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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트남인 아내를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남편 A(36)씨가 8일 광주지법 목포지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고 돌아가고 있다.
 베트남인 아내를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남편 A(36)씨가 8일 광주지법 목포지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고 돌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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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이주여성은 현재 안전하게 치료받고 회복 중이다. 피해자에 대한 관심과 걱정에 감사하지만, 지금은 일차적이고 말초적인 관심보다 피해 여성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마음으로 응원해줬으면 좋겠다."

허오영숙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상임대표가 가장 먼저 건넨 말이다.  그는 8일 오후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과도한 관심을 배제해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유를 묻자 그는 "자칫 피해 여성의 신변이 노출될 가능성이 있어 2차 피해가 우려된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6일 오전 전남 영암의 다세대주택에서 베트남 출신 A씨가 남편 B씨에게 무차별 폭행당하는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올라왔다. 그 자리에 있던 두 살짜리 아들이 "엄마, 엄마"를 외치며 울음을 터뜨렸지만 소용없었다. B씨는 방 한구석에 쪼그려 앉은 아내를 발로 차는 등 폭력을 멈추지 않았다. 폭행이 일어난 날은 지난 4일.  A씨는 이날 오후 9시부터 약 3시간 동안 B씨에게 주먹과 발뿐 아니라 소주병으로도 폭행을 당했다. A씨는 갈비뼈 등이 골절돼 전치 4주의 진단을 받았다.

A씨는 남편의 폭행을 예상했다. 결혼한 지 한 달밖에 안 됐지만 남편은 술을 마시면 반복적으로 위협하고 폭행했다. 이날도 낮부터 화를 내던 남편은 술을 마시기 시작했고 A씨는 '오늘도 폭행 당할 수 있다'라는 생각에 휴대전화를 꺼내 촬영을 결심했다. 안타깝게도 아내의 예상은 그대로 들어맞았다.

다음날 A씨의 지인은 A씨를 대신해 B씨를 신고한다. 전남 영암경찰서는 B씨를 특수상해 및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경찰에서 B씨는 A씨가 한국말이 서툴다는 이유로 폭행했다고 한다. 

A씨는 사건 이후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의 보호를 받고 있다. 8일 오후 A씨를 보호하고 있는 허오영숙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상임대표와 전화로 인터뷰했다.

"과도한 취재 삼가시길 부탁드렸다"
      
- 8일 오후 입장문을 통해 '이주여성 인권 증진의 디딤돌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취재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우리(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에서)가 피해 여성을 보호하고 있기 때문인데 지금은 일일이 대응하기 어려울 정도다. 사건 발생 초기라 구체적이고 종합적인 의견을 밝히긴 어렵지만 이거 하나 만큼은 강조했다. 이러한 관심이 이주여성의 인권 증진을 위한 디딤돌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 인권 증진의 디딤돌? 무슨 뜻인가.
"지금까지 이주여성 피해 사건은 여러 차례 있었다. 그 때마다 언론의 관심이 컸는데 이번에는 SNS를 통해 먼저 확산된 탓에 더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영상이 워낙 충격적이다 보니 공분을 일으킨 건데, 지금 이런 분위기가 있을 때 일차적이고 말초적인 관심을 넘어 더 평등한 세상을 열어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뜻이다."

- 피해 여성은 괜찮나?
"피해 이주여성은 현재 안전하게 치료를 받고 회복 중이다. 다만 여전히 피해 여성의 신변과 보호시설이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관심이 매우 뜨겁지만 과도한 취재를 삼가시길 다시 한 번 간곡히 부탁드린다."

"늘 있어왔던 일"
      
- 사건이 매우 빠르게 퍼졌다.
"이주 여성들이 먼저 사건을 전파했다. 충격적이지만 늘 있어왔던 일을 올린 것이다. 이주여성들 스스로 자신들을 보호하려고 민감도가 굉장히 높아졌다. 그 민감도를 한국사회가 따라가지 못할 뿐이다."

- 이주여성들이 커뮤니티를 만들고 집단으로 대응한 것인가.
"이번 사건 역시 자신들의 문제로 인식했기에 기존에는 기관 등을 통해 지원을 받았다면, 같은 이주여성으로서 이슈를 만들고 알린 거다. 이미 그래왔는데 이번에 더욱 주목받은 거다."

