성경찰서에 따르면 만취한 상태에서 탈취한 택시를 몰던 B씨는 A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장에서 검거됐다. 이날 B씨의 난동은 체포 후에도 계속돼 유치장에 구속됐다.

택시 기사 A씨는 "집 주소를 알기 위해 정차 후 B씨의 핸드폰으로 가족에게 연락하던 중이었다"며 "정신없이 맞았지만, 마땅히 맞설 방법이 없어 차에서 내렸다"고 말했다.

B씨의 구타로 A씨는 아랫입술이 터지고 치아가 흔들리는 등 부상을 입었다. 하지만 신체적 부상보다 마음의 상처가 컸다. 쉰 살이 넘어 겪은 손찌검은 수치심을 남겼고 직업적 회의감을 느꼈다. 타향살이하다 중년이 돼 찾아온 고향이었지만 이사를 생각해야 했다.

가해자 B씨 측은 합의를 제안했다. 합의서에는 '상호 원만히 합의하였으므로 가해자의 처벌을 원치 않으며 선처를 요청한다'는 내용과 '차후로 이 사건으로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합의문이 담겼다. 이어 구두로 300만 원의 보상을 약속했다.

A씨는 마음을 추스를 시간적 여유도 없이 사건이 벌어진 다음날 협상 자리에 앉아야 했다. A씨는 "생각지도 못한 일을 겪어 신체적·심적 부담이 큰 상황에서 '합의서'라는 중요한 일을 처리해야 했다"며 "사건과는 무관한 사람들을 만나 합의서 동의에 대한 회유를 들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고향이고 작은 지역이라 원만한 해결을 원했지만, 이 과정에서 듣고 싶었던 가해자 사과가 없어 더 힘들었다"며 "며칠간은 일을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일명 '인천 동전택시 사망사건' 피해자의 며느리라고 밝힌 청원인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에 따르면 택시에 탄 30대 승객이 목적지로 가는 동안 70대 택시기사에게 폭언하는 등 시비가 있었고, 목적지에 도착한 승객은 요금 4200원을 택시기사에게 던졌다. 이후 택시기사는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청원은 사회적 공감을 얻어 20만 명 이상이 동의했고, 청와대는 사건·수사 상황 등에 대해 공식 답변했다. 이어 최근 일부 지자체가 승객의 폭행으로부터 택시기사를 보호하기 위해 '보호 격벽'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쉰일곱 살에 당한 구타의 후유증은 깊다"며 "주먹이 날아올지 모른다는 머릿속 상상을 애써 외면하며 택시를 운행한다"고 말했다.

한편, 사건을 수사한 횡성경찰서는 지난 7월 31일 B씨를 택시기사 폭행 및 절도, 음주운전 등 세 가지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송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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