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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부터 6월까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이하 한노보연) 5명의 활동가들은 역량강화의 일환으로 2019년 상반기 산업안전보건교육원(이하 교육원) 교육에 참여했다. 수강한 교육은 '사업장 안전보건강사 자격', '근골격계 질환 예방을 위한 유해요인조사', '감정노동과 직무스트레스 관리', '일터에서의 Mental Health(정신건강)', 총 4개의 주제로 짧게는 2박 3일, 길게는 4박 5일의 교육일정을 부평과 울산에서 수료했다.

활동가들이 시기와 주제를 달리하여 교육에 참여한 관계로, 마지막 수강자의 교육이 마무리된 후 참여한 교육에 대한 전반적인 소회와 평가를 나누는 자리를 마련할 수 있었다. 얘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교육참가 후기를 남기기로 마음을 먹었다. '사업장의 산업재해 예방활동을 담당할 전문인력 양성을 위하여 1987년에 설립된 전문 교육기관'인 산업안전보건교육원에서 진행되는 교육이 그 위상에 걸맞게 이뤄지기 위해서는 현재의 교육에서 보완해야 할 것, 특히 강의 배치·구성과 내용에 있어 지금보다 세심할 필요가 있다는 공통된 의견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교육원에서 실시하는 교육 중 4개만 참여하였기 때문에) 일정 정도 제한될 수밖에 없지만, 참가한 교육주제마다 꼼꼼히 되짚어보며 후기를 작성하기로 했다. 그래야만 교육 프로그램 개선에 실질적인 보탬이 되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각자가 참여한 교육주제별 후기에 앞서, 본 글에서는 5명의 활동가가 공통되게 제기한 평가와 문제의식을 담았다.

 
 지난 2019년 1월 30일 안전보건공단(이사장 박두용)은 전국 소속기관장 회의를 개최하고 "안전은 권리입니다"라는 새로운 슬로건을 내걸었다.
 지난 2019년 1월 30일 안전보건공단(이사장 박두용)은 전국 소속기관장 회의를 개최하고 "안전은 권리입니다"라는 새로운 슬로건을 내걸었다.
ⓒ 안전보건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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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은 모두의 권리, 권리의 감각과 감수성 길러내기!

'우리는 학습을 통하여 안전보건 관계자를 성장시켜 안전하고 건강한 일터를 조성한다.' 산업안전보건교육원은 위와 같은 사명을 가지고 있다. 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듯이, 교육원의 교육대상자는 사업장의 안전·보건 담당자, 노동조합의 안전·보건 담당자, 민간 재해예방 기관의 관계자 등이다. 일하는 이들의 생명과 건강, 안전을 자신의 업무로 하여 안전하고 건강한 일터 조성에 이바지해야 할 가장 핵심적인 인력들이다. 그 규모도 상당하여 매해 8만여 명이 교육원에서 교육을 이수하고 있다.

지난 2월 산업안전보건공단은 '안전은 권리입니다.'라는 슬로건을 채택했다. 이에 덧붙여 '원·하청, 국적, 성별, 나이를 불문하고 안전은 일하는 사람이라면 차별 없이 누려야 할 기본 권리임을 널리 알려 안전권리 확보에 앞장서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기존의 '조심조심 코리아'와 같이 노동자 개인에게 안전과 건강의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 아니라, 안전과 건강은 최소한의 기본권이자, 인권이라고 우리 사회가 공식적으로 선언한 것이다.

그렇다면 '모든 사람의 권리로서의 안전', '기본적인 인권으로서의 건강'에 대한 감각을 길러내기 위한 교육, 안전과 건강을 권리로 읽어내기 위한 교육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모든 교육프로그램에 공통주제로 포함되어야 한다. 산업안전보건공단이 내건 '안전은 권리입니다'라는 슬로건이 공허한 말에 머물지 않고 실질적인 현장의 변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일상의 업무로 담당하는 이들에 대한 교육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매해 8만여 명에 달하는 교육생들을 안전을 권리로 인식하고 현장의 변화를 실천하는 주체로 세워낼 수 있어야 한다. 안전할 권리에 대해 교육생들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나아가 각자의 자리에서 무엇을 실천해야 하는지 스스로 질문하고 답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

실무교육을 넘어서기!

