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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토문학동인 제15집.
 객토문학동인 제15집.
ⓒ 두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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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 마시다 술김에/대통령 욕했다고/쥐도 새도 모르게 잡혀갔던 시절이 있었다/하물며 북이 더 자주적인 나라라든지/이런 말을 어떻게 할 수가 있었겠는가//…//세상이 바뀌었다는 것을/대통령을 욕해도 잡혀가지 않는다는 것을/그들은 먼저 실천하고 있다/나아가 청와대를 폭파시키자고도 한다/이제 정말 국가보안법은 죽었다//…//국가보안법이라는/시퍼런 칼을 밤낮 휘두르던 망나니들이/스스로 칼집에 칼을 꼽고 있다."

'객토'문학동인 15집 <가까이서 야하게 빛나는 건 별이 아니다>(두엄 간)에 실린 김성대 시인의 시 "국가보안법은 죽었다" 일부다.

객토문학동인은 1990년 마산·창원에서 노동자들이 중심이 되어 시를 쓰는 모임으로 출발을 하였고, 2000년 첫 동인지 <북>을 출간한 뒤 해마다 펴내고 있다. 이번에 15집을 낸 것이다.

객토동인들이 올해 무게를 둔 관심거리는 '가짜뉴스'다. 객토는 "올 해는 '가짜뉴스'를 기획 주제로 잡아 1부에는 시, 3부에서는 산문을 통해 가짜뉴스의 병폐를 고발해 냈다"고 했다.

이들은 "우리들 삶 속에서 가짜뉴스가 얼마나 많이 파고들고 있는 지, 또 삶 속에서 어떻게 가짜가 진짜로 바뀌어 지는지 동인들은 작품을 통해 말하고 있"고 했다.

김성대 시인은 "쌀값이 어마하게 올랐다고 난린데/북한에 쌀을 억수로 퍼주어서 그랬다 카던데예/다 문재인 때문이라 캅니더//머라카노 올해 벼 재배 면적이 줄고/정부가 쌀을 더 사들여서 그렇다고/팩트 체큰가 하는데도 나왔던데"하면서 가짜뉴스 예를 들고 있다.

박덕선 시인은 '삼인성호', '마춤 늬우스'에서 근거 없는 말도 여럿이 하면 곧이 듣게 된다며 없는 호랑이도 만들어 내고, 밀주 단속반이 찍은 할머니 집이 밀주를 담는 집이 되는 현상을 고발하고 있다.

이처럼 동인들은 이번 동인지를 통해 가짜뉴스가 어디서 무엇 때문에 생산되고 눈덩이처럼 커져 가짜뉴스 때문에 목숨을 빼앗기기도 하고 정부의 정책마저 흔들리게 만든다고 말한다.

객토동인은 "가짜뉴스가 없었던 시대는 없었지만, 그 병폐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고 했다.

최상해 시인은 "확증편향", 이상호 시인은 "동굴 속 같은 세상"에서 "언론의 자유를 핑계로 정보의 다양성이라는 좋은 의미에서의 일들",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보고 싶은 것만 보는 편향된 정보의 취득"에 의한 병폐를 고발해 놓았다.

객토는 "정보의 왜곡이 의도적이라 작게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크게는 삶의 근간이 될 수 있는 국가 정책에 까지 미치는 것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나아가 유명정치인에 의해 재생산된 정보라는 이름의 가짜뉴스가 전염병처럼 창궐하고 있다"고 했다.

정은호 시인은 "촛불 좋아하더니 온 나라에 산불, 온 국민은 홧병"이라며 정부와 대통령을 싸잡아 확인 되지 않은 정보를 바탕으로 언론의 자유를 핑계 삼아 가짜뉴스가 생산되는 원리를 짚어내고 있다. 2부에서는 동인들의 다양한 시 세계가 펼쳐지고 있다.

'객토' 동인들은 "하루가 멀다고 가짜뉴스가 생산되고 있다. 가짜뉴스는 누군가 의도적으로 생산하고 퍼뜨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왜곡된 정보를 진짜인 양 퍼뜨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고 했다.

이어 "그렇게 생산된 정보는 유명 정치인의 입을 통해 재생산되고 확대되어 진실인 양 많은 사람의 판단을 흐리게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다"며 "가짜뉴스가 왜 생산되고, 퍼뜨려지는지 가짜뉴스를 없애는 대안은 없는지 동인들이 머리를 맞대 보았다. 그러나 한계는 뚜렷하다"고 덧붙였다.

객토 동인은 노민영, 박덕선, 배재운, 이규석, 이상호, 정은호, 최상해, 표성배, 허영옥, 김성대 시인이 참여하고 있다. 
확증편향 ... 최상해 시

전자레인지 없는 집이 없어요
여전히 잘 팔리고 있고 이제는 필수품입니다
그런데 문자를 보고 깜짝 놀랐지 뭡니까

"물 데우면 발암물질 생긴다"
"열 명에만 전달하세요"

믿을 수 없어 바로 검색해 보니
"전자레인지로 물을 끓이거나 음식을 익히면 분자 구조가 바뀌어 발암물질이 생긴다", "물을 전자레인지로 데운 뒤 식혀서 식물에 줬더니 열흘 만에 죽었다"
학술 논문도 있다는데 대기업이 은폐한다는데 이건 정말 확실하네요

그래도 의심을 해야 한다고요? 논문이 있다는데, 검색하니 바로 나오는데, 대기업이 거짓말을 하겠습니까?

단체카톡방 몇 군데 날리고 나니 뿌듯합니다


* 확증편향은 "자신의 가치관, 신념, 판단, 따위와 부합하는 정보에만 주목하고 그 외의 정보는 무시하는 사고방식"을 말한다.
 

태그:#객토문학동인, #가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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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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