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①] 아빠 미소 짓던 '동물농장 삼촌' 토니안 펑펑 울린 사연
 

'TV동물농장' 진행 1주년 맞은 토니안 SBS < TV동물농장 >  진행 1주년 맞은 토니안

▲ 'TV동물농장' SBS < TV동물농장 > 진행 1주년 맞은 토니안 ⓒ 이정민


< TV 동물농장 > MC라는 즐거움에 푹 빠져 지낸 토니안의 1년. 그 사이 토니에게는 '동물농장 삼촌'이라는 새로운 수식어가 생겼다. 토니는 이 수식어가 꽤나 마음에 드는 듯했다. 어린이들과 접점이 별로 없던 그에게, '동물농장 삼촌'이라 부르며 친근하게 느끼고 거침없이 다가오는 꼬마 팬들이 반가웠기 때문이다. 토니는 "어린이 친구들이 나를 되게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해 주더라. 전부 <동물농장> 덕분"이라며 밝게 웃었다. 

하지만 토니안은 무대 위 'H.O.T. 토니'일 때 가장 빛이 난다. 꾸준히 연예 활동을 해왔지만, H.O.T. 재결합 이후 부쩍 는 팬들의 숫자만 보아도 알 수 있듯이 말이다. 오랜만에 만난 팬들의 함성에, 토니안은 "나도 놀랄 정도로 많은 분이 와주고 계시다. 처음엔 당황스러운 부분도 있었다"며 말을 이었다. 

"사실 긴 시간 동안, 이렇게 많은 분들이 찾아와 주시진 않았거든요. 너무 감사한 일이고, 반갑고, 행복하지만 한편으로는 이걸 당연하게 누려선 안 된다는 생각이 항상 들어요. 언젠가 지금의 인기도 다시 사라질 수 있다는 걸 아니까... 멤버들끼리도 이런 이야기 해요. 항상 잘해 주자, 실망시켜 드리지 말자, 더 노력하자... 분위기가 너무 달라졌죠." 

다시 만난 팬들, 반갑고 고맙다 
 

 지난 15일 올림픽홀에 열린 MBC <토토가3-H.O.T.>공연 스틸 사진

2018년 방송된 MBC <무한도전> 토토가3 H.O.T. 공연 스틸 사진. ⓒ MBC

 
사업, 방송 활동, H.O.T. 공연 등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이지만, 토니안은 "모든 것들을 다 지키고 싶다"고 말했다. 자신의 일과, 그 일을 함께하는 사람들에 대한 책임을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일이 행복해지는 방법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물리적으로 그게 가능하냐고 묻자 토니는 "잠을 줄이면 된다"고 답했다. 

"저도 사람이다 보니 때론 도망가고 싶을 때도 있죠. 하지만 모든 일은 제가 하고 싶어서 시작한 일이잖아요. 제가 벌인 일에 대해서는 꼭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실 제게 주어진 여러 역할 중에 가장 지키기 어려운 게 H.O.T.인 것 같아요. 이건 저 혼자 노력한다고 되는 일도 아니고, 우리의 의지만으로 되는 일도 아니거든요. 처음 뭉쳤을 때 매년 1번 공연은 하자고 약속했거든요. 아무리 바빠도 이 약속만큼은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사실 토니의 오랜 팬들에게, 그는 '아픈 손가락'이다. 제대 후 우울증으로 힘들었던 시간을 고백해 많은 팬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기 때문이다. '잠잘 시간을 줄여가며 일한다'는 그의 답변에, 팬들의 걱정이 깊어질 것 같다는 말을 건넸다. 

"이렇게 스스로를 세게 몰아세우는 이유는 외로울 시간을 주고 싶지 않기 때문이기도 해요. 20대에 너무 많은 것들을 갖게 됐지만, 저는 제 안의 어두움을 봤거든요. 그게 외로움이었어요. 제 우울증의 원인이었죠. 회사에서는 대표고, 가수로서는 선배고, 친구들 사이에서는 늘 잘 지내고 있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이런 심적인 고통을 나눌 상대가 없었던 거예요. 

