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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 당진에 위치한 31년 된 서점, 당진서점에서 책을 읽고 있는 시민
 충남 당진에 위치한 31년 된 서점, 당진서점에서 책을 읽고 있는 시민
ⓒ 한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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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교다리의 이리오서점, 푸른병원 옆 상록서점 등... 추억의 뒤안길로 사라진 우리 동네 서점들이다. 모두 인터넷과 대형 서점에 밀려 결국 설 자리를 잃었다. 그 가운데 31년 간 동네 서점으로 자리를 지켜 오고 있는 곳이 있다. 당진서점(대표 안지민)이다. 당진서점이 문화 공간으로 새롭게 거듭나고 있다.

아버지 안명수 대표가 봉사로 서점 수익의 일부를 지역사회에 환원했다면, 안지민 대표는 문화를 나누고 싶은 꿈을 갖고 있다. 안지민 대표가 그려 나가는 당진서점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충남에 위치한 31년 된 당진서점의 안지민 대표
 충남에 위치한 31년 된 당진서점의 안지민 대표
ⓒ 한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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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못 느꼈던 서점

안 대표는 "서점을 운영하게 될 줄 몰랐다"라고 말했다. 옛 군청사 앞에서 지금의 자리인 당진농협 계성지점 옆으로 이전한 당진서점은 올해로 31주년을 맞이했다. 39세인 안지민 대표가 초등학생 때부터 자리해 온 셈이다. 학교를 오가던 길 항상 지나치던 곳이 당진서점이었다. 그때마다 서점 안에서 바빴던 부모님의 모습은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아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고등학교를 거치는 동안에도 당진서점은 늘 안 대표의 곁에 있었다.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20대 후반에 들어설 때까지도 안 대표는 자신이 서점을 잇게 될 거라고 생각도 못했단다.

"제가 어렸을 땐 도서관이 없었어요. 서점도 많지 않았고요. 그래서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책을 유일하게 만날 수 있는 곳이 서점이었죠. 그 안에서 사람들이 소통하는 모습을 보며 자랐어요."
 
 당진서점에서 책을 고르고 있는 시민들
 당진서점에서 책을 고르고 있는 시민들
ⓒ 한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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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이 있어서 다행이에요"

대학을 졸업하고, 아이를 낳고 키우던 중 당진서점 운영을 시작하게 된 안 대표는 "처음엔 서점을 운영하는 데 즐거움을 못느꼈다"라고 말했다. 안 대표의 말을 빌리면 서점 일은 노동과 문화, 그 중간에 위치해 있다.

보통 서점일을 떠올리면 책을 정리하고 손님이 없을 땐 책을 읽는 것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하지만 단순히 책을 판매하는 것만으로는 서점 운영이 어려운 실정이다. 단행본의 종류도 많을 뿐만 아니라 판매·관리에 일손이 많이 들 수밖에 없다.

또 책을 읽는 사람들이 줄어드는 요즘엔 더욱이 단행본 판매로는 수익구조를 이어가기가 쉽지 않다. 수익을 위해 참고서를 납품할 수밖에 없고, 다량의 참고서가 서점에 들어올 때는 옮기고 쌓는 작업 등 많은 노동력이 필요하다.

바쁘고 힘든 일에 큰 재미를 느끼지 못했지만 손님들로부터 "서점이 있어 다행"이라는 말을 들은 그는 "나로 인해 즐거움을 나눌 수 있다는 생각에 서점 운영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책을 읽고 있는 시민
 책을 읽고 있는 시민
ⓒ 한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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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문화공간 역할을 해왔을까?"

그렇게 서점에 애착을 갖던 중 도서정가제가 시행됐고, 제도의 변화는 안 대표에게 생각의 전환점을 만들어줬다. 도서정가제는 도서 가격 경쟁을 막기 위해 정부가 책의 할인 범위를 정한 것으로 지난 2014년에 개정될 무렵 많은 논란이 일었다. 반대하는 목소리도 거셌지만 일각에서는 문화 공간으로 역할을 해 온 작은 서점들을 위해선 도서정가제가 필요하다는 응원도 있었다.

안 대표는 "도서정가제를 응원하는 목소리가 너무 고마웠다"라며 "하지만 당진서점은 그들이 말한 작은 서점의 역할인 문화공간을 제공하지 못한 것 같아 부끄러웠다"라고 말했다. 어렵게 도서정가제가 시행되고 그나마 지역의 서점들이 숨을 쉴 수 있었던 것. 힘을 얻게 된 당진서점 역시 이에 보답하고자 문화공간의 역할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후 2층 공간을 리모델링해 세미나실을 조성하고, 문화 활동을 하는 시민들에게 제공했다. 또한 매달 한 차례 달빛독서를 통해 새벽까지 각자 책을 읽고, 간단한 소감을 나누는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후에는 달빛독서와 다음달부터 진행될 심야서점을 연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협업으로 뜻 모아

안 대표는 "지난해 독서대전 유치를 위해 구성한 TF팀에 다양한 민간단체와 시민들이 포함됐지만 서점의 자리는 없었다"라며 "또 당진시립도서관 에서 개최하는 축제에서 우천으로 부스가 정리될 때, 출판사는 남아있어도 서점은 제외됐다"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섭섭함보다 서점의 역할이 당진시와 시민들에게 닿지 못했다는 생각에 반성의 기회로 삼았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지역에 자리한 서점과의 협업이었다.

그 길로 안 대표는 면천면 성상리에 위치한 책방인 '오래된미래'의 지은숙 대표와 신평면 금천리에 자리한 '한선예의 꿈꾸는 이야기'의 한선예 대표를 만났다. 늦은 밤에만 문 여는 한선예 대표를 만나기 위해 삼고초려하기도 했다고.

어렵게 만난 안 대표는 두 사람에게 협업을 제안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마다 열리는 '동네책방 문화사랑방'. 협업의 장점을 살려 당진의 이야기를 다양하게 담은 것이 특징이다.
 
 당진서점의 외관 모습
 당진서점의 외관 모습
ⓒ 한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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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가꿔진 서점으로 만들고파"

안 대표는 변화를 고민하며 전국 곳곳의 독립서점을 방문하던 중 속초의 동아서점을 들렸다. 그는 "동아서점은 좋은 책을 선별해 놓은 잘 가꿔진 정원 같았다"라며 "당진서점도 보기 좋은 정원처럼 잘 가꿔 나가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앞으로 조합을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지역의 책방을 모아 조합을 만들고, 목소리를 모아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실시할 계획이다. 안 대표는 "조합을 통해 독서의 힘을 알리고 뜻을 모으는 역할을 하고 싶다"라며 "독서의 문턱을 높게 느끼는 시민들이 책을 좋아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라고 전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당진시대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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