교육원의 교육에 참여하는 동기는 다양하다. 각자의 필요와 관심사가 다르겠지만, 법제도가 정하고 있는 기본적인 업무(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 직무스트레스 조사, 위험성평가 등)를 수행하기 위해, 실무역량을 갖추고자 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 교육에서도 실무를 익히는 것에 많은 시간이 할애되고 있었다.

필요한 실무역량을 갖추도록 교육원이 제 역할을 하는 건 그 자체로 필요한 일이다. 다만, 어떠한 계기와 이유로 해당 제도가 도입되었는지에 대한 충분한 배경설명, 기본적인 사업장 안전·보건 관리에 있어 해당 제도가 갖는 취지는 무엇인지, 제도가 실질적으로 구현되기 위해 사업장과 일터에서 주목해야 핵심 요소는 무엇인지, 각자의 위치에서 해야 하고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실행과정에서 직면하게 될 어려움과 난제는 무엇인지 등을 배우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시간도 무척 중요하다. 그래야만 실무를 수행하며 해당 업무가 지닌 가치를 느끼고 보람을 얻는 것은 물론이고, 일선에서 산업안전보건 관련 법제도의 취지를 구현하는 사람으로서의 적극성을 기대할 수 있는 게 아닐까. 주제에 따라 교과과정을 구성하는 데 한계가 있겠으나, 일부 주제에서는 제도가 가진 본연의 취지에 대한 배경설명 없이 해당 제도에 필요한 업무 요령만 가르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산업안전보건교육원의 사명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지금과 같은 교육 시스템으로 충분한지 진지하게 되돌아봐야 한다.
 산업안전보건교육원의 사명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지금과 같은 교육 시스템으로 충분한지 진지하게 되돌아봐야 한다.
ⓒ 산업안전보건교육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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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현장, 나의 일터를 들여다보는 계기와 훈련으로서의 교육!

노동재해는 노동자 개인을 통해 그 모습이 드러난다. 그렇기에 특정 개인의 건강 상태에만 주목하거나, 문제가 발생한 개인에 대한 치료와 관리로 접근하게 된다. 그러나 우리가 들여다봐야 할 것은 노동자 개인을 통해 나타나는 노동재해의 뒷면이다. 바로 그들의 일상과 삶의 공간인 일터와 그 속에 놓인 노동과정 및 노동관계에 근본 원인이 있다는 것이다. 국가가 사업장의 안전·보건 관리를 위한 제도를 구성하고, 이를 사업주의 기본적인 의무로 하여 정부 차원에서 관리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따라서 교육주제가 무엇이든, 핵심은 교육생들이 자신의 현장, 자신의 일터에 어떤 유해·위험성이 있는지를 들여다보고, 마주할 수 있는 계기를 형성하는 것이 아닐까. 그래야만 개인의 치료와 관리뿐 아니라 사전 예방을 위해 집단과 조직의 문제로 이를 사고하고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교육이 교육생 개개인이 속해있는 회사, 공장 등 사업장의 환경을 들여다보는 계기를 제공하고, 이에 대한 예방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함께 점검하고 훈련하는 과정이 되어야 할 것이다.

풍부한 경험을 갖춘 인력과 자원을 활용하여 교과과정 구성하기!

앞서 제기한 것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일선에서의 실무경험과 전문지식을 갖춘 이들을 교육원의 강사 인력으로 확대해 가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민주노총 등 현장에서의 노동안전보건 활동 경험을 가진 이들, 노동안전보건단체들의 활동 경험이 함께 스며들 수 있도록 교과과정 구성과 인력 충원에서 열린 자세를 견지해야 할 것이다.

이상의 한계점을 보완하고, 제대로된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인력과 재정만으론 충분치 않다. '산업현장의 안전·보건 관계자에게 산업안전보건에 관한 지식과 기술보급 및 실용적 사례교육과 실험실습교육을 통한 직무수행능력을 배양함'을 설립목적으로 하는 교육원이 '전문 교육기관'으로서의 위상을 갖춰나가기 위해서는 더 많은 예산과 인력이 확충되어야 한다.

우리의 글이 '안전할 권리'의 지향을 담은 교육이 이뤄지는 데 밑거름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일하는 모든 이들의 안전과 건강, 그를 위한 전문인력 양성을 목표로 하는 산업안전보건교육원이 '안전을 권리'로 실현하는 교육기관으로서 한 단계 도약하기를 기대한다.

덧붙이는 글 |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에서 산업안전보건교육원 교육 프로그램 참가 후기를 기획연재합니다. 첫 번째 글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상임활동가 손진우님이 작성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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