하지만 이제는 늘 강하게 보여야 한다는 생각을 버렸어요. 주위에 힘들다는 이야기도 많이 해요. 바쁘고 힘들고 시간이 없지만, 그렇게 만나는 사람들에게 위로 받기도 하고 일로 힐링 받기도 하고요. 2주에 하루꼴로 쉬는데, 전 그 쉬는 날이 더 쓸쓸해요." 


팬들과 함께하는 시간, 타임머신을 탄 것 같다
 

'무한도전-토토가3' 22년전으로 돌아간 H.O.T. H.O.T.가 15일 오후 서울 잠실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에서 5인 완전체로 <무한도전-토토가3> 콘서트 무대에 올랐다. 이번 무대는 1996년 9월 데뷔한 H.O.T. 멤버 다섯 명(문희준, 장우혁, 토니, 강타, 이재원) 완전체의 17년 만의 콘서트였다. 1-2부 17일 토요일 오후 10시 25분, 3-4부 24일 토요일 오후 10시 40분 방송.

2018년 2월 15일, 팬들의 오랜 기다림 끝에 5인 완전체로 무대에 오른 H.O.T. ⓒ MBC

 
1년에 한 번, 사업가 겸 방송인인 토니안이, 다시 H.O.T.가 되어 무대에 오를 날이 다가오고 있다. 오는 9월 20일~22일, 고척스카이돔에서 1년 만에 H.O.T. 콘서트가 다시 열린다. 6만 6천석 좌석이 7분 만에 완전 매진되는 등 여전한 인기를 증명했다. 토니안은 "팬들과 함께 하다 보면 최근 10년 정도는 느끼지 못했던 감정이 생긴다. 타임머신을 타고 옛날로 돌아간 기분"이라며 웃었다. 

토니안은 <프로듀스 101> 연습생들의 춤 선생님으로 유명한 배윤정 안무가와 함께 인터파크 아카데미 'Stage 631'을 운영하고 있다. 미래의 스타를 꿈꾸는 연습생들에게 춤, 노래, 연기 등을 가르치는 곳이다. 체계적인 연습생 시스템이 구축되기 전 데뷔하고도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토니안에게, 'Stage 631'은 어떤 의미일까. 제2의 H.O.T.가 되기 위해 땀과 눈물을 흘리는 조카뻘 연습생들을 보며, 토니안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얼마 전 배윤정 단장에게 물어본 적이 있었어요. '우리 때 이런 아카데미가 있었다면 나도 댄싱머신이 될 수 있었을까?' 아니래요. 하하하. 우리 멤버들은 제대로 된 훈련은 받지 못했지만 다들 센스가 좋았던 것 같아요. (웃음)

요즘 친구들은 노력을 정말 많이 하고, 평균 실력 자체가 굉장히 높아요. 군대에 있을 때 코인노래방이 있었거든요? 노래를 웬만한 가수보다 더 잘해요. 미국 가면 그냥 길거리에서 농구하는 친구들도 실력이 굉장히 좋거든요? 지금 우리나라가 그래요. 기본적으로 노래, 춤 실력이 다 상향 평준화돼 있어요. 어린 친구들 실력을 볼 때마다 깜짝깜짝 놀랄 때가 많아요."


팬들이 사랑한 토니안의 노래들, 하지만   
 

'TV동물농장' 진행 1주년 맞은 토니안 SBS < TV동물농장 >  진행 1주년 맞은 토니안

▲ 'TV동물농장' SBS < TV동물농장 > 진행 1주년 맞은 토니안 ⓒ 이정민


H.O.T.는 다섯 멤버들이 모두 자작곡 실력을 갖춘 싱어송라이터 그룹이기도 했다. 3집 때부터 멤버들의 자작곡이 앨범에 실렸고, 마지막 정규 앨범인 5집은 타이틀곡부터 수록곡까지, 멤버들의 자작곡으로만 채워지기도 했다. 

