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 소속이던 김신욱이 최근 최강희 감독이 부임한 중국 상하이 선화로 이적하게 됐다.

8일 중국 상하이 선화는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김신욱의 이적을 발표했다. 구체적인 이적료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약 70억 원에 계약 기간은 3년, 연봉은 50억 원 선으로 추정된다.

그간 김신욱은 대표팀에서 팀의 월드컵 진출에 헌신했고, 월드컵 본선에서는 세계적 강호들과 맞붙었다. 또한 K리그에서는 중국, 일본 등 여러 아시아 리그 팀들에 K리그의 위용을 보여줬다. 그런 김신욱이 중국 리그로 이적한다는 것은 축구 팬들에게 너무 아쉬운 일이다.

생애 첫 득점왕 기록한 2011 시즌, 그리고...

현재 대한민국 최고의 공격수 중 하나로 평가받는 김신욱은 고등학교와 대학 시절, 주로 수비형 미드필더에서 활약했고, 2009년 프로 입단 당시 센터백 자원으로 분류됐던 선수였다. 그러나 김신욱의 공격적 재능을 알아본 김호곤 감독은 그의 포지션을 스트라이커로 변경시키며, 새로운 축구 인생을 시작하게 했다. 전북과의 '현대가 더비'에서 리그에 데뷔했고, 이후 5라운드 대전과의 경기에서 데뷔골을 신고했다. 처음에는 어색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공격수로 포지션 변경한 첫 시즌이자 데뷔 시즌, 7득점 1도움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2010 시즌에도 리그 7득점 3도움이라는 기록을 세운 김신욱은 국가대표에도 승선하며, 점차 자신의 커리어를 쌓아갔다. 그리고 2011 시즌, 러시앤캐시컵(리그컵)에서 8경기 11득점을 터뜨리며 팀의 컵 우승과 득점왕을 차지했다. 리그에서는 35경기 8득점 3도움을 올리며, 한 시즌 19득점을 기록했다. 당시의 활약을 지켜본 거스 히딩크 감독은 러시아 안지에서 러브콜을 보내며 김신욱을 영입하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자신의 스승인 김호곤 감독의 신뢰에 보답하고자, 김신욱은 팀에 잔류하기로 결심했다.

ACL 우승-'철퇴 축구' 이끈 선봉장, 계속된 활약과 진화

울산에 남은 김신욱은 2012 시즌 아시아 특급 공격수로 떠올랐다. 특히 리그뿐만 아니라, ACL에서 김신욱이 보여준 퍼포먼스는 압도적이었다. 이근호, 하피냐, 김승용과 함께 울산의 공격라인을 이끌었다. 울산의 철퇴 축구에서 김신욱은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울산의 모든 공격은 지공, 역습 상황을 가리지 않고 김신욱을 거쳐갔다. 높은 타점을 이용한 득점까지 터뜨리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결국 리그 35경기 13득점 2도움, ACL 11경기 5득점을 터뜨리며 팀의 ACL 우승을 이끌었다.

2013 시즌에도 김신욱의 활약은 이어졌지만, 아쉽게도 당시 타이틀과는 거리가 멀었다. 리그 36경기 19득점 6도움을 기록했지만 자신이 출전하지 못한 마지막 경기에서 포항에 패하며 리그 우승에 실패했다. 득점 경쟁도 19득점으로 데얀과 동률을 이뤘지만, 경기 출장 수에서 밀리며 득점 2위에 머물렀다.
 
 2019년 4월 24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9 AFC 챔피언스리그 G조 조별예선 4차전 전북 현대와 우라와 레즈의 경기. 전북 김신욱 선수가 득점 후 세리머니하고 있다.

2019년 4월 24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9 AFC 챔피언스리그 G조 조별예선 4차전 전북 현대와 우라와 레즈의 경기. 전북 김신욱 선수가 득점 후 세리머니하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러한 활약에도 불구하고, 국가대표팀에서 홍명보 감독은 김신욱을 계속해서 외면했다. 김신욱이 전방에 있으면, 선수들이 무의식적으로 공을 띄우고, 발밑이 좋지 않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이에 따라 김신욱은 자신의 스타일에 회의감을 느꼈고, 김호곤 감독과 함께 특별훈련까지 자처하며 홍명보 감독에 맞는 공격수로 진화했다. 결국 김신욱은 월드컵 엔트리 승선에 성공했고, 1차전과 2차전에서는 선발로 뛰지 못했지만, 3차전 벨기에전에서 선발로 출전하며 좋은 활약을 펼쳤다.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첫 득점왕

2014, 2015 시즌 또한 김신욱에게는 잊지 못할 시즌이었다. 와일드카드로 발탁되어 참여하게 된 2014 인천 아시안 게임에서는 조별리그 2차전, 사우디와의 경기에서 부상당해 더 이상 대회 일정을 소화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북한과의 결승전 교체로 출전하며 상대의 수비진에 큰 혼란을 야기했다.

특히 부상으로 인해 많은 활동량을 가져갈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절뚝거리는 다리로 계속해서 공중볼을 따준 것은 국민들에 큰 감동을 선사했다. 결국 이러한 활약 속에 김신욱은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러나 정강이 골절이 발견되어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고, 리그 20경기 9득점 2도움을 기록한 채 시즌을 마감했다.

