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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포 만세 거리  구포 만세거리에서 투어객들과 해설사님의 모습
▲ 구포 만세 거리  구포 만세거리에서 투어객들과 해설사님의 모습
ⓒ 박미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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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부산 구포3동 주민자치센터에서 시행하는 구포동 투어에 다녀왔다. 아직도 동 단위에서 이렇게 역사투어를 하고 있다는 것에 놀랍기도 했고, 참여 구성원이 어떨까 하는 궁금함이 들어 신청했다.

이른 주말 아침이라서 동네 골목은 조용했다. 투어 시간이 다가오자, 아이들 소리가 먼저 났다. 뒤이어 보호자인 엄마들도 삼삼오오 등장했다.

구포동은 부산 북구에 속하며 곳곳에 아직도 옛 흔적들과 역사적 사건을 간직한 건물과 스토리가 많이 남아 있다. 또한 여느 곳의 도시 발전과 함께 안타깝게도 사라져가고 있는 모습 또한 볼 수 있었고, 그 흔적을 지켜내고자 하는 이들의 노력 또한 만날 수 있는 동네였다.

구포의 주산은 주지봉 (614m)이라고 한다. 백양산의 제 2봉이기도 하고, 봉우리의 형세가 거미가 웅크리고 있는 모양이라 하여, 거미 주(蛛)와 거미 지(蜘)를 써서 주지봉이라고 불린다.

주지봉 7부 능선에는 금생이 있다. 구포 내린천의 발원샘이라 한다. 이 금샘은 돈샘이란 뜻이 담겨져 있기도 하다. 주지산의 금샘은 풍수상 돈(금전)이 되는 자갈돌과 구들돌이 많이 나왔다고 해서 그리 불려진다고 한다.

그런데 그 금샘에서 시작된 물줄기가 급류로 흘러 지금의 구포시장을 홍수로 덮는 일이 많아졌다. 그 시대에는 구포가 양산 지역에 속해 있었는데, 당시 양산 군수였던 이유하 군수가 둑을 만들어 문제를 해결했다고 한다. 이에 그 은혜를 보답코자 둑을 은제(恩堤)라고 불렀고, 오늘날 구포시장을 두르고 있는 길은 '은제 2길'이라 불린다.
 
구포면사무소 자리, 현 신신이용원 일제강점기때 임봉래 서기가 근무하면서 양봉근 선생에게 건네 받은 독립선언서를 몰래 인쇄했던 곳이다.
▲ 구포면사무소 자리, 현 신신이용원 일제강점기때 임봉래 서기가 근무하면서 양봉근 선생에게 건네 받은 독립선언서를 몰래 인쇄했던 곳이다.
ⓒ 박미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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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구포는 만세 거리로도 알려져 있다. 1919년 서울 파고다 공원에서 시작된 3.1 독립만세운동이 전국적으로 퍼질 때, 당시 경성의전을 다니던 양봉근 선생이 임봉래 서기에게 독립선언서를 전달했고, 구포장터에서는 3월 29일(음력 2월 28일) 장날을 맞아 구포 만세운동이 일어났다.

지금도 독립선언서를 복사했던 터가 남아 있다. 구포면사무소 자리가 바로 임봉래 서기가 양봉근 선생에게 받은 독립선언서를 몰래 복사했던 자리다. 현재는 그곳에 이용원이 있다.

이렇듯 귀중한 역사의 현장이 있던 자리를 해설사님이 이야기를 듣고서야 알 수 있었다. 그곳엔 아무런 기록도 안내판도 남아 있지 않다.

또한 일제강점기 시절 구포 지역에 처음으로 현대식 의료 기관인 근산의원이 들어섰다. 근산 김형주 선생이 지었다. 평생을 구포 지역 고아들에게 무료 진료를 해줬다고 한다. 지금 그 의원은 없다. 안내판도 없다.
     
이유하 군수의 공덕비  구포1동 주민센터 앞에 있는 이유하 군수의 공덕비
▲ 이유하 군수의 공덕비  구포1동 주민센터 앞에 있는 이유하 군수의 공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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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로 매번 피해를 입는 것을 막고자 둑을 쌓았던 이유하 군수의 공덕비는 현재 구포1동 주민센터에 자리하고 있다. 그나마 그 기록을 남겨 놓아서 후대가 그 공덕을 기릴 수 있었다. 역사적인 장소를 그저 해설사님이 이야기로 가늠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씁쓸하기만 하다.

구포는 지금 도시 재생이라는 이름으로 여러곳에서 변화를 꾀하고 있다. 구포역 앞 점포를 살리는 일 또한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렇듯 도시는 또 다른 변화를 준비하고 있는데, 그 도시에 깃든 과거의 역사 또한 기억하고 기록하는 일들을 함께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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