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 칼라스: 세기의 디바> 영화 포스터

▲ <마리아 칼라스: 세기의 디바> 영화 포스터 ⓒ 영화사 진진


<마리아 칼라스: 세기의 디바>는 20세기를 대표하는 소프라노이자 문화 아이콘이었던 마리아 칼라스의 삶을 조명하는 다큐멘터리 영화다. 연출을 맡은 톰 볼프 감독은 우연한 기회에 마리아 칼라스의 음반을 듣고 그녀의 매력에 빠져들었다고 고백한다. 이후 마리아 칼라스의 일생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들자고 결심하고 3년 동안 전 세계를 돌면서 자료를 수집했다고 한다.

<마리아 칼라스: 세기의 디바>는 마리아 칼라스가 담긴 다양한 자료를 통해 그녀의 스타로서의 마리아와 여성으로서의 칼라스를 탐구한다. 영화의 첫 장면에서 마리아 칼라스는 일상과 예술을 함께 가진 자신의 삶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제 안엔 두 사람이 있어요. 마리아로 살고 싶지만, 칼라스의 모습을 유지해야죠. 그 둘을 최대한 같이 지키려고 합니다." -1970년 TV 토크쇼에서

마리아 칼라스의 삶, 그리고 그의 음악
 
<마리아 칼라스: 세기의 디바> 영화의 한 장면

▲ <마리아 칼라스: 세기의 디바> 영화의 한 장면 ⓒ 영화사 진진


마리아 칼라스의 삶과 예술의 궤적을 쫓는 <마리아 칼라스: 세기의 디바>는 흔히 접하는 인물 다큐멘터리 영화, 또는 여타 마리아 칼라스를 다룬 작품들과 다른 특징들을 보여준다. 하나, 내레이션이나 지인의 인터뷰를 사용하지 않는다. 영화는 마리아 칼라스가 다양한 매체와 가진 인터뷰 영상, 그녀가 쓴 편지들, 공연 실황, 비디오카메라로 촬영한 사적인 영상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마리아 칼라스가 남긴 편지의 목소리는 그녀의 인생을 극영화로 담았던 <칼라스 포에버>(2007)의 주연 배우였던 화니 아르당이 맡았다.

둘, 최초로 공개하는 희귀한 영상들이 많다. 톰 볼프 감독은 마리아 칼라스의 친구, 동료, 팬들을 만나 그들이 소장한 미공개, 희귀본 음반과 영상, 편지를 수집했다. 모인 자료들은 마리아 칼라스가 사망하기 3년 전에 가진 인터뷰와 함께 영화적인 형식으로 재구성됐다. 영화는 성장 과정, 음악에 관한 생각, 팬덤을 형성할 정도로 높았던 인기, 언론과의 관계, 이혼과 재혼, 여러 사건 사고 등을 시간 순서대로 재생한다. 영화에 담긴 자료의 50% 이상은 최초로 공개하는 자료라는 후문이다.

셋, 마리아 칼라스의 인터뷰와 영상 등으로 진행하는 영화는 그녀가 겪었던 삶의 고비마다 그에 어울리는 무대 영상을 넣었다. 영화엔 푸치니의 <나비 부인> 중 '하늘이여, 바다여', 빈첸초 벨리니의 <노르마> 중 '정결한 여신이여',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 중 '지난날이여 안녕', 베르디의 <맥베스> 중 '이리오세요', 비제의 <카르멘> 중 '하바네라', 푸치니의 <토스카> 중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 벨리니의 <몽유병 여인> 중 '믿을 수 없어라', '푸치니의 <잔니 스키키> 중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까지 8개 무대 영상이 나온다.

세기의 디바이자 최고 프리마돈나의 초상화라고 하기엔...
 
<마리아 칼라스: 세기의 디바> 영화의 한 장면

▲ <마리아 칼라스: 세기의 디바> 영화의 한 장면 ⓒ 영화사 진진


오롯이 마리아 칼라스의 언어로 쓴 <마리아 칼라스: 세기의 디바>에 대해 미국 잡지 <롤링스톤>은 "이 다큐멘터리에는 내레이터도, 사회자도 없다. 그저 칼라스가 무대에 오르고, 내려오는 것을 허락할 뿐이다. 가까이에서, 사적인 마리아 칼라스를 담은 영화!"라고 평가했다. 이것은 절반만 맞는 얘기다. 마리아 칼라스를 가까이에서 보았지만, 통찰력이 상당히 부족하기 때문이다.

영화는 마리아 칼라스의 낙태, 아파트에 틀어박힌 채로 나오지 않았던 말년의 삶 등 어두운 면은 제대로 다루질 않는다. 또한 영화에 음악 전문가의 의견은 나오지 않기에 마리아 칼라스가 음악계에서 갖는 의미와 위상, 객관적인 평가를 알기가 어렵다. 전설적인 소프라노의 공연 영상을 볼 수 있다는 사실도 유튜브 시대에 그리 차별점이 되기는 어렵다. 게다가 중간중간 나오는 공연 영상은 영화의 흐름을 종종 끊기까지 한다.

<마리아 칼라스: 세기의 디바>는 마리아 칼라스를 소개하는 영상으론 충분하다. 하지만, 세기의 디바이자 최고 프리마돈나의 초상화로는 다소 부족해 보인다. 분명한 점은 하나 있다. 톰 볼프 감독은 마리아 칼라스의 최고의 팬으로서 자신이 보고 싶었던 '마리아 칼라스 영화'를 만들었다는 사실이다. 어쩌면 <마리아 칼라스: 세기의 디바>는 팬이 스타에게 바치는 최고의 헌정 영화일지도 모르겠다.
마리아칼라스 톰볼프 다큐멘터리 화니아르당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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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당 24프레임의 마음으로 영화를 사랑하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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