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net <프로듀스X101> 포스터

Mnet <프로듀스X101> 포스터 ⓒ Mnet

 
데뷔를 향해 달리던 연습생들의 여정은 엑스원(X1)의 탄생으로 막을 내렸지만, <프로듀스X101>(아래 '프듀X')을 향한 잡음은 좀처럼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투표조작 논란부터 과잉 수색까지, '프듀X'의 그 끝을 모르는 '논란의 대장정'은 대체 어디까지 갈까.

우선 시간을 3차 콘셉트 경연이 벌어졌던 지난 6월 30일로 돌려보자. 녹화 현장 초대 문자를 받은 A씨는 녹화가 진행됐던 인천 삼산 체육관으로 향했고, 그곳에서 잊지 못할 수치스러운 경험을 겪게 됐다. 보안 검색대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경고음이 울리면서 과도한 몸수색의 대상이 된 것이다.

금속탐지대는 A씨가 지나가자 경고음이 울렸고, 이에 A씨는 주머니 속에 있던 라이터를 떠올리며 '이것 때문인 것 같다'고 보여주었다. 하지만 경고음이 울렸던 대상자이기에 여성 경호원은 A씨를 화장실로 데리고 간 후, 아무것도 없음을 확인한 뒤 돌려보냈다.

그러나 더 큰 수치심이 A씨를 기다리고 있었다. 다리 사이를 툭툭 치면서까지 아무것도 없음이 확인 됐음에도, 경고음은 또 한 번 울린 것이다. 다시 한 번 A씨를 화장실로 데리고 간 경호원은 "팬티를 보여줘야 입장이 가능하다"고 말했고, 성적수치심을 느낀 A씨는 "이건 너무 불쾌하다. 성추행이다"라고 항의했지만, 돌아온 답은 "보여주지 않으면 입장할 수 없다"였다(관련 기사 : '프듀X' 방청하려면 팬티 보여줘라? 과잉 몸수색 논란 http://omn.kr/1k3kc).

물론 경호원이 A씨를 상대로 강도 높은 수색을 한 이유가 있었다. A씨가 2차 포지션 평가 당시 반입 금지 물품인 카메라를 허벅지 사이에 숨긴 뒤 입장을 하려다가 적발돼 퇴장 당했기 때문이다. 당시 경연을 보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가야 했던 A씨는 이번 경연에서 금지 목록을 소지하지 않았지만, 결국 그들이 요구하는 대로 속옷까지 보여주며 결백을 증명할 수밖에 없었다.

또 다시 불거진 <프로듀스 101>의 과도한 몸수색
 
 Mnet <프로듀스X101> 방송 화면 갈무리

Mnet <프로듀스X101> 방송 화면 갈무리 ⓒ Mnet


이와 같은 과도한 몸수색은 지난 시즌부터 꾸준하게 제기됐던 문제 중 하나다. 2년 전인 2017년 '프듀2'의 포지션 평가 방청을 위해 녹화 현장을 찾았던 한 방청객은 당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여성 경호원이 반말을 하며 몸을 더듬었고 검사 과정에서 치마도 뒤집었다. 그 과정에서 가슴과 엉덩이를 손으로 만졌다"고 폭로했다.

문제가 불거지자 당시 '프듀' 제작진은 "지난 시즌 방청 현장에서 무분별하게 촬영 내용이 유출됨에 따라 시청자들이 오롯이 방송을 통해 프로그램의 내용을 접할 수 있도록 현장 보안책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했었다"며 "지속적으로 경고음이 발생한 경우, 여성 경호원의 검사를 진행했는데 이 과정에서 불쾌감을 받으셨다는 일부 의견을 전달 받았다. 앞으로 더욱 유의해 진행하도록 하겠다"고 공식 사과한 바 있다.

'프듀'측은 2년 전 유의해서 진행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지만, 이번 과도한 몸수색 사건을 볼 때, 전혀 달라진 것이 없음을 알 수 있다. 이번 몸수색 사건과 관련 해당 보안업체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이미 여러 번 적발돼 우리로서는 '블랙리스트'였다. 당시 검사를 담당한 경호원에게 확인해보니 화장실도 그 여성분이 먼저 가자고 했고, 엉덩이 쪽에서 계속 소리가 나자 스스로 치마를 들어 확인을 시켜줬다고 들었다. 우리 쪽에서 팬티를 보여 달라고 한 적은 없다"고 부인했다.

'프듀'측은 스포일러 방지를 위해 몸수색을 했다고 주장하지만, 그동안 스포일러 유출이 주로 어떤 경로를 통해 진행됐는지를 살펴보면 납득하기 어려운 측면이 많다. '프듀X'는 지금까지 '프듀'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스포일러 논란을 겪었던 시즌으로 꼽히는데, 그중에서도 스포의 내용과 실제 방송 내용이 완벽하게 일치했던 '엑셀 스포'는 방송을 통틀어서 가장 심각한 스포일러로 거론되고 있다.

