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정동진독립영화제가 열리는 정동초등학교를 찾은 관객들

지난해 정동진독립영화제가 열리는 정동초등학교를 찾은 관객들 ⓒ 정동진독립영화제

 
 정동진독립영화제 땡그랑동전상. 당일 관람한 작품 중 가장 많은 동전을 받은 영화가 상금으로 전체 동전을 차지한다.

정동진독립영화제가 당시 땡그랑동전상 투표소의 모습. 당일 관람한 작품 중 가장 많은 동전을 받은 영화가 상금으로 전체 동전을 차지한다. ⓒ 곽우신


정동진독립영화제는 최근 수년 사이 가장 급성장한 영화제로 꼽힌다. 이를 확인할 수 있는 근거는 늘어나는 관객 수와 함께 관객들이 선정해 동전으로 상금을 주는 '땡그랑 동전상' 상금 액수다.
 
3일 간의 짧은 기간 동안 평균 2~3천 명 정도가 영화를 보기 위해 정동진독립영화제가 열리는 정동초등학교를 찾았다면 근 5년 사이 그 숫자는 5천 명을 넘어 지난해 7600명에 달했다. 해마다 몰려드는 관객들로 인해 정동초등학교 운동장에는 비는 공간을 찾기가 어려워졌을 정도다.
 
관객상인 '땡그랑 동전상'의 상금 액수는 2014년 처음으로 10만 원을 넘어선 데 이어 해마다 기록을 깨고 있는 중이다. 관객들이 당일 본 영화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영화에 동전으로 지지를 표시하는 '땡그랑 동전상'은 액수가 아닌 동전 개수로 수상작을 선정하는 특별한 방식이다.
 
지난해 영화제에서 가장 많은 상금을 받은 작품은 김인선 감독의 <어른도감>으로 동전 수 4051개, 총 52만7100원의 금액을 달성하며 역대 정동진영화제 최고 신기록을 달성했다. 지난 15년 정도를 10만 원을 밑돌던 액수가 최근 5년 사이 5배 이상 치솟은 것이다. 그만큼 관객들의 참여와 관심이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단편영화의 경향은 '여성'
 
 21회 정동진독립영화제 포스터

21회 정동진독립영화제 포스터 ⓒ 정동진독립영화제

  
제21회를 맞는 정동진독립영화제가 올해도 어김없이 8월 2일~4일까지 3일간 강원도 정동진에서 개최된다. 단편영화 25편과 장편영화 2편이 상영되는 정동진독립영화는 독립영화의 재미를 알려준다는 점에서 관객과 독립영화의 거리를 좁히는 데 좋은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도 단편영화는 국내 유수의 단편영화제에서 공개되거나 정동진을 통해 공개되는 작품들도 구성됐다. 900편의 출품작 중 선정된 영화들이다. 지난 6월 말에 열린 미장센단편영화제 수상작들이 여러편 포함됐다.
 
정동진영화제 측은 "올해 단편영화에서 눈에 띄는 경향을 꼽자면 단연 '여성'이라는 키워드다"라며 "단순히 여성이 주인공인 영화들이 대폭 늘어난 현상 때문만은 아니다. 여성들이 삶에서 느끼는 다양하고 섬세한 감정의 결을 다룬 영화들은 물론이고, 각기 다른 배경과 연령대의 여성들이 지금의 한국 사회에서 부딪히고 있는 여러 사회적 문제, 그로 인한 갈등과 딜레마, 뜨거운 연대를 그린 영화들의 성장세가 확연히 눈에 띄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현실의 한계'를 넘으려는 영화적 시도가 늘었다"면서 "최근 몇 년간 단편영화의 주요 경향 중의 하나가 청년 세대의 고달픈 현실과 이로 인한 무력감을 다룬 영화가 많아졌는데, 하지만 올해 작품들을 통해 그 무력감에서 벗어나려는 미묘한 조짐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특히 올해의 상영작들에 대해선 "답답한 현실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꿈과 이상을 향한 치열한 고민, 타인에 대한 공감과 연대, 각자의 신념과 감정에 대한 용기 있는 직시 등을 다양한 영화적 표현을 통해 담아내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단편영화들이 '매몰' 대신 '돌파'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장편영화는 김진유 감독의 <나는 보리>와 최창환 감독의 <파도를 걷는 소년>이 선정됐다. 공통점은 강원도를 중심으로 활동하거나 강원도의 해변이 배경으로 나오는 작품들이다. <나는 보리>는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감독조합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파도를 걷는 소년>은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에서 '특별언급' 됐고, 주연을 맡은 곽민규 배우는 배우상을 수상했다.
 
정동진독립영화제는 온 가족이 함께 보는 영화제라는 점에서 작품 선정은 항상 의미와 재미에 방점을 둔다. 관객들의 작품 만족도가 높은 이유다. 올해 작품 선정도 이 흐름을 지키고 있다.
 
이상희 배우 사회
 
 21회 정동진독립영화제 사회자로 선정된 이상희 배우와 장우진 감독

21회 정동진독립영화제 사회자로 선정된 이상희 배우와 장우진 감독 ⓒ 정동진독립영화제

 
2일 저녁 열리는 개막식은 배우 이상희와 장우진 감독의 사회로 진행된다. 이상희 배우는 수많은 독립 단편과 장편영화에 출연하며 연기력을 평가받고 있는데, 최근 MBC 드라마 <봄밤>에서 주인공 이정인(한지민 분)의 직장 동료 송영주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며 크게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사회를 맡는다.
 
장우진 감독은 <새출발> <춘천, 춘천> <겨울밤에>를 연출한 강원도 출신의 영화감독이자, 영화사 봄내필름의 대표다. 지난 5월 출범한 강원독립영화협회의 초대 회장인데, 연출작 3편을 모두 강원 지역에서 촬영하는 등 강원도를 기반으로 한 지속적인 영화 제작을 하고 있다.
 
개막공연은 레트로 감성 듀오 바버렛츠가 맡았다. 안신애, 경선 2인의 뮤지션으로 구성된 여성 보컬 듀오입니다. 현재까지 발표된 곡들을 모두 직접 프로듀싱, 작사, 작곡, 편곡하며 왕성한 창작 활동을 하며, 국내는 물론 해외 공연까지 활발하게 펼치고 있는 재능 있는 여성 뮤지션 팀이다.
 
관객들이 레드카펫을 밟고 입장하는 개막식은 열린 행사를 지향하고 있는 정동진독립영화제의 상징과도 같다. 관객이 주인 되는 행사임을 강조하고 있다. 매 상영 후에는 상영작 감독 배우들이 관객과 대화를 나눈다. 야외상영이라 영화에 대한 반응이 적극적으로 나오는 것은 감독과 배우들이 꼽는 정동진독립영화제의 가장 큰 매력이다.
 
저녁에만 열리는 영화제지만 야외 상영이 주는 감흥이 다른 영화제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 정동진영화제를 처음 찾았던 관객들이 그 분위기를 잊지 못하고 해마다 정동진으로 다시 오는 이유기도 하다.
 
제21회 정동진독립영화제는 2일 저녁 7시 30분 개막식을 시작으로 4일까지 3일간 개최된다.
정동진독립영화제 땡그랑동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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