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 커뮤니티비프 공동운영위원장으로 선임된 김의성 배우

부산국제영화제 커뮤니티비프 공동운영위원장으로 선임된 김의성 배우 ⓒ 부산영화제

 
한일 대결 국면에서 '촌철살인'으로 일본에 우호적인 보수 세력을 비판하고 있는 김의성 배우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커뮤니티BIFF(비프) 운영위원장에 선임됐다(관련 기사 : "조선-중앙 비판 마라, 거긴..." 배우 김의성의 촌철살인 http://omn.kr/1k4mr).

부산영화제는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영화제의 태동지인 부산 원도심에서 작년 처음 선보인 커뮤니티비프가 조직운영을 대폭 보강했다며 활성화를 위해 배우 김의성이 공동운영위원장으로 나선다고 밝혔다.

커뮤니티비프는 관객이 직접 프로그래밍하는 부산국제영화제 속 영화제로, 다채로운 상영 및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시민관객과 영화인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기존 박채성, 조원희 공동운영위원장 체제에서 3인의 공동운영위원장 체제가 된 것이다.
 
김의성 배우는 지난해 9월 외교부 앞에서 진행된 '화해 치유재단 해산' 촉구 릴레이 1인 시위에 참여하기도 했고, 평소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일본 쪽을 편드는 언론과 역사적 의식이 결여된 보수 세력을 비판하는 등 꾸준히 자신의 목소리를 내왔다.
 
최근에 올린 "청와대는 조선일보, 중앙일보한테 뭐라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외국 언론에 이래라 저래라 하는거 실례임"이라는 짧은 글은 큰 화제가 됐다. 또 보수야당이 "토착왜구"라고 비판하는 것에 반발하자 "어찌 토착왜구라 하느냐 하시면 토착왜구에서 토착왜구 맛이 나서 토착왜구라 했을 뿐이온 데..."라고 맞받아쳐 누리꾼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지난 3.1절에는 "백 년 째 되는 3.1절이, 올해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 100주년의 해이기도 합니다"라며 "또 다시 전쟁국가로의 부활을 꿈꾸며 한반도의 평화를 가로막는 일본 제국주의 잔당들에게 분노를 느낍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우리 안에 숨어있는 부일 잔당들에게는 몇 천 배의 분노를 느낀다"며 "한반도의 평화 정착을 위해서는 이 부일잔당들을 꼭 몰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상품 불매 운동이 연예계로 향하자 "아베가 날뛰는데 왜 사나(걸그룹 트외이스 멤버)를 퇴출시키나 토착왜구를 쫓아내야지"라며 분명한 방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보수야당이 현 정부를 독재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 "광주학살로 세워진 민정당, 민자당, 한나라당, 새누리당으로 이어지는 유구한 역사를 가진 분들이 독재타도를 외치면 우리집 고양이들이 웃겠습니까? 안 웃겠습니까?"라고 비웃음을 보내는 등 사회 현안과 관련 강렬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다큐멘터리 영화 <김복동> 응원을 요청하고 있는 김의성 배우

다큐멘터리 영화 <김복동> 응원을 요청하고 있는 김의성 배우 ⓒ 김의성 페이스북

 
지난 17일에는 평화인권운동가 고 김복동 할머니의 투쟁을 담은 영화 다큐멘터리 <김복동> 응원 펀딩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을 요청해 대중들의 호응을 끌어냈다.

최근 일본에 대한 비판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김의성 배우의 단호한 태도 때문에 부산영화제 커뮤니티비프 공동운영위원장 선임의 무게감도 커진 모습이다. 김의성 배우는 "커뮤니티비프를 알리고 돕는 것에 중점을 두겠다"며 "시민과 관객들이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행사로 만들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부산영화제 사태 때는 레드카펫 행동
 
부산영화제 측은 한일 갈등이 생기기 수개월 전부터 김의성 배우와 접촉을 했다며 위원장 선임시기가 우연히 최근 한일 간의 대립이 격화되는 시기와 겹쳤다는 반응이다.

부산영화제의 한 관계자는 "행사 진행을 잘하고 말 주변이 뛰어난 배우"라며, "남포동과 인근 구도심에서 펼쳐지는 커뮤니티비프에서 다양한 역할을 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공동운영위원장을 (맡아달라고)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김의성 배우는 MBC 시사프로그램 <스트레이트>의 진행자로 활약 중이다.
 
김의성 배우는 또한 지난 2014년 박근혜 정권이 부산영화제를 정치적으로 탄압했던 '부산영화제 사태' 당시에도 소신 있는 목소리를 낸 배우 중 한 사람이었다.
 
2015년에는 부산영화제에 대한 정권 차원의 압박이 시작되자 "이용관 위원장을 쫓아낸다면 앞으로 부산영화제에 갈 일은 없을 것 같다"며 "뭐 내가 안 간다고 신경이야 쓰겠냐만, 최소한 내 말에 귀 기울이는 후배들에게는 가지 말자고 권하겠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올해의 배우상 심사위원 자격으로 참석한 '2016년 부산영화제' 때는 레드카펫에서 부산영화제 독립성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어 주목 받았다.
 
김의성 배우는 당시 영화계의 보이콧 논란에 대해 "보이콧도 의미 있고 참여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부산영화제를 두고 가장 먼저 이야기 할 건 정치로부터의 독립, 사전 검열 반대로 이건 너무나 기본이고, 영화제에 참여해서 이런 얘길 꾸준히 하는 게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레드카펫에서의 행동은 이를 실행에 옮긴 것이다.
 
 2016년 부산국제영화제 당시 레드카펫에서 부산영화제 독립성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는 김의성 배우

2016년 부산국제영화제 당시 레드카펫에서 부산영화제 독립성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는 김의성 배우 ⓒ 부산영화제

 
커뮤니티비프, 역사모임 항일영화 관람 후 토론도 가능
 
한편 부산영화제 측은 커뮤니티비프의 행사 중 하나로 관객들이 직접 프로그래머가 되어 영화를 선정하고, 자신들과 같은 관심사를 지닌 커뮤니티들과 함께 영화를 보는 섹션인 '리퀘스트시네마: 신청하는 영화관' 프로그램의 온라인 접수를 오는 8월 4일까지 받는다고 밝혔다.
 
커뮤니티비프는 실험적인 영화보기 체험의 장을 만들어 영화와 관련된 다양한 공동체 및 소모임의 참여를 유도하고, 관객들의 공동체적인 움직임을 이끌어내는 것에 그 지향점을 두고 있다.
 
관객이 직접 만들 수 있는 영화제 행사로, 예컨대 역사나 친일 연구모임 또는 동호회 등에서 항일영화를 선정해달라고 요청하면 영화 상영을 주선해주고 이들 단체들은 관람 후 토론회 등 별도의 모임을 갖는 방식이다. 춤이나 음악 등을 비롯해 다양한 주제의 영화들을 보면서 공동체성을 다지는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첫 시도가 호응을 얻으면서 올해는 범위를 넓혔다.
부산영화제 김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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