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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지난 13일 본인 페이스북에 "SBS 드라마 '녹두꽃' 마지막 회를 보는데, 한참 잊고 있던 이 노래가 배경음악으로 나왔다"며 동학농민혁명을 기린 '죽창가'를 공유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지난 13일 본인 페이스북에 "SBS 드라마 "녹두꽃" 마지막 회를 보는데, 한참 잊고 있던 이 노래가 배경음악으로 나왔다"며 동학농민혁명을 기린 "죽창가"를 공유했다.
ⓒ 조국 민정수석 페이스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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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 갈등은 의병과 죽창으로 풀 수 없다."

박덕흠 자유한국당 의원(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이 1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한 말이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지난 13일 본인 페이스북에 공유한 '죽창가'를 겨냥한 발언이었다.

'죽창가'는 고(故) 김남주 시인이 작사한 곡으로 동학농민혁명을 기리는 노래다. 조 수석은 "SBS 드라마 '녹두꽃' 마지막 회를 보는데, 한참 잊고 있던 이 노래가 배경음악으로 나왔다"며 이를 공유했다. 다만 조 수석의 이 같은 '설명'과 다르게,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한 단결을 주문한 것이라는 해석이 불거졌다. 실제로 조 수석이 언급한 드라마 '녹두꽃'의 마지막 회 역시 동학농민혁명이 항일 의병과 독립운동으로 이어졌다는 내용을 담았다.

그러나 박 의원은 조 수석의 '죽창가' 공유를 '한일 갈등을 증폭시키는 부적절한 일'로 규정하면서 정부 관계자들에게 답변을 요구했다. 구체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은 이순신 장군이 12척의 배로 나라를 지켰다는 발언을 하고 조국 민정수석은 페이스북에 죽창가를 올렸다. 여당의 일본 경제보복 대책특위 위원장도 의병을 일으킬 사안이라고 했는데 적절한 조치로 보느냐"는 질문이었다.

이에 유명희 산업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일본과 필요한 협의를 하지만 일본의 부당한 조치엔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본다"고 답했다. 그러나 박 의원은 "반일 감정을 더 부추기는 게 단호한 대응이라고 생각하나"라고 되물었다. 유 본부장은 "이 이슈는 워낙 엄중한 상황이기 때문에 모든 국민이 단합해서 대응해야 한다는 취지로 이해한다"고 재차 답했다.

야4당의 차가운 반응... "철 없는 사람" 비판까지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15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자유한국당 박덕흠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15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자유한국당 박덕흠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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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수석의 '죽창가' 등을 거론하며 정부의 대일 대응을 비판하고 나선 것은 박 의원만이 아니다. 더불어민주당을 제외한 모든 야당들이 입을 모아 조 수석을 비판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21세기에 벌어진 정치·외교 문제는 21세기의 방식으로 풀어야 한다"면서 "이순신 장군과 동학혁명군까지 이 무대에 등장시킬 필요는 전혀 없다. 문 대통령과 청와대는 감정적인 대응으로 국민을 불안하게 하지 말고, 냉정을 유지할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전남 주민들이 이순신 장군과 함께 불과 12척의 배로 나라를 지켜냈다"는 문 대통령 발언과 조국 수석의 '죽창가' 페이스북 공유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자유한국당도 "정부는 반일감정 선동자가 아니라 갈등 해결자로 나서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민경욱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지난 12일에는 대통령이 나서 '이순신 장군과 12척의 배'를 언급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죽창가를 부르고 있다"며 "제대로 된 정부라면 국익을 가장 최우선에 놓고 해결책을 고민해야 한다. 국민엔게 의병이 되라고 부추기고, 국민에게 맞서 싸우자고 해서 우리가 얻게 될 이익이 무엇인가"라고 주장했다.

홍성문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조 수석을 '철없는 사람'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한일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는데 총리는 방글라데시로, 외교장관은 아프리카로 떠나고 민정수석은 죽창가를 들먹인다"며 "철없는 사람들은 국민들을 불안하게 한다"고 비판했다.

김종대 정의당 의원(비례대표)는 이날 불교방송 <이상휘의 아침저널>에 출연, "지금은 전략가가 필요한 시기"라면서 조 수석의 '죽창가' 페이스북 공유를 비판했다. 그는 이날 관련 질문을 받고, "정치가들은 그럴 수도 있지만"이라며 "우리가 고민하지 않고 노래 부르고 페북질하고 이런 것들이야 지금 일단 공감은 가지만 전략가들이 할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태그:#조국, #죽창가, #일본 경제보복, #문재인 대통령, #동학농민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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