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식스의 5번째 미니 음반 < The Book Of Us : Gravity >는 다름 아닌 Us 즉, 우리에 주목한다. 때론 사랑하는 방법을 묻는 풋풋함('How to love')이 터져 나오고 또 때론 어린 시절로 돌아가겠다 노래하는 투정('돌아갈래요')이 새어 나오지만 밴드는 이러한 '동심'을 공감으로, 박진감으로 그리하여 더할 나위 없이 안정적인 밴드의 색으로 채워낸다. 신보는 전체관람가 음반일 뿐만 아니라 훌륭한 작가주의의 완성도까지 꾀어냈다.
 
다시 말해 보편타당한 공감이 여기저기서 숨 쉰다. 청춘 드라마의 한 장면을 떼여온 것만 같은 첫 곡 'For me'는 시원한 기타 스트로크에 맞춰 멤버 Jae와 Young k가 리드하는 매력적인 멜로디 라인 "이젠 알아주고 싶어/ 여태 혼자 잘 해왔다고"를 통해 위로를 전하고 뒤이은 타이틀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는 짜릿하게 꽉 짜여있는 인상적인 팝록이다. 청량감 넘치는 건반으로 문을 열어 부서질 듯 내리치는 드럼이 에너지를 터트릴 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청춘의 한 장/ 함께 써 내려가자"라는 호기 넘치는 가사까지 끌어안았다. 마음껏 뛰어놀 잔디밭은 물론 곳곳에 떼창 포인트까지 마련해두니 즐길 거리가 편재한 그야말로 탄탄한 청춘 송가다.
  
 얼마 전 월드 투어를 끝낸 밴드 데이식스가 5번째 미니음반 <The Book Of Us : Gravity>을 발매했다. 홍대의 인디 공연장에서 오가며 활동 커리어를 쌓던 그룹은 이 음반을 통해 음악 차트 첫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얼마 전 월드 투어를 끝낸 밴드 데이식스가 5번째 미니음반 을 발매했다. 홍대의 인디 공연장에서 오가며 활동 커리어를 쌓던 그룹은 이 음반을 통해 음악 차트 첫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 Dreamus

 
펑키하고 장난스러운 'How to love', 복고풍의 기타 멜로디로 시작되는 '돌아갈래요'를 비롯해 'Best part'는 콜드플레이 풍의 형형색색의 신시사이저를 가져와 "한순간도 너에게 있어서는/ 의미가 없진 않아"라고 함께 노래하며 음반을 마무리한다. 강렬하게 시작해 사랑, 설렘, 추억, 어린 시절의 낭만을 스쳐 가고 입에 잘 붙는 가사를 가져와 다 같이 호흡할 수 있는 소통 창구를 만들어내며 높은 짜임새를 일궜다. 다만 상대적으로 기존 발라드의 작풍을 따르는. 그룹의 다양한 느낌을 보여주려 넣은 것만 같은 '포장'은 앞서 날 서고 각 잡힌 인상의 곡들에 비해 그 무게가 덜하다.
 
요새 종종 들리는 맹목적 사랑을 갈구하는 노랫말 없이, 화려한 춤 선 없이 밴드는 20대 후반, 자신들의 눈으로 바라본 현실을 노래한다. 너무 커버린 우리의 오늘날에 대한 아쉬움을 소회하고 힘들지만 함께 이 페이지를 적어보자 격려한다. 전곡에 작사, 작곡으로 참여해 '내' 것의 리더십도 잃지 않았으며 쉽고 강인하게 청각을 만족시킬 제조법도 놓치지 않았다. 오랜만에 리얼 악기만이 줄 수 있는 속도감과 가사, 선율, 구성이 잘 매만져진 좋은 음반을 만났다. 시작과 끝이 한순간에 맞닿은 차트에는 없는 제대로 된 여름 앨범.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대중음악웹진 이즘(www.izm.co.kr)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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