1차 순위 발표식 녹화 직후 내부 온라인 커뮤니티를 타고 빠르게 퍼져나갔던 '엑셀 스포' 안에는 내부 관계자가 아니면 알 수 없을 연습생들의 순위와 소감, 특이사항 등이 자세히 적혀있었고, 피해는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갔다.

'프듀X' 관계자는 "순위발표식 내용을 유출한 유포자에 대한 강경대응 할 예정이다. 제작진 역시 더 이상 스포일러가 나오지 않도록 더욱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밝혔지만, 이 같은 공식입장이 무색하게 이후에도 스포일러는 계속됐다. 매 순위발표식마다 순위를 알려주는 스포일러는 꾸준하게 등장했으며, 심지어 파이널 평가 무대 센터가 누구인지 알려주는 내부자까지 등장했다. 마지막까지 내부 유포를 막지 못한 제작진은 안에서 새는 구멍을 막기 보다는 엉뚱하게도 방청을 오는 팬들을 과도하게 단속하면서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킨 것이다.

신뢰 잃어버린 '프로듀스x101'…스스로 '몰락'을 선택하다
 
 <프로듀스X101> 주제곡 '_지마' 공개 영상 캡처

<프로듀스X101> 주제곡 '_지마' 공개 영상 캡처 ⓒ Mnet

 
투표수 조작 의혹은 어느 서바이벌마다 심심치 않게 흘러나오는 '단골 의혹' 중 하나다. 화제성이 높으면 높을수록, 그리고 데뷔가 분명해 보였던 참가자가 데뷔를 못하고, 아무도 예상 못했던 반전의 참가자가 데뷔 멤버로 이름을 올릴수록 더더욱.

조작 의혹이 나왔다가도 시간이 지날수록 서서히 사그라졌던 여느 서바이벌과 달리, 이번 '프듀X'는 시간이 지날수록 의혹에 힘을 실리는 추세다. 투표수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증거는 1위와 2위 사이, 3위와 4위 사이, 6위와 7위 사이, 7위와 8위 사이, 10위와 11위 사이의 득표수 차이는 2만9978표로 일치하며, 1위부터 20위까지 득표 숫자가 모두 '7494.442'라는 배수로 설명된다는 점이다. 즉 단순한 우연이라고 치부하기는 현실적으로 나올 수 없는 득표수 차이라는 것이다.

'투표수 조작으로 인해 순위가 변동됐는가'와 관련해서는 사실 여부를 가리기 어렵지만, 대중은 투표에 누군가가 개입했다는 흔적만으로도 크게 분노하고 있다. 투표수 조작으로 인해 프로그램의 근간이 되는 신뢰성과 정체성이 크게 흔들리게 된 '프듀X'였지만, 정작 제작진은 무대응으로 일관했고, 이는 논란을 더욱 확신시키는 장작이 되고 말았다.

대중의 분노는 결국 집단 소송으로 이어졌다. 침묵은 독이 됐고,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해지자 Mnet 측은 "확인 결과 X를 포함한 최종 순위는 이상이 없었으나 방송으로 발표된 개별 최종득표수를 집계 및 전달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음을 발견하게 됐다"며 의혹이 제기된 지 5일 만에 공식입장을 내놓았다.

이어 "득표수로 순위를 집계한 후, 각 연습생의 득표율도 계산해 최종순위를 복수의 방법으로 검증했다. 그러나 해당 제작진이 순위를 재차 검증하는 과정에서 득표율을 소수점 둘째 자리로 반올림하였고, 이 반올림된 득표율로 환산된 득표수가 생방송 현장에 전달됐다"고 그동안의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하지만 대중은 투표의 투명성을 잃어버린 제작진을 더 이상 신뢰하지 않으며, 정말로 떳떳하다면 로우데이터(raw data, 원자료)를 제시하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프듀X' 출연진 팬들과 시청자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만든 '프로듀스X101' 진상규명위원회는 25일 공식 성명서를 내고 "모든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우리는 결코 멈추지 않겠다"라며 명확한 해명, 그리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과도한 몸수색과 투표수 조작 논란에는 공통점이 존재한다. '프듀X'를 시청하는 시청자들을 너무나 쉽게 봤다는 점이다. 입으로는 '국민프로듀서님'이라고 했지만 시청자의 무게를 지나치게 가볍게 여긴 대가로 거친 후폭풍을 겪고 있는 '프듀X'의 논란은 현재 진행형이다.
프듀X 투표수조작 성추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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