SNS도 없고, 팬과 스타 사이의 소통 통로가 제한적이었던 1990년대. 팬들은 '오빠들이 쓴 노랫말'을 통해 오빠들의 '고민과 마음'을 읽을 수밖에 없었다. 토니안의 곡들에는 어린 시절의 고민과 상처, 방황 등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고, 그래서 많은 팬들은 그가 쓴 '홀로서기', 'Korean Pride', 'Natural Born Killer'와 같은 곡들을 사랑했다. 

하지만 토니안은 더 이상 곡을 쓰고 있지 않다. 가수로서의 활동보다 사업가, 방송인으로서의 활동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잠잘 시간도 없다는 토니에게, 혹시 곡 작업을 계속하고 싶은 마음은 없는지 물었다. '신곡'에 대한 H.O.T. 팬들의 바람을 슬쩍 담아, 혹시 신곡을 준비하고 있는 멤버들은 없는지도 함께.  

"계속 음악 작업을 하고 있는 멤버들이 있어요. 만약 앨범을 새로 낸다면, 받는 곡도 있겠지만 멤버들이 만든 곡이 들어갈 수도 있겠죠. 다들 음악 욕심이 많았던 친구들이니까요. 하지만 저는 곡 작업을 너무 오래 안 해서...  

기회가 된다면 솔로든 그룹이든 앨범을 내고 싶은 마음은 있어요. 하지만 점점 음악에 집중할 시간이 줄어들더라고요. 음악을 하려면 심적 여유가 필요한데 지금은 여러 가지로 너무 바쁜 상태거든요. 누군가에게 맡겨 놓을 수 있는 성격도 못 되고요. 현실적으로 제가 플레이어로 뛸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이 인생의 '마지막 하이라이트'라는 마음으로   
 

'TV동물농장' 진행 1주년 맞은 토니안 SBS < TV동물농장 >  진행 1주년 맞은 토니안

▲ 'TV동물농장' SBS < TV동물농장 > 진행 1주년 맞은 토니안 ⓒ 이정민


토니안은 요즘 2020년 하반기 데뷔를 목표로 남성 퍼포먼스 그룹을 기획 중이다. 현재는 멤버를 뽑는 단계. 거창한 목표보다, 훌륭한 실력을 갖춘 친구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는 마음에서 출발했다. 사업가, 방송인, 돌아온 아이돌에 이어 이젠 '프로듀서 토니안'이라는 새로운 직함이 더해진 것이다. 토니는 또 어떤 새로운 도전을 계획하고 있을까? 

"어떤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 이런 계획은 없어요. 그냥 매 순간 최선을 다할 뿐이죠. 사실 요즘 지금이 내 인생의 마지막 페이지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해요. 그래서 더 이 순간을 최대한 길게, 오래도록 유지하고 싶어요." 

'마지막 페이지'라는 표현에 깜짝 놀라 왜 그런 표현을 쓰느냐 묻자, 토니는 곧 '마지막 하이라이트의 순간'이라고 정정했다. 오래도록 유지하고 싶을 만큼 현재가 만족스럽고 안정적이라는 뜻으로 해석해도 되는지 다시 묻자, 토니는 잠시 뜸인 뒤 "맞다. 하지만 그래서 (이 안정이 깨질까) 더 불안한 마음도 있다"며 말을 이었다. 

"H.O.T., 사업, 그리고 <동물농장>. 지금 제가 지키고 싶은 세 가지예요. 건강이 허락하고, 팬 여러분의 사랑이 존재한다면 일 년에 적어도 한 번은 멤버들과 무대에 오르고 싶고, 사업은 함께 해주시는 분들에게 안정적이고 마음 편한 직장을 제공해드리고 싶어요. 

<동물농장>도 마찬가지예요. 합류한 지 이제 1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앞으로 20년은 더 갈 수 있는 프로그램이잖아요. 물론 제가 없더라도 오래오래 유지될 좋은 프로그램이지만, 저 역시 이 좋은 프로그램과 오래오래 함께할 수 있었으면 해요." 

 

'TV동물농장' 진행 1주년 맞은 토니안 SBS < TV동물농장 >  진행 1주년 맞은 토니안

▲ 'TV동물농장' SBS < TV동물농장 > 진행 1주년 맞은 토니안 ⓒ 이정민

토니안 동물농장 H.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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