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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에 농약과 화학비료가 넘쳐난다고 한다. 친환경재배와 유기농업은 아직도 멀게만 느껴진다. 유기농업으로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닌 듯했다. 

여수 돌산읍 모장리에서 25년째 유기농법으로 유자 농사를 짓고 있는 류성인(71)씨를 찾았다. 이곳 논골 유자농원은 농약과 화학비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 몇 차례의 시행착오 속에서도 오직 유기농업만 고집한다. 힘들지만 완전한 먹거리를 생산하기 위해 그는 유기농업을 결코 포기할 수 없다고 말한다.

"유기농업이 힘들지만 완전한 먹거리를 위해 결코 포기할 수 없답니다."
 
친환경농가들이 주목하고 있는 논골 유자농원은 묵정밭처럼 잡초가 무성하다.
 친환경농가들이 주목하고 있는 논골 유자농원은 묵정밭처럼 잡초가 무성하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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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으로 재배한 유자다.
 유기농으로 재배한 유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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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농가들이 주목하고 있는 이곳 농원은 묵정밭처럼 잡초가 무성하다. 그러나 자세히 보니 유자나무의 이파리 색깔부터 달랐다. 유익한 미생물이 넘쳐나는 토양에서 자라서인지 유자나무와 작물들은 생기가 넘쳐났다. 아직 원하는 만큼의 수확량은 아니지만 유자 품질 또한 좋은 제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는 친환경 약제 개발을 위해 그 누구보다 더 열심히 연구 노력한 결과물이다. 시중에서 쉽게 친환경 약제를 구입할 수도 있지만 그는 갖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하루도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 그가 직접 만든 액비는 달걀껍질, 부엽토, 게껍질, 은행잎, 돼지감자, 생선액비 등 아주 다양하다.

"유자농원이 800평입니다. 성목 90주에서 유자 생산량은 1톤 여 정도 됩니다. 일절 화학비료를 안 씁니다. 축분 퇴비를 기본으로 쓰고 액비를 만들어 씁니다. 농약도 직접 만들어 살포합니다."
 
 천연칼슘액비를 만들기 위해 모아놓은 달걀껍질이다.
  천연칼슘액비를 만들기 위해 모아놓은 달걀껍질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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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껍질 액비다. 먼저 달걀껍질 안쪽의 하얀 막을 제거한다. 하얀 막은 프라이팬에 달걀껍질을 태우듯 볶으면 쉽게 사라진다. 하얀 막을 제거해 잘게 부순 달걀껍질을 현미식초에 담근다.

이때 달걀껍질과 현미식초의 비율은 달걀껍질 1킬로에 식초 10리터 비율이다. 2주간 큰 항아리에서 숙성 후 식물의 이파리에 100~500배 물을 희석해서 사용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액비가 천연칼슘액비다.

그의 농원은 평사리 앞 전망 좋은 곳에 자리하고 있다. 여수 돌산도의 푸른 바다가 마당인 듯 넓게 펼쳐져있다. 저 멀리에는 서호동의 아파트 숲이 보인다.
 
여수 귀농귀촌 회원들이 저마다 직접 농사지은 농산물을 가져와 평상에 펼치니 제법 그럴싸하다. 진수성찬이 따로 없다.
 여수 귀농귀촌 회원들이 저마다 직접 농사지은 농산물을 가져와 평상에 펼치니 제법 그럴싸하다. 진수성찬이 따로 없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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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오전, 유기농법에 대해 배우고 토론하기 위해 여수귀농귀촌 회원 20여 명이 한데 모였다. 저마다 직접 농사지은 농산물을 가져와 평상에 펼치니 제법 그럴싸하다. 진수성찬이 따로 없다.

점심은 유자농원에서 삼겹살파티다. 자신들이 직접 재배한 농작물을 나눠먹는 재미는 이루 말할 수 없는 기쁨이다. 탐이 날 정도로 실한 농작물을 보면 서로 재배법을 묻기도 했다. 넉넉한 마음까지 담아와서일까, 맛도 좋은데다 품질 또한 최상급이다.

이들 회원들은 서로 눈빛만 봐도 마음이 통한다. 같은 생각을 하며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가는 사람들은 이렇듯 마음도 한결 같다. 오늘 만큼은 아무 걱정이 없다. 다들 세상에서 가장 즐겁고 마음이 편한 하루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 블로그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에도 실립니다.


태그:#유기농업, #삼겹살, #논골 유자농원, #천연칼슘액비, #맛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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