이어진 2015 시즌에는 조민국 감독이 사퇴하고 윤정환 감독과 함께 시즌을 시작했다. 초반에는 부상 여파로 인해 양동현에게 밀리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점차 주전으로 올라섰다. 특히 스플릿 라운드에 들어선 이후에는 최고의 활약을 보여줬고, 리그 38경기 18득점 4도움을 기록하며 비록 하위 스플릿이긴 했지만 첫 득점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김신욱의 전북 이적과 2번째 ACL 우승, 리그 첫 우승과 러시아 월드컵

2016 시즌에는 국내 축구팬들이 놀랄 만한 사건이 일어났다. 유럽으로의 이적이 아니면, 팀을 떠날 것 같지 않았던 김신욱이 전북으로 이적한 일이었다. 초기, 울산 팬들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지만 점차 이적은 기정사실이 됐고, 결국 울산 통산 리그 215경기 81득점 21도움이라는 기록을 끝으로 김신욱은 전북으로 떠났다.

김신욱은 입단 초기 개막전부터 FC 서울을 상대로 데뷔골을 터뜨리며 전북 팬들의 기대감을 갖게 했다. 그러나 많은 이의 기대와 달리 많은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또한 전북의 많은 공격수 자원으로 인해, 이동국, 에두와의 주전 경쟁은 불가피했고, 이에 따라 선발 출전 횟수도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신욱은 출전할 때마다 준수한 활약을 펼쳐줬고, 팀의 ACL 우승에 일조했다. 다만 공격포인트적인 면에서는 리그 33경기 7득점 2도움을 기록하며 다소 부진한 시즌을 보냈다.

울산에서도 전북에서도, 김신욱에게 유독 리그 타이틀은 멀어만 보였다. 울산 시절 7시즌을 활약했음에도 불구하고, 준우승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전북 이적 첫 시즌에도 승점이 삭감되며 준우승에 그쳤다. 그러나 2017 시즌, 2018 시즌은 이러한 우려를 날려버린 시즌이었다. 2017, 2018 시즌 김신욱은 에두, 이동국, 아드리아노로 이어지는 치열한 주전 경쟁 속에서 2017 시즌 리그 35경기 10득점 1도움, 2018 시즌 리그 33경기 11득점 3도움, ACL 10경기 6득점 5도움을 기록하며 두 시즌 모두 전북이 리그 우승하는 데 크게 일조했다.
 
공 다투는 김신욱 18일(현지시간) 러시아 니즈니 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1차전 대한민국과 스웨덴의 경기. 김신욱이 세바스티안 라르손과 공을 다투고 있다. 2018.6.18

▲ 공 다투는 김신욱 18일(현지시간) 러시아 니즈니 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1차전 대한민국과 스웨덴의 경기. 김신욱이 세바스티안 라르손과 공을 다투고 있다. 2018.6.18 ⓒ 연합뉴스

 
이러한 활약은 국가대표팀에서도 빛났다. 특히 신태용 감독이 부임한 이후 치러진 공식 첫 대회인 동아시안컵에서는 3득점을 올리며 팀의 2회 연속 우승에 일조했고, 터키 전지훈련에서도 4득점을 기록하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국가대표 4경기 연속 득점이라는 물오른 활약을 펼친 김신욱은 결국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승선했고, 스웨덴전 선발 출전했다.

첫 해외 이적, 스승을 찾아간 김신욱

꾸준히 중국 리그와의 이적설이 돌았던 김신욱이었지만 구체적인 협상까지 이어지지는 못했고 선수 본인이 중국리그로 가는 것을 꺼려 했었다. 그러나 스승이었던 최강희 감독의 오퍼를 받았고 결국 올 시즌 이적을 선택했다. 원래 김신욱의 이적은 최강희의 톈진행이 확정된 시점부터 계속 오갔던 이야기였다. 그러나 최강희 감독은 중국에서 일종의 '취업 사기'를 당했고, 이로 인해 김신욱의 이적도 무산됐다.

다롄 시절에도 최강희 감독은 김신욱을 영입하려 했지만, 최강희 감독은 사실상 결질되고 구단에서는 베니테즈 감독을 선임했다. 이에 김신욱의 중국행은 또다시 무산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최강희 감독은 다롄을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상하이 선화의 지휘봉을 잡게 됐고, 결국 김신욱을 영입하기에 이르렀다.
 
김신욱의 세리머니 6일 오후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 텐진 취안젠(중국)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경기. 전북 김신욱(왼쪽)이 득점을 올리고 기뻐하고 있다. 2018.3.6

▲ 김신욱의 세리머니 6일 오후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 텐진 취안젠(중국)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경기. 전북 김신욱(왼쪽)이 득점을 올리고 기뻐하고 있다. 2018.3.6 ⓒ 연합뉴스

 
올 시즌 김신욱은 리그 17경기 9득점 3도움, ACL 7경기 4득점을 기록하며 과거 전성기 기량에 가까운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상황이었다. 또한 모라이스 감독이 부임한 첫 시즌, 모라이스 감독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며, 전북의 공격을 이끈 선수였기 때문에, 김신욱을 보내는 것은 전북 팬들에게 있어서 더욱 아쉽다.

그간 언제나 유럽 이적을 꿈꿨던 김신욱이었기에, 이제 현실적인 목표를 찾아 중국으로 이적하는 김신욱의 도전은 더욱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김신욱은 비록 자신이 꿈꿨던 유럽이 아닌 중국에서 첫 해외 생활을 하게 됐다. 하지만 K리그를 대표하는 공격수로, 대표팀의 월드컵 진출에 헌신한 공격수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펼친 김신욱이 중국리그에서도 계속해서 활약을 이어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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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전문 언론인을 꿈꾸는 시민 기자 김민재입니다. 부족한 기사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마음껏 피드백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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