- 가해자 남편을 강하게 처벌해달라는 청와대 청원이 이어지고 있다.
"그 청원 중 하나는 이주여성이 올린 것으로 안다. 익산시장의 혐오 발언도 있었고,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지난달 11일 전북 익산 원광대학교에서 열린 '2019년 다문화가족을 위한 제14회 행복나눔운동회'에 참석해 "생물학적, 과학적으로 얘기한다면 잡종 강세라는 말도 있지 않느냐. 똑똑하고 예쁜 애들을 사회에서 잘못 지도하면 프랑스 파리 폭동처럼 문제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 발언이 문제가 되자 정 시장은 해명 인터뷰에서 "'튀기'들이 얼굴도 예쁘고 똑똑하지만 튀기라는 말을 쓸 수 없어 한 말"이라고 덧붙였다.

- 왜 이런 비상식적인 사태가 계속 발생하는 것인가?
"한국사회 자체가 이주민을 위계적인 시선으로 보고 있다. 영어를 사용하는 서구 백인은 선망하고, 저개발국에서 온 한국사람보다 피부가 조금 짙은 사람은 무시하고 차별한다. 성차별과 인종차별, 빈부 차별 역시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결혼 이주 여성에 대한 무시 역시 마찬가진데 이번에는 B씨의 폭력으로 나타났을 뿐이다."

- 그것이 강력한 처벌을 주장한 이유인가?
"(7월 5일 2심 선고가 난 청주 여자친구 살인 사건에서처럼) 여자친구를 살해한 사람한테도 집행유예 판결이 나오고 있다. 피해자가 한국 여성인데도 집행유예 판결이 나오는데, 이주여성에 대해서는 더욱 안일하게 판단할까 걱정이다. 사적인 영역이라고 해서, 친밀하다고 해서, 경감해선 안 된다."

"제도를 악용하는 사람들"  
 
 민갑룡 경찰청장이 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또 람 베트남 공안부 장관과의 치안총수 회담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민 청장은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에 대한 가정폭력사건과 관련해 베트남 공안국 관계자들에게 유감을 표명하고 엄정한 수사를 약속했다.
 민갑룡 경찰청장이 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또 람 베트남 공안부 장관과의 치안총수 회담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민 청장은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에 대한 가정폭력사건과 관련해 베트남 공안국 관계자들에게 유감을 표명하고 엄정한 수사를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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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주 여성의 불안정한 지위를 악용한다는 지적도 있다.
"법무부가 바뀌어야 한다. 이미 유엔 권고도 나왔다. 2017년 국가인권위가 결혼이주민 실태조사를 보고한 내용이 있다. 한국사회는 구조적으로 폭행 사실을 알리기 어려운 면이 있다."

일반적으로 결혼 이주 여성은 결혼비자로 입국해 체류 기간을 몇 차례 연장하다가 국적 취득을 한다. 국적 취득까지 한국에 체류하려면 한국인 남편의 신원 보증이 필요한데, 이 과정에서 남편이 신원 보증을 철회하면 미등록 체류자가 된다. 이는 곧 남편이 마음만 먹으면 결혼 이주 여성을 한국에서 언제든 쫓아낼 수 있다는 뜻이다. 
  
- 해결 방법은 없나?
"제도 개선과 한국 사회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이주여성들이 한국 사회가 안전하다고 느끼게 해야 하는데 신고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이미 이주민은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구성원이다. 누구의 인권도 침해돼선 안 된다."

- 이번 사건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나?
"피해자에 대한 관심은 감사하다. 그 마음 담아서 저희가 잘 보호하도록 최선을 다하고 노력하겠다. 다만 당장 피해자의 영상이 퍼진 것이 걱정이다. 피해자가 일상으로 복귀했을 때 이로 인해 어려움에 처할까봐 우려된다. 그래서 다시 강조하지만 궁금증은 유보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부탁드린다."

한편 민갑룡 경찰청장은 8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치안총수 회담차 방한 한 또 람 베트남 공안부 장관을 만나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에 대한 가정폭력 사건이 발생해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철저한 수사와 피해자 회복을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드린다"라고 말했다. 베트남 공안부 장관이 한국을 방문한 것은 7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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