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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다섯, 습관들이기 좋은 나이.

19.07.22 14:18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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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생나무글(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어릴 적 난 참 책을 많이 읽는 아이였다.

가족 중 유일하게 안경을 쓰는 이유도 친정엄마는 '책만 들면 그 자리에서 다 읽어야 직성이 풀리는' 내 탓이라고 했었다. 먼지 가득한 구석이든, 해가 져서 방이 껌껌해지건 신경도 안 쓰고 책에 푹 빠져있었다고 한다.

독서는 내 학창시절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다.
숨쉬기도 바쁜 고3 시절에도 하루에 1권은 꼭 읽어야만 했었다. 어떤 책이든. 심지어 수능 한 달 전까지도 소설책을 읽다가 담임선생님께 혼이 났던 적도 있다.
교내독서실 책 뒤 대출카드에 내 이름이 없는 게 자존심이 상할 정도로 책을 좋아했었고, 그건 내 자랑이었다. 졸업 전의 목표가 그 안의 책을 모두 읽는 것이었는데 이루지는 못했다. 달마다 신권이 30권씩은 들어와서..

아마 그 때까지 읽었던 책이 만권은 훨씬 넘지 않았을까.

대학에 가고 나서는 독서를 뚝 끊었다. 정말, 뚝.
지금 생각해도 그 급격한 태세변환이 신기할 따름이다. 대학생활이 엄청나게 재미있던 것도 아니었는데ㅎ

그 때부터 15년이 지난 지금은 독서근육이 녹슬대로 녹슬었다. 가끔 책 한 줄 읽어보려하면 뇌가 삐걱거리는 느낌이 난다.
다양한 표현과 의미를 꼭꼭 씹어 넘기던 예전의 독서습관은 사라지고, 인터넷 기사보듯 후루룩 몇 단어 훑어읽고, 결론만 알면 뒤로 가기를 누르는 나쁜 습관이 들었기 때문이다. 정확히 내용이 기억나질 않아 다시 처음부터 읽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서른 다섯, 지금 독서습관을 다시 들여보려한다.
조금씩 준비운동을 하듯 심호흡을 하며 제대로 읽는 연습부터 시작이다.
책의 장르에도 제한을 두지 않을 생각이다. 기왕에 새로 들이는 버릇, 나를 넓히는 계기로 삼고 싶어서다.

마음먹은 김에 점심을 먹고 바로 근처 작은도서관에 들렸다. 책장을 보다가 조미아 작가님의 [독서몰입법]을 시작으로 삼기로 했다. 내 제2의 자아인 '엄마'가 깨어나서일 것이다. 내 노력이 아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주었으면 해서.

오늘은 30분간 50페이지를 읽고 마무리했다. 머리말부터 꼭꼭 씹어 읽고, 맘에 드는 문구는 다시 한 번 읽어봐서 일기에 기록하려한다. 바쁜 하루, 이 정도 짬을 내는 것은 큰 부담이 되지 않을 것 같다.

연초는 아니지만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에 봄바람 든 것 처럼 설레고 있다. 15년, 그 긴 세월 동안 얼마나 좋은 책이 얼마나 많이 출판되었을지 기대가 가득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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