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로 가득차 뜨거웠던 이글스파크, 그러나 올 시즌에는 빈 자리가 늘었다.

팬들로 가득차 뜨거웠던 이글스파크, 그러나 올 시즌에는 빈 자리가 늘었다. ⓒ 한화 이글스

 
지난 시즌, 11년의 길었던 암흑기를 끝내고 가을야구에 진출했던 한화 이글스가 1년 만에 다시 추락했다. 지난 시즌 정규시즌 3위에 올랐음에도 올 시즌도 한화를 가을야구 후보로 점찍은 전문가들은 많지 않았다. 그들의 예상보다도 현실은 더욱 냉혹했다. 35승 59패와 0.372의 승률, 한화의 올 시즌 전반기 성적이다.

0.372의 승률은 144경기 체제가 된 2015시즌 이후 한화가 기록한 가장 낮은 전반기 성적이다. 전반기 부진에는 많은 원인이 존재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두드러지는 세 가지가 있다.

■ 더딘 유망주 성장
지난 시즌 한화가 선전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젊은 선수들의 등장이었다. 정은원, 박상원, 서균 등 여러 선수들이 기대 이상의 선전을 보여주며 고참 선수들과 조화를 이뤘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정은원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개막과 동시에 한용덕 감독은 김재영, 박주홍, 김성훈으로 토종 선발진을 구성했으나 그 계획은 로테이션 한 번 만에 바로 틀어졌다. 유망주라는 껍질을 벗고 이제는 팀의 주축 선수로 자리를 잡아줘야 할 선수들의 부진은 한용덕 감독의 머리를 더욱 아프게 만들 수밖에 없었다.

■ 타격 강화 실패
올 시즌 개막 직전부터 한화는 꼬이기 시작했다. 개막을 일주일 앞두고 이용규 사태(개막 직전 방출 요구로 무기한 출장 정지 조치를 받음)가 터졌고, 그에 대한 대비가 전혀 이루어지지 못한 채 시즌에 돌입했다. 가뜩이나 허약한 한화의 타격에 이용규의 공백은 치명상이 되고 말았다. 

호잉이 빠지면 라인업을 짜기 어려울 정도였고 한화의 올 시즌 외야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은 2.29, 타율 0.231, OPS 0.682로 세 부문 모두 10개 구단 최하위를 기록 중이다. 정근우의 외야 전향 역시 결과적으로 득보다는 실이 많았다.

특히 5월 17일 경기부터 6월 9일까지의 경기가 뼈아팠다. 이 기간 동안 선발진들이 눈부신 활약을 연달아 보여주며, ERA 3.28(5위)로 투수진은 완벽히 제 역할을 해냈다. 하지만 타율 0.219, 평균 득점 2.7점으로 심각한 빈타에 시달렸다. 결국 이 기간 7승 14패로 순위권에서 점점 멀어졌다. 지난 시즌 문제가 됐던 타격을 보강하기 위해 다나베 코치까지 영입을 했으나, 오히려 작년보다 타격 성적은 더 떨어졌다.
 
 지난 시즌과 올 시즌 전반기의 주요 타격 지표 비교

지난 시즌과 올 시즌 전반기의 주요 타격 지표 비교 ⓒ 청춘스포츠

 
■ 무너진 불펜
투타의 엇박자 속에 패배 수는 점점 늘어났고, 결국 버텨주던 투수들마저 무너지고 말았다. 불펜 핵심 요원들 역시 안영명 이외에는 모두 성적이 더 안 좋아졌고, 불펜에서 뒤집히는 경기가 늘어나면서 마운드에서 점점 정우람을 보기 힘들어졌다.
 
 지난 시즌에 비해 부진에 빠진 세 명의 한화 이글스 구원 투수들의 주요 성적

지난 시즌에 비해 부진에 빠진 세 명의 한화 이글스 구원 투수들의 주요 성적 ⓒ 청춘스포츠

 
가장 큰 문제는 가을야구가 멀어지면서 선수들도 더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승패를 떠나서 희망적인 요소를 찾을 수 있어야 하는데 지금 한화는 이조차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아직 후반기 50경기가 남았고, 관중수는 많이 줄었어도 꾸준히 야구장을 찾는 팬들이 존재한다. 올스타 휴식기 동안 남은 시즌을 다시 달릴 수 있는 동력을 빠르게 만들어내는 것이 한화 선수들에게는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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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청춘스포츠 9기 이희재
야구 KBO리그 한화 이글스 부진 전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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