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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에 참여한 김석환 홍성군수
 행사에 참여한 김석환 홍성군수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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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군에서 주최한 행사에서 '친일 예술가' 반야월이 작사한 노래 '울고넘는 박달재'가 울려 퍼져 논란이 일고 있다. 친일 작사가의 노래를 부른 당사자가 다름아닌 홍성군수라는 점이 논란을 더욱 부채질 하고 있다.

제보자들에 따르면 김석환 홍성군수는 지난 달 29일 충남 홍성의 홍주문화회관에서 열린 홍성군립관현악단 정기연주회에서 '울고 넘는 박달재'를 열창했다. 해당 노래는 친일 작사가로 알려진 반야월(본명 박창오)이 가사를 쓴 곡이다.

제보자 A씨는 "군에서 주최한 행사에서 그것도 군수가 친일 작사가의 노래를 부른 것 자체가 문제"라며 "군청직원이나 관계자들은 그 누구도 '울고 넘는 박달재'가 친일 작사가가 만든 곡인지를 확인하지 않았다. 별다른 문제제기 조차 없었던 점도 아쉽다"라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올해는 3.1운동 100주년이다. 그에 따라 친일 잔재를 청산하는 작업도 한창이다. 충남교육청은 지난 3월 일선 학교에서 일본의 교장의 사진을 철거하는 조치를 내렸다. 또 일선학교에서는 친일 잔재가 남아 있는 교가와 교칙을 바꾸려는 시도도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를 대표하는 군수가 친일 작곡가의 노래를 '공석'에서 불렀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도 구설수에 오를 수밖에 없다. 게다가 '울고 넘는 박달재'는 반야월의 친일 논란을 계기로 박달재가 있는 충북 제천시에서 조차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지 오래다.

최종진 민족문제연구소 홍성지회장은 "박달재가 있는 충북 제천 시장은 지난 3월 박달재 노래비를 철거하도록 공론화 하겠다고 발언했다"며 "행사를 준비한 주최 측과 노래를 부른 홍성군수는 홍성에 있는 독립 유공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선 안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반야월은 일제 군국가요 작사에 참여한 전력이 있다. 반야월은 일본 군국가요인 '일억 총진군'을 작사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지난 2008년 민족문제연구소와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회는 반야월을 친일인명사전에 올렸다.

반야월이 친일 인명사전에 오른지 2년 뒤인 지난 2010년, 반야월은 이주영 한나라당 의원이 주최한 기자 간담회에서 자신의 친일 행적을 인정하고 대국민 사과까지 했다.

그러나 홍성군청은 반야월의 친일 행적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홍성군청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울고 넘는 박달재'는 김석환 군수의 애창곡으로 알고 있다"며 "작사가의 친일 행적에 대해서는 미처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석환 홍성 군수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김 군수는 기자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통해 "작사가는 생각하지 않았다. 주최 측에서 그 곡을 부르면 어떻겠냐고 해서 불렀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당시 행사의 주최는 홍성군으로 되어 있다.

태그:#김석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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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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