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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의 9.13 부동산 대책을 앞둔 13일 오후 서울 도심에 밀집해 있는 아파트의 모습들.
 서울 도심에 밀집해 있는 아파트의 모습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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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공동주택 공시가격 산정을 담당하는 한국감정원 직원 중 상당수가 부동산 감정평가 자격증 없이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감정원은 매년 1339만 호의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산정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기관이다. 감정원은 매년 8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300~400명의 직원을 배정해, 세금 책정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을 산정하고 있다.

1일 한국감정원의 공동주택 조사·산정 담당자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공동주택 공시가격 책정 업무를 수행한 한국감정원 직원은 모두 361명이다. 이 가운데 부동산감정평가사 자격증이 없는 직원은 239명(66.4%)이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들 평가원들은 본격 업무에 투입되기 전 1~2일 정도의 소양·자격 교육을 받는다. 몇일 교육만 받은 뒤, 재산세와 종부세 등 각종 세금의 기준이 되는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책정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감정평가자격증이 없는 이들 239명은 지난 2018년 전국 19만 803개 아파트 단지의 공시가격을 산정했다.

비단 2018년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난 2017년에는 조사인력 379명 가운데 62%, 235명이 자격증 없는 인력이었다. 2016년에는 조사인력의 55.8%(총 365명 중 204명), 2015년은 70.7%(338명 중 239명)가 감정평가사 자격증 없이 공시가격 산정을 했다.

이들이 공시가격을 산정한 아파트 단지 수는 2017년 17만 7588개, 2016년은 15만 2228개, 2015년 17만 8066개로 집계됐다. 미국의 경우, 감정평가사 자격증이 없는 사람이 공시가격을 매기면 처벌 대상이만, 우리나라는 그런 규정이 없기 때문에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이다.

한국감정원은 내부 검증 작업 등을 거쳐 공시가격 산정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감정원의 설명대로 큰 문제 없이 돌아가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에 대한 이의 신청 건수가 2만 8735건으로 급증했다. 이중 모두 6183건의 이의 신청이 받아들여져 가격 조정이 이뤄졌다.
  
 공공주택공동주택 공시가격 산정 인력
 공공주택공동주택 공시가격 산정 인력
ⓒ 고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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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에는 서울 성동구 갤러리아 포레 230가구의 공시가격이 통째로 정정되는 사태를 빚기도 했다. 게다가 한국감정원이 공시가격의 구체적인 산정 과정을 공개하지 않는 것도 논란거리다.

"자격증 없는 사람도 문제, 근거 제시 못하는 것도 문제"

정수연 제주대 교수(경제학)는 "미국의 경우, 공시가격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해서 공시가격 산정은 반드시 자격을 갖춘 감정평가사만 할 수 있도록 법으로 강제하는데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다"며 "조사에 참여하는 사람이 부동산 평가에 대해 얼마나 이해도가 깊은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조정흔 감정평가사는 "부동산감정평가사의 경우, 수년간 현장 실무와 수습 과정을 거쳐 지식과 경력을 쌓는다"면서 "자격증이 없는 사람들이 하는 것도 문제이고, 공시가격 산출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는 등 제대로 된 피드백이 안되는 것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조 평가사는 이어 "공시가격 산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는 것도 자신이 없어서 그런 것 같다"며 "이렇게 되면 공시가격 신뢰도 자체에 타격이 될 수 있고, 공시가격을 현실화하겠다는 정부 방침에도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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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경제부 소속입니다. 주로 땅을 보러 다니고, 세종에도 종종 내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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