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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6일부터 6개월 이상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및 재외국민은 직장가입자나 피부양자가 아닌 경우 지역가입자로 당연 적용된다. 이에 따라 보험료를 납부하지 않은 외국인 등은 체납기간 동안 의료기관을 이용할 경우에 요양급여 비용 전액을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또한 법무부의 '건강보험료 체납외국인 비자연장 제한제도' 시행에 따라 건강보험료를 체납한 외국인은 오는 8월 1일부터 비자연장이 제한된다. 이에 대해 이주민 당사자들과 관련 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건강보험료 체납 외국인 체류허가 제한 절차 법무부 보도 자료
▲ 건강보험료 체납 외국인 체류허가 제한 절차 법무부 보도 자료
ⓒ 고기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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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개정에 앞서 성명서와 장관 질의 등을 통해 수차례 반대 의견을 제시해 왔던 이주인권단체들은 이번 개정은 이주민의 건강보험 가입 장벽을 높이고 이주민 차별을 유지 강화하고 있어 개정이 아닌 개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우선 관련 단체들은 지역 건강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면서 제시한 조건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내국인 직장건강보험 가입 대상자는 "사용관계가 끝난 날의 다음 날"에 지역 가입자로 변동하도록 하고 있다.

반면 외국인은 지역 건강보험 가입 조건을 '6개월 이상 국내에 거주하고, 출입국관리법에 따른 외국인등록(거소)을 한' 경우로 한정하고 있어 명백한 차별 행위라는 것이다. 더불어 건강보험료 체납자에 대한 체류 제한을 명시한 부분은 이주노동자를 비롯한 이주민 건강권은 도외시하고, 건강보험을 체류 통제 수단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꼬집고 있다.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이하 외노협)는 17일 성명에서 이번 제도 변경으로 당장 큰 어려움에 직면한 외국인은 법인이 아닌 개인 사업자에게 고용되어 직장건강보험 가입을 못하던 농축어업 분야 이주노동자들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2018년 12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건강보험 가입자 현황에 따르면, 외국인등록 혹은 거소 신고를 한 이주민의 40% 가량이 건강보험 미가입자였다. 상당수 농축어업 분야 이주노동자들이 이에 해당한다. 

외노협은 "이번 개악으로 월 11만원이 넘는 큰 재정 부담을 떠안게 된 상당수 농축어업 분야 이주노동자들은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월 평균 2회의 휴무만 보장받으며 300여 시간에 가까운 장시간 노동에도 불구하고, 최저임금마저 보장받지 못하고 일하고 있다. 파스를 달고 살아야 할 정도로 근골격계 질환은 일반이고, 아파서 병원에 가고 싶어도 고용주 눈치 때문에 가지 못하는 이들은 민간요법으로 견디며 일해 왔다. 앞으로 지역건강보험에 가입한다 해도 병원에 갈 시간도 보장받지 못하며 일을 강제당하고 있는 농축어업 분야 이주노동자들이 실질적인 혜택을 볼 수 있을지조차 의문이다"며 이런 현실에서 이주노동자 애로사항을 살폈어야 할 고용노동부가 이번 법안 개정 과정에서 직무 유기라 할 정도로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았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더불어 외노협은 그동안 선택 가입대상자로 급여에 비해 턱없이 높은 보험료 때문에 지역가입도 하지 못했던 이들에게 지역가입을 강제하는 것은 이주노동자 현실을 외면한 탁상행정이라고 규탄했다. 

건강보험료와 체류 자격을 연계시키는 법 개정이 현실화되면서 임의가입 이전은 소급 적용하지 않도록 했다는 보건복지부의 안내와 달리  일선 현장에서는 벌써부터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고용허가제 농업 분야로 입국한 지 1년이 지난 캄보디아 이주노동자 쳉짠띠는 "사장님이 지난 1년 건강보험료를 다 내야 한다. 안 그러면 불법이라고 해서 어떡할지 모르겠다"며 관련단체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처럼 체류 자격 운운하며 지역 건강보험료를 소급해서 공제하겠다는 고용주들이 있을 정도로 관련 안내마저 부실한 상황에서 실직, 질병, 보장받지 못하는 산재 등으로 생계 위기에 처한 이주노동자들의 형편은 앞으로 더욱 열악해질 수밖에 없다는 게 관련 단체들의 증언이다. 
 
 비닐하우스 작업 중 잠시 쉬는 이주노동자들
 비닐하우스 작업 중 잠시 쉬는 이주노동자들
ⓒ 고기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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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악한 노동환경에서 산재보험도 받지 못하는 이들에게 건강보험제도의 입법 취지를 무색케 하는 이번 개정은 급여에 비해 턱없이 높은 보험료를 내든가, 체류 자격에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는 선택을 강요하고 있다는 것이다.  

외노협은 "건강권은 도외시하고, 체류 통제 수단으로 전락한 건강보험에 이주노동자들은 차별에 울고, 착취에 운다"며 이주민 당사자와 관련단체들의 반대 의견을 무시한 채 법 개정을 강행한 정부를 규탄했다. 다른 관련단체들 역시 건강보험 제도가 차별과 착취, 통제를 위한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편, 법무부와 보건복지부는 필요할 때만 지역가입 자격을 취득하는 외국인 및 재외국민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고, 내국인과의 형평성을 제고한다는 명목으로 제도를 변경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관련단체들은 이주민들이 우리 사회의 건강한 일원으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란다면, 우선 그들의 건강권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와 노동현장부터 살펴야 했다고 주장한다.

이번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에 대해 관련단체들은 이주민 건강권과 과세 정의를 동시에 실현하려면 좀 더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재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개정안 시행에 앞서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 역시 내국인에 비해 이주민에게 높은 보험료를 부과하고 있는 한국의 건강보험제도가 인종차별이라고 지적하며 개선을 권고한 바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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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과 편견 없는 세상, 상식과 논리적인 대화가 가능한 세상, 함께 더불어 잘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사) '모두를 위한 이주인권문화센터'(부설 용인이주노동자쉼터) 이사장, 이주인권 저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서 『내 생애 단 한 번, 가슴 뛰는 삶을 살아도 좋다』, 공저 『다르지만 평등한 이주민 인권 길라잡이, 다문화인권교육 기본교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