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새 예능 <놀면 뭐하니>가 지난 27일 본격적인 첫 방영에 돌입했다. 잘 알려진대로 <무한도전> 종영 이후 근 1년여만에 김태호 PD와 유재석의 재회라는 점 만으로도 시청자들 사이에 곧장 화제의 대상이 되었다.  꿀잼과 노잼, 신선함과 익숙함이라는 엇갈린 반응이 등장할 만큼 이번 신작은 온탕과 냉탕을 오가며 틀을 완벽히 잡지 못한 모습도 드러낸다.

릴레이 카메라...돌발성이 만들어낸 재미
 
 MBC 새 예능 < 놀면 뭐하니 >의 한 장면

MBC 새 예능 < 놀면 뭐하니 >의 한 장면 ⓒ MBC

 
지난 6월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놀면 뭐하니>의 기본적인 틀은 '릴레이 카메라'다.  한대의 카메라에서 시작된 이 기획은 점차 2대, 3대씩 늘어나면서 연예인 한사람 한사람을 거치고 각자의 일상이 화면 속에 담기게 된다.  다단계(?)를 방불케하지만 얼핏 지켜보면 최근의 관찰 카메라 형식과 대동소이하게 비춰질 수 있다. 

자칫 프로그램 본연의 특징이 무색무취할 지 모른다는 우려감은 특유의 돌발성으로 극복해낸다. 일반적인 관찰 예능이 대부분 제작진의 개입이 존재하는 반면, 여기선 오로지 카메라는 부여받은 연예인에 따라서 내용과 재미가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음악인 정재형은 상당 시간의 촬영을 할애했지만 동시간대 경쟁 프로그램 출연으로 인해 방송에선 통편집이 되는가 하면 오랜만에 유재석과 전화 통화를 하게된 데프콘, 직접 사무실로 찾아가 만남을 가진 유희열은 특유의 입담으로 별것 아닌 상황 속에서도 큰 웃음을 만들어낸다. 

익숙한 예능인들의 대거 등장
 
 MBC < 놀면 뭐하니 >의 한 장면

MBC < 놀면 뭐하니 >의 한 장면 ⓒ MBC

 
<놀면 뭐하니>의 돌발성은 재미 측면에선 급격한 롤러코스터를 탈 수 있다는 약점을 만들 수 있다는 양면성을 드러낸다. 배우 태항호 정도를 제외하면 첫회 중반 이후 하하, 양세형, 유세윤 등 낯익은 예능인들이 대거 등장했다. 이로 인해 프로그램의 색깔을 옅게 만들면서 익숙한 형식의 관찰 예능으로의 궤도 선회도 이뤄진다. 

유재석과 유희열의 대화에서 새 얼굴 등장 기회에 대한 아쉬움이 긴 시간 언급되었지만 정작 이야기가 익숙한 인물들 중심으로 이뤄지는 일종의 자기모순이 발견되기도 한다. 이는 연예인 중심 카메라 전달이라는 틀이 빚어내는 상황의 한계가 원인으로 작용한다.  

또한 연예인 자기 맘대로 촬영된 영상은 자유분방함이라는 측면에선 신선했지만 반대로 집중력을 분산시키고 어수선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한다. 예측 불허의 내용으로 인해 분량의 조절, 재미의 강도 역시 제각각으로 나타난다. 이밖에 미리 촬영된 영상을 놓고 진행되는 연예인 본인들의 '떼토크'는 기존 관찰 예능과의 유사성을 형성하기도 한다.

결국 넘어야 할 산은 <무한도전>?
 
 MBC 새 예능 < 놀면 뭐하니 >의 한 장면

MBC 새 예능 < 놀면 뭐하니 >의 한 장면 ⓒ MBC

 
<놀면 뭐하니>가 많은 이들의 반가움과 동시에 아쉬움도 자아낸 가장 큰 이유는 결국 <무한도전>때문이 아닐까? 김 PD나 유재석이 제작 간담회, V라이브 등을 통해 언급한 것처럼 <무한도전>의 존재는 여전히 많은 이들에겐 희망고문을 안겨준다.  

오랜 기간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내용을 담아내고 여기서 만들어낸 웃음과 일상을 함께 해온 이들 중 일부에겐 <놀면 뭐하니>는 새 프로그램의 등장이라기 보단 마치 <무한도전>의 후신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분명 이 프로는 <무한도전> 시즌2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런 잣대를 갖고 지켜보는 시청자들도 제법 존재한다.  김태호 PD와 유재석은 새롭게 짠 판을 통해 다채로운 예능 실험을 할 의도를 내비쳤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입장에선 전혀 다른 자세를 취한다면 자칫 괴리감을 형성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놀면 뭐하니>는 무엇을 만들어내느냐 이전에 <무한도전 을 어떻게 극복하느냐 과제처럼 등장했다. 여타 신규 예능을 준비하는 것 이상으로 이 두 사람은 제법 쉽지 않은 또 한번의 도전에 나선 셈이다.
놀면뭐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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