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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광주는 용인과 함께 난개발의 도시로 불린다. 도농복합지역임에도 농림어업 비중이 상당히 낮으며(2012년 기준 0.97%) 2차 산업인 제조업과(48.93%) 3차 산업인 상업과 서비스업(50.1%)이 지역내 총생산을 견인하는 곳이다. 

현재 광주시는 급속한 인구유입으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난개발뿐만 아니라 급격한 인구증가로 인한 기반시설 부족과 교통난, 경기도 내 최다 물류단지 입점, 지역경제 활성화 등의 현안이 산적해있다. 

지난 15일 박현철 광주시의회 의장과 만나 산적한 문제를 해결할 해법이 무엇인지 물어봤다. 

유튜브 생중계 도입... "시민에게 열려있는 의회"
 
15일 자신의 집무실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박현철 광주시의장
 15일 자신의 집무실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박현철 광주시의장
ⓒ 박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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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의회 활동을 유튜브로 생중계하고 있어요. 시민들이 의회활동을 투명하게 보실 수 있게 하는 거죠. 조만간 페이스북도 실시간으로 하려고 합니다." 

박 의장은 자신의 성과 중 하나로 '시민에게 열려있는 의회'를 꼽았다. "7대 의회 때 아쉬웠던 의원연구단체, 자문위원단을 구성했다"며 "지방자치 꽃인 기초의회의 역할을 위해 이런 것들을 하나씩 실현해 나가는 것과 의원들의 다양한 생각을 하나씩 풀어가는 것도 기쁨"이라고 자부했다. 

광주시의회는 현재 의원 전원이 5개의 연구단체를 구성해 활발한 연구 활동을 펼쳐나가고 있으며, 17명의 전문가 자문단을 위촉해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8대 광주시의회 의정목표와 향후 의정운영방향에 대해 '시민중심 열린 의회' 구현을 위해 ▲ 지역경제 활성화 ▲ 안전한 광주 ▲ 난개발 치유를 통한 살기 좋은 광주 ▲ 교육도시 광주 ▲ 약자에게 따뜻한 광주 등 5대 중점과제를 중심으로 살펴볼 계획임을 밝혔다. 

박 의장은 그간의 소회를 통해 안타까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 예로 "의회가 그동안 잘 운영되다가 도시계획조례, 건축조례를 개정하면서 서로 존중하지 않은 상황이 가장 마음이 아프다"며 "1년 동안 여야를 떠나 의원들이 서로 존중하고 배려했는데 최근 불협화음으로 소통이 조금 막혀있는 것 같아 서글프다"라고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러면서 "일시적인 것이다. 다 극복될 것"이라며 "각자의 생각이 다를 수 있으나 어차피 시민을 위해 일하는 의원 분들이라 곧 정리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앞서 광주시는 일명 '난개발 방지 조례'로 불리는 '도시계획 조례 개정안'이 올 한해 광주시의회 최대이슈로 부각되며 진통 끝에 찬성 6, 반대 4의 결과로 의회를 통과한 바 있다. (관련기사: '난개발 방지' 광주시 도시계획 조례 개정안 통과... 강력 반발)

"속도보다는 과정 중요... 반대의견도 담아내야"  
 
15일 자신의 집무실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박현철 광주시의장
 15일 자신의 집무실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박현철 광주시의장
ⓒ 박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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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례는 개인적으로 찬성했던 입장입니다. 다만 4월 임시회 때 상정 보류한 이유가 있어요. 다른 이유가 아니라 이 조례를 의회에서 심의할 수 있는 자료나 절차가 부족했습니다. 이해관계당사자 등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담을 수 있는 과정들이 필요해요. 민주당의 정체성에 맞는 공론화 과정을 거쳤어야 합니다."

박 의장은 "속도보다는 과정이다. 더디게 가도 함께 가자는 말이 있지 않나. 남들이 보기엔 비효율적으로 보여도 시민 동의를 받아가는 과정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사유재산을 일정 부분 제약하는 것이라 공론화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책은 늘 순기능만 있는 게 아니라 역기능도 있다"며 "그런 것들을 저희가 면밀히 따져보지 않으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 반대하는 분들의 의견을 못 담아내면 그걸로 인해 파생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면밀히 따져 봐야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맨 처음 (해당사안도)합리적 논의가 아닌 정쟁의 도구가 될까봐 제일 우려했다"며 "시민에게 필요한지 따지기보다 내 정치적 이해를 따지는 것이 제일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현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극복해야 할 중요한 과제도 설명했다. 그는 "정치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기존 관료집단을 설득하는 일이다. 이들을 설득하지 않으면 개혁은 어렵다"며 "관행이란 이름으로 진행된 불합리한 것들을 개선시켜나가야 한다. 공익에 부합하지 않은 민원에는 안 된다고 해야 한다. 시민들이 그런 일 하라고 뽑아준 것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광주시에 대한 감사함도 나타냈다. 박 의장은 "광주시는 내게 기회를 준 곳이다. 고향보다 더 좋은 곳이다. 여기가 진짜 고향이라고 할 수 있다"며 "이 지역과 이 지역의 시민들이 제가 정치인으로서 무언가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다. 시민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여건을 바꿔드려야 한다"고 다짐했다. 

그가 전한 노무현의 목소리 "정치는 바르고 정의로워야"

"정치는 바르고 정의로워야 합니다. 정의롭다는 것은 불편부당하지 않고 전체를 위해 복무해야한다는 것입니다. 바로 약자에 대한 배려입니다."

박 의장은 진보진영에서 활동하다가 민주당 입당을 통해 정치에 입문했다. 젊은 시절 그는 한때 노사모로 활동하며 영화 <노무현입니다>에 잠시 등장하기도 했다. 그가 밝힌 입당 계기는 바로 '민주주의 역행'에 대한 우려였다. 그는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로 인해 정치개혁에 대한 열망이 있었다"며 "제가 도운 정치인이 사건 사고로 불행해지는 모습을 보며 그 사람을 돕는 것만으로는 안 되겠다는 한계를 느꼈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정치란 그렇게 정의로워야 한다. 갈등 생겼을 때 억압이 아니라 소통을 하고 시민참여도 이끌어 내야한다"며 "정치에 대해 욕만하지 말고 보수면 보수, 진보면 진보, 그 속에서 자기의 목소리 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의장은 "광주시는 그동안 현재 당면한 문제들에 대해 시민의견 듣지 않았다. 들어도 되고 안 들어도 되는 상황이었다"며 "숙의민주주의라고 하지 않나. 직접 개개인의 의견 듣는 방식으로 설득하고 동의 받아야 한다. 온라인 오프라인 모든 방법 통해 의견 수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5일 자신의 집무실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박현철 광주시의장
 15일 자신의 집무실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박현철 광주시의장
ⓒ 박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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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말미, 그에게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 물었다. 인터뷰 내내 밝은 얼굴이었던 그는 이 말을 하며 잠시 동안 목이 멨다. 

"좋은 사람이에요. 제 젊은 시절 한 때 그 분을 위해 온전히 투자했었죠. 그의 정치철학. 지역주의타파 노력들이 빛을 못 본 거 같아 너무도 안타까워요. 그 당시 저도 비판을 많이 했죠. 그가 서거 후 몇 달은 정신이 혼미했습니다. 그 후로도 몇 년 아니, 지금까지도 후유증이 있어요. 좋아하니까 비판했고 잘하길 바랐으니까..."

그는 떠났지만, 그의 꿈은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덧붙이는 글 | 경기 미디어리포트에도 송고됩니다.


태그:#광주시의회, #박현철, #노무현, #난개